죽을 때 제 이름을 꼭 한번 부르고 죽는 나무는?
딱나무요.
닥나무를 강하게 발음하 면 딱나무로 소리 난다. 또 손으로 닥나무를 꺾으면 ‘딱!’ 소리를 크게 낸다. 그래서 죽을 때 제 이름을 꼭 한번 부르고 죽는 나무는 닥나무라는 수수께끼가 생겨났다.
'한지의 고장' 전라북도 전주시가 한지 원료를 확보하기 위해 대규모 닥나무 재배단지를 조성한다. 전주시 상림동 일대의 시유지 1만4천340㎡에 닥나무 재배단지에 10만 그루를 심어 가꿀 계획이다. 전주시는 닥나무를 심어 3년 뒤부터 연간 60t을 생산해 한지 제조업체에 싼값에 공급할 계획이다. 닥나무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 것에 대비하여 남고산성 일대를 대규모 닥나무 재배단지를 추가로 조성하는 방안도 고려한다.
우리나라는 한지의 원료인 닥나무를 중국이나 동남아에서 수입한다. 그 물량이 무려 85%에 이르러 전통 한지의 품격을 살리기 어렵다고 한다. 전주시는 우리나라 닥나무로 우리 종이를 만들어 전주 한지의 명성을 높일 계획이다.
닥나무는 뽕나무과(Moraceae)에 속하는 낙엽 관목이다. 키는 3m 정도 자란다. 잎은 어긋나고 흔히 2~3갈래로 나누어진다. 잎 가장자리에는 작은 톱니가 있고, 잎 양쪽에 가느다란 가시가 달린다.
꽃은 잎이 나올 때 암꽃과 수꽃이 한 나무에 따로따로 무리 지어 핀다. 수꽃은 새로 나온 가지의 잎겨드랑이 아래쪽에 피며 암꽃은 잎겨드랑이 위쪽에서 핀다.
열매는 6월에 선홍색으로 익는다. 열매의 겉에는 아주 작은 털이 달려 있다.
닥나무의 열매를 저실(楮實)이라 하는데 한방에서는 이것을 양기부족이나 멍과 유사한 수종(水腫)의 치료에 쓴다. 뿌리를 잘게 썰어 식사 전에 달여 먹으면 소갈(消渴,당뇨)을 치료할 수 있다고 한다.
닥나무 껍질 속의 섬유를 뽑아내 창호지를 만든다. 이 창호지를 얻기 위해 닥나무를 심고 가꾼다, 고려 말기와 조선 초기에 닥나무 껍질로 만든 종이로 돈이 유통되었다. 이 지폐를 저화(楮貨)라고 불렀다. 닥나무는 우리나라 전 지역에 분포하며, 양지바른 산기슭이나 밭둑에서 잘 자란다.
추석이 가까워 오면 고향 마을에서는 방문을 새로 발랐다. 물을 적셔 묵은 창호지를 뜯어내고 새 창호지를 발랐다. 부지런한 아버지는 국화잎과 단풍잎을 창호지 사이에 끼워 넣어 멋을 냈다. 새벽녘에 눈을 뜨면 아름다운 무늬가 제일 먼저 눈에 들어왔다.
우리나라가 한지를 언제부터 만들어 썼는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고구려 때의 화가 담징이 일본에 종이 만드는 기술을 전수했다고 하니 삼국시대 이전부터 종이를 만들어 썼을 것이다.
경주 불국사 석가탑에서 발견된 무구정광대다라니경은 한지에 찍은 목판 인쇄물이다. 이 다라니경은 대략 1200년 전의 것이다. 돌탑 속의 금속 상자에서 1천년을 견디다니 신비롭다. 일반종이가 100년을 견디지 못하는 것에 비하면 한지의 생명력은 그야말로 하늘이 내린 선물이다.
한지는 크게 창호지와 화선지로 나눈다. 붓글씨를 쓰는데 쓰는 고운 한지는 화선지, 방문을 바르는데 쓰는 질긴 한지는 창호지이다.
창호지는 유리와 다른 특성을 가진다. 유리는 투명하지만 창호지는 반투명하다. 유리는 내부를 고스란히 드러내는데 한지는 그림자로 내부를 드러낸다. 유리는 통풍을 완벽히 차단하지만 창호지는 통풍을 허용한다.
닥나무로 종이를 만드는 방법은 나무줄기를 잘라 솥에 넣고 오래 삶는다. 껍질이 흐물거릴 때까지 푹 삶은 다음 껍질을 벗겨 햇볕에 말린다. 이를 다시 물에 불리고 발로 밟아 하얀 내피를 가려낸다. 이를 다시 양잿물을 섞어 담가 두었다가 물기를 짜낸다. 이렇게 뭉친 종이 덩어리를 닥풀 뿌리를 으깬 끈적끈적한 물에 넣어 잘 섞는다. 그다음에는 발을 걸어 떠서 말려서 종이를 만든다.
닥나무의 번식은 대개 포기 나누기를 한다. 어미 나무의 뿌리에 많이 생겨나는 맹아를 떼어 심는다. 종자를 채취하여 바로 뿌리거나 노천 매장하였다가 이듬해 봄에 뿌리기도 한다. 닥나무는 비옥하고 햇볕이 드는 토양에서 잘 자란다.
한방에서는 닥나무의 붉은 열매를 채취하여 약제로 쓴다. 햇볕에 말렸다가 물에 넣어 달이거나 가루로 만든다. 자양 강장작용이 있어 신체 허약증, 정력 감퇴, 불면증, 시력 감퇴 등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닥나무에 핀 꽃이나 열매를 볼 기회가 드물다. 닥냐무를 기르지만 매년 닥나무를 베어 쓰기 때문이다. 그런 까닭으로 꽃과 열매를 맺은 닥나무 고목을 보기 어렵다. 어쩌다가 꽃이 피거나 열매가 달린 야생의 닥나무를 만나면 그래서 더욱 반갑다.
닥나무의 특색 있는 암꽃과 수꽃을 보는 것도 좋고 한 여름에 선홍색으로 익는 열매를 감상하는 것도 좋다. 한지의 원료뿐만 아니라 정원수로 개발하면 더욱 좋은 관상수가 될 것이다.
첫댓글 닥나무 열매를 첨 봅니다.
꼭 오디처럼 생겼네요.
열매가 오디처럼 생겼으니 뽕나무과로 분류되는 모양입니다.
楮實甘味治陰萎 壯筋明目補虛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