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결국 한우 몇점과 소맥... 그리고 발렌타인 LIMITED가 뱃속에 채워지고...
|
다음날 아침...직장 동료들은 저마다 집으로... 스키장으로 뿔뿔히 흩어지고
난 인근 평창군 용평면 노동리에 있는 계방산 오토캠핑장으로 나섰다.
이승복생가가 있는곳이라 산속 깊숙히 자리잡고 있다기에 더 없이 좋은 자연과
만날 수 있을것 같다.
캠핑장 관리동 본관에서 관리인에게 2만원을 내고 전기를 쓸 수있는 제1야영장에 텐트를
치기로 하고 주변을 둘러 보았다.
바람소리가 청각적으로 추위를 더했고 침엽수 나무들 또한 더 없이 추워보였지만 공기만은 상쾌...유쾌...통쾌했다.ㅋㅋㅋ
제1야영장엔 몽골텐트 5동이 자리를 잡고 있다.
먼저 이곳에 도착한 분들이 2동을 쓰고 있었는데 관리인에게 물어보니
한동에 5만원이라한다.
첫 솔캠인데 바람이 심하게 불어서 어쩜 저 몽골텐트를 빌려야 하는 경우가
생길지도 모른다는 불길한 예감이 들기도 했다.
제1야영장엔 나무 테이블,계수대도 설치되어 있다.
평창하면 여러가지 유명한게 많지만 송어회 또한 유명하다.
역시 우리민족은 '배달의 민족'...! 이 깊숙한 곳까지 짜장면도 아닌 송어회씩이나
배달이 되다니....놀라울뿐...!!!
관리소를 지나면 매점을 만나게 되는데 문이 잠겨있다. 하지만...
친절하게도 1분이면 온다하니... 서비스정신이 투절한 계방산 오토캠핑장.
제1야영장 첫번째 사이트...카라반 사이트 같기도 하고...눈 때문에 실감이 나질 않는다.
그 맞은편 아래... 노동계곡 바로 옆에 위치한 데크... 나무와 물이 흐르는 계절
여름철에 적당한 사이트인것 같다.
관리인이 전기를 쓴다하니 L-08사이트를 추천해 주었는데 데크가 아니어서 산쪽에 위치한 데크에
자리를 잡았다.
쌓인눈 10센티 정도...차에 있던 먼지털이개로 슥싹슥싹 몇번하니 저렇게...
11시 반부터 시작했는데 한시간 가까이 걸렸다.
계곡에 위치한 탓에 2~3분꼴로 심한 바람이 불어서 고생했다. 데크용 나사를 준비
못해 언땅에 팩 박는게 여간 힘든게 아니었고 텐트각을 잡으려 아무리 노력해도
강원도 산골 겨울바람을 당해 내기는 어려웠다.
결국 텐트각 포기... 날아가지만 않게 여기저기 스트링 설치...
요렇게 텐트안을 정리하고 온도체크를 해본다.
헉...텐트 밖 온도...영하 21도.
실내온도 4.3도...
난로주변은 12.7도...
이정도면 뭐... 아늑하기 그지없다.
옷을 껴입은터라 텐트안에선 땀이 난다.
산에 널려진 땔감을 주워 불을 지피고...
하얀 눈을 녹여 커피도 끓여본다.
캬~~~아...
세상에 부러울게 없는 순간이다.
강원도 겨울산 시원한 공기에...주변은 온통 눈밭...조용한 이곳에서의
커피한잔...이 맛에 고생도 사서 한다.ㅎㅎㅎ
남들처럼...그림자 사진도 한번 담아봤다.
심심함이 서서히 몰려오니 이런짓도 다 해본다.
어두워지기전에 2야영장쪽에 있다는 이승복생가로 향한다.
2야영장 화장실. 지금같은 한겨울은 페쇄...1야영장쪽 관리소건물에 있는 화장실은 항시 오픈.
국민학교 때 와보고 어언 30년만에 와보는 이승복 어린이 생가.
그 후 난 머리가 크고 이승복에 대한 얘기가 꾸며진 얘기라는 애기도
있고 해서...별반 와닿지 않았던 곳이지만...
곳곳을 둘러보니 "공산당이 싫어요"라고 외치던 이승복 어린이... 도덕교과서에 나왔던 그림이 떠오른다.
박정희,전두환 군사정권 시절 워낙 엄청난 일들이 벌어졌으니 이승복의 존재에 대한 의심은 여전하지만...
잠시나마 느꼈던 건 ...
모든 사람들이 행복하게 평하롭게 살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해가 지기 시작하는데...계방산에 오르는 분들도 있다.
눈도 올것 같은데...뭐지?
눈발이 다시 날린다.
아까 산에 올랐던 사람들은...다시 철수하여 되돌아 온다.
뜨거운 둥글레차를 마시며 브르스윌리스의 "레드"도 한편 때리고...
저녁을 맞이할 준비...장비 점검.
바로 비빔밥 요놈 참 괜찮다는 생각... 솔캠에서 식사는 최대한 간단하게 해야 짐에 대한 부담도 없고...
또 밤에 술도 한잔 해야 하니 최대한 간단하게...
이윽고 어둠이 찾아온 캠핑장은 바람소리만 들릴 뿐이고...
돼지고기를 넣은 김치찌게와 소주 한병으로 솔캠 첫날밤은 지나갔다.
영화도 보고 뉴스도 보다보니 11시가 다되어 잠을 청했는데...
밤새 눈보라를 동반한 어마어마한 강풍탓에 텐트 날아갈까봐 텐트폴대 붙잡기를 여러번...
3시쯤인가 맥주 두캔으로 용기내어 모든걸 포기 "설마 날아가겠어?"하고는 그냥 자본다.
.
.
.
.
아침6시...
전기요와 다운침낭을 뒤집어 쓰고 땀 뻘뻘 흘리며 정말 잘 잤다.
일어나보니 침낭밖은 엄청 추웠고 예상한데로 텐트 결로가 심각했다.
이래서 사람들이 좋은 텐트를 쓰는가보다.(철수중 텐트 터는데 얼음이 한가득 쏟아졌다는...ㅠㅠ)
아침일찍 계방산을 올라야 해서 서둘러 식사를 하고 철수도 해야하는데...
몸이 영~~~아니 올시다...
동쪽 하늘로 오늘의 태양은 떠오르고...
밤새 하얗게 눈덮힌 계방산자락...
캬~~.어서 서들러 올라야 겠다.
그레고리 Z45 에 커피,리엑터,여벌옷,초코바,물1리터를 챙기니 무게는 부담스럽지 않다.
허나 이런... 카메라 밧데리가 방전되어서 등반 중간에 사진도 찍지 못하고...결국 베낭 속에 넣어서 내려왔다.
첫 한겨울 솔캠과 등산...
조금은 외로웠지만 나름 자유롭고 즐거웠던 시간...
머릿속에 오래토록 남을것 같다.
첫댓글 오..죽여줍니다...~!!
혼자만의 좋은시간 잘 보내셨군요.^^*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셨군요.제가 세상에서 제일 부러워하는 스타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