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학한림원 정책발표회금융위기 이후 우리나라가 국제적인 산업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정부 R&D 프로그램의 대대적인 쇄신, 국가 과학기술 컨트롤타워 강화 등 국가 연구개발 부문의 개혁이 우선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국가과학기술위원회의 위상을 상설기관으로 강화해 대통령 과기특보를 상설 부위원장으로 임명하고 R&D 배분기능을 강화하는 동시에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과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을 통합해 국과위 사무국을 개편하는 등 과기 컨트롤타워 개편의 구체적인 방향이 제시됐다.
한국공학한림원은 2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한국의 기술혁신 전략과 과제'를 주제로 정책발표회를 갖고, 금융위기 이후 국내 산업이 강한 성장에너지를 갖기 위해서는 산업과 정부의 혁신이 동반돼야 하며 특히 정부의 정책 패러다임 변화가 필수라고 촉구했다.
공학한림원은 금융위기 이후의 미래산업전략을 제시하기 위해 올 초부터 미래공학기술전략위원회를 구성하고 이 행사에서 기술혁신 전략과 과제를 제시했다. 이 위원회는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LG생명과학 등 국내 주요 기업 임원들이 참여, 민간의 요구가 대거 담겼다는 점에서 발표내용이 주목된다.
발표자로 나선 최영락 고려대 교수는 정부의 과제로, 정부출연연구기관의 정년을 폐지해 대학, 기업체의 우수 연구인력이 유입되도록 하고, 정부출연연을 국가적인 대형연구과제 수행 위주로 재정비, 국가과제 수행을 위한 산학연 구심체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 국가 과학기술 컨트롤타워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대통령 과기특보를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상설 부위원장으로 임명하고, 국과위 사무국을 기존 과기혁신본부 시절과 같이 100명 수준으로 확대해 상설화 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와 함께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과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을 통합해 국과위 사무국 산하로 편입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이와 함께 기업이 단독으로 하기 어려운 20나노 이하 반도체 공정 등 핵심 원천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국가 주도의 대형 클러스터형 R&D 프로그램을 발굴해 추진하고 금형, 주조, 단조 등 부품소재 R&D 투자를 대폭 확대할 것을 주문했다. 또 대학평가시 정부연구보다 산학연구에 인센티브를 부여, 대학 R&D 포트폴리오가 정부(5), 기업(4), 국제(1)의 비중으로 재편되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밝혔다. 우수 인력의 이공계 진학을 유도하고 창의적인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글로벌 수준의 공대 10곳을 육성하고, 각종 신기술과 대형기술을 검증하기 위한 테스트베드 구축에 적극 나설 것을 제안했다.
공학한림원은 또한 기업들의 혁신전략으로 기존에 없던 새로운 사업영역을 개척하는 것보다 자동차, 반도체, 모바일, 조선, 철강 등 기존 주력제품을 고급화, 고부가가치화 하는 동시에 IT, BT, ET, NT 등 첨단기술과 융합해 가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안경애기자 naturean@
◆사진설명: 윤종용 한국공학한림원 회장이 2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정책발표회에서 국내 기업과 정부의 기술혁신 방향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