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례 드믄 가곡해설음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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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회 해가음 출연진이 이안삼 작곡가의 지휘로 참석자들과 함게 <봄이 오면>을 부르고 있다. (3.18), 좌로부터 해설자 이정식, 소프라노 이지연, 작곡가 이안삼, 소프라노 정혜숙, 홍은지, 테너 김현욱. |
2016년 3월부터 11월까지 홀수 달에 5회에 걸쳐 시리즈로 진행된 ‘해설이 있는 가곡음악회’(약칭 해가음)는 전례가 드믄 가곡해설음악회였다. 총 50여곡에 대한 깊이 있는 해설과 연주가 진행되었으며 참여 성악가도 연인원 30명에 육박했다.
가곡의 효시라고 할 수 있는 <봉선화>에서 <가고파> <그리운 금강산> 등 유명가곡은 물론 신작 가곡까지 고루 다뤄졌다. 생존해 계신 작곡가들은 본인의 노래가 연주될 때는 대부분 참석하였다. 이수인 작곡가는 건강상의 문제로 부인 김복임 여사가 연주회장을 찾았다.
5회 때는 해가음의 음악감독으로서 언제나 와 계시는 이안삼 작곡가는 물론 임긍수, 김효근, 박경규 작곡가가 참석했다. <그리운 금강산>의 작곡자인 고령의 최영섭 선생(1929년 생)은 하루전까지도 참석 의사를 확인했으나 당일 오후 컨디션이 나빠져 참석치 못하게 되었다고 인편에 알려왔다.
가곡으로 역사를 공부하다
제1회 해가음 때 출연진 세 사람이 각각 부른 <고향> <망향> <그리워>는 같은 곡에 가사만 다른 노래다. 정지용 시, 채동선 곡의 <고향>이 원곡인데 작사자인 정지용 시인이 1950년 6.25 직후 월북한 것으로 잘못 알려져 당시 상황에서 월북자의 가사는 쓸 수 없었으므로 박화목 시인이 이 곡에 <망향>이란 제목으로 새로운 가사를 붙여 널리 불렸다. 그 후 이은상 시인이 <그리워>라는 제목의 또다른 가사를 붙여 같은 곡에 세 개의 가사가 붙은 노래가 되었다. 우리의 슬픈 근대사의 산물이라고 아니할 수 없다.
일제 때 지어진 정지용 시 <고향>의 내용은 어두웠던 시대 상황 탓에 다소 침울한데 반해 박화목 시인이 붙인 가사는 로맨틱하여 가사가 주는 느낌이 사뭇 다르다. 같은 곡조라도 가사에 따라 노래의 분위기가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잘 알 수 있는 사례이기도 하다. 직접 불러보면 더 잘 느낄 수 있다.
제3회 해가음 때는 장장 10분에 달하는 <가고파> 전편과 후편이 자세한 해설과 함께 연주되었다. 전편과 후편은 작곡가 김동진에 의해 40년의 시차를 두고 완성된 것이다. 가곡 애호가 중에서는 <가고파> 전편 보다도 후편이 더 절절하게 마음에 와 닿는다고 말하는 이들도 많다.
<봉선화>가 ‘조선의 독립을 원하다’고 해석될 수 있는 3절의 가사(“북풍한설 찬바람에 네 형체가 없어져도 / 평화로운 꿈을 꾸는 너의 혼이 예있나니 / 화창스런 봄바람에 환생키를 바라노라”)로 인해 일제에 의해 금지곡이 된 사연 역시 식민지하에서 참담했던 우리의 지난 역사를 되돌아 보게 하였다. 이와 관련된 내용은 이 책 부록의 ‘홍난파가 윤치호에게 쓴 협박편지’에도 기술되어 있다.
해가음을 통해 많은 사진 자료들이 공개되었으며, 1950년대에 가수 권혜경이 영화 주제가로 부른 가요풍의 <동심초>라든지, 가수 박재란이 부른 가요 <산 넘어 남촌에는> (가곡 <남촌>과 원시(源詩)가 같다)과 가곡 <남촌>을 비교해 듣는 시간도 가졌다.
제주, 대구, 벌교, 대전, 청주, 원주 등 원근을 가리지 않고 가곡애호가들이 참석했다. 5회를 한번도 빠지지 않고 참석한 애호가도 여러 분 되었다. 이분들께는 5회를 마무리 지으면서 ‘이정식 가곡에세이 <사랑의 시, 이별의 노래>’를 개근상으로 선물하는 이벤트도 가졌다.
매회 프로그램과 더불어 가사와 해설이 들어있는 간략한 해설자료를 만들었다. 5회 때는 자료의 분량이 많아 50여 페이지에 달하는 책자로 만들어 참석자들에게 배포하기도 했다. 필요한 최소한의 경비를 위해 관람료는 매회 1만원으로 정했는데 오신 분들이 대체로 흔쾌히 호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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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가음 사회자 김정주 아리수사랑 가곡카페 대표(5.20) |
출연진과 진행자 등 운영진은 사실상 재능기부형태로 참여했다. 1회부터 5회까지 반주를 혼자 감당해 낸 작곡가 겸 피아니스트 장동인씨와 열성적으로 동영상과 스틸 사진을 함께 찍어주시고 유튜브에 올려주기까지 하신 김문기 사진작가의 노고를 기록하지 않을 수 없다. 음악회 사회는 아리수사랑 가곡카페 김정주 대표가, 해설은 서울문화사 이정식 사장이 맡았다. 아리수사랑, 이안삼 가곡카페 관계자들도 매회 변함없이 안내와 자료 배포 등을 위해 봉사해 주었다. 5회에 걸쳐 진행된 ‘해가음’의 해설 및 연주 프로그램, 참여 성악가는 다음과 같다.
해설이 있는 가곡음악회
- 해설 및 연주 프로그램 -
[제1회] 2016. 3. 18
해설 및 연주 곡목: 그리워(이은상/채동선)-소프라노 홍은지, 망향(박화목/채동선)-바리톤 이정식, 고향(정지용/채동선)-소프라노 정혜숙, 향수(정지용/김희갑)-소프라노 홍은지·테너 김현욱, 이별의 노래(박목월/김성태)-소프라노 이지연, 떠나가는 배(양중해/변훈)-바리톤 이정식, 남촌(김동환/김규환)-소프라노 이지연, 아무도 모르라고(김동환/임원식)-테너 김현욱, 우리의 사랑(서영순/이안삼)-소프라노 정혜숙·테너 김현욱, 봄이 오면(김동환/김동진)-다함께, 봄처녀(이은상/홍난파)-다함께
[제2회] 2016. 5. 20
해설 및 연주 곡목: 진달래꽃(김소월/김동진)-이미경, 못잊어(김소월/하대응)-이지연, 엄마야 누나야(김소월/이영조)-소프라노 이지연, 선구자(윤해영/조두남)-바리톤 이정식, 그리움(고진숙/조두남)-소프라노 이미경, 산촌(이광석/조두남)-테너 이재욱, 기다리는 마음(김민부/장일남)-바리톤 송기창, 첫사랑(김효근/김효근)-바리톤 송기창, 사랑이여 어디든 가서(문효치/이안삼)-테너 이재욱, 고향의 봄(이원수/홍난파)-다함께, 오빠생각 (최순애/박태준)-다함께
[제3회] 2016. 7. 15
해설 및 연주 곡목: 동심초(설도 한시, 김억 번역, 김성태 작곡)-소프라노 허미경, 꿈(황진이 한시, 김억 번역, 김성태 작곡)-소프라노 허미경, 가고파 전편(이은상/김동진)-소프라노 고진영, 가고파 후편(이은상/김동진)-바리톤 이정식, 바위고개(이서향/이흥렬)-테너 김남두, 꽃구름 속에(박두진/이흥렬)-소프라노 김은정, 코스모스를 노래함(이기순/이흥렬)- 소프라노 김은정, 어머니의 마음(양주동/이흥렬)-소프라노 김순영, 금빛 날개(전경애/이안삼)-소프라노 김순영, 어느날 내게 사랑이(다빈/이안삼)-소프라노 고진영, 목련화(조영식/김동진)-테너 김남두. 바위고개(이서향/이흥렬)-다함께
[제4회] 2016. 9. 23
동무생각(이은상/박태준)-바리톤 최강지, 사랑(이은상/홍난파)-소프라노 이현정, 사공의 노래(함호영/홍난파)-바리톤 최강지, 고향생각(현제명/현제명)-테너 이동현, 희망의 나라로(현제명/현제명)-테너 이동현, 보리밭(박화목/윤용하)-소프라노 이윤숙, 비목(한명희/장일남)-소프라노 이현정, 고향의 노래(김재호/이수인)-소프라노 이윤숙, 내 맘의 강물(이수인/이수인)-소프라노 정선화, 석굴암(최재호/이수인)-바리톤 이정식, 가을의 기도(조재선/이안삼)-소프라노 정선화, 별(이병기/이수인)-다함께, 그 집 앞(이은상/현제명)-다함께
[제5회] 2016. 11. 25
봉선화(김형준/홍난파)-소프라노 신승아, 그리운 금강산(한상억/최영섭)-바리톤 이정식, 가려나(김억/나운영)-소프라노 신승아, 달밤(김태오/나운영)-메조 소프라노 양송미, 명태(양명문/변훈)-바리톤 이정식, 강 건너 봄이 오듯(송길자/임긍수)-소프라노 김성혜, 나팔꽃(고옥주/임긍수)-소프라노 김성혜, 대관령(신봉승/박경규)-바리톤 송기창, 눈(김효근/김효근)-메조 소프라노 양송미, 내 영혼 바람되어(아메리칸 인디언 구전시/김효근 번역·작곡)-바리톤 송기창, 내 마음 그 깊은 곳에(김명희/이안삼)-테너 이재욱, 사랑이여 어디든 가서(문효치/이?횔?-테너 이재욱, 우리의 소원(안석주/안병원)-다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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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5회 해가음을 마치고 출연진, 작곡가들과 운영진이 기념촬영. 앞줄 좌로부터 사회자 김정주, 해설자 이정식, 이안삼, 임긍수, 박경규, 김효근 작곡가, 작곡가 겸 피아니스트 장동인.뒷줄 왼쪽부터 메조 소프라노 양송미, 소프라노 김성혜, 소프라노 신승아, 테너 이재욱, 바리톤 송기창. |
[운영진 및 기타 사항]
음악감독 : 이안삼 작곡가
기획·진행 : 김정주 아리수사랑 가곡카페 대표, 신동근 동인음악 사장
해설 : ‘이정식 가곡에세이 <사랑의 시, 이별의 노래>’ 저자
피아노: 장동인, 영상기록: 김문기 사진작가
날짜·시간 : 2016년 3월, 5월, 7월, 9월, 11월 셋째 또는 넷째 금요일 오후 7시.
장소: 서울문화사 별관(시사저널 건물) 지하 1층 강당 (서울 용산구 한강로 2가 302번지)
주최: 여성경제신문, 이안삼 가곡카페, 아리수사랑 가곡카페
후원: 서울문화사, 우먼센스, 동인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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