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교통네트워크 논평]
서대문 버스사고,
버스회사와 서울시의 관리 부실에서 비롯되었다.
-종사자에게 사고 책임을 묻기 이전에 업체는 차량 관리에 소홀함이
없었는지 공개하라!
-운수업체와 함께 관리 미흡을 방관한 서울시 역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어야
(1) ‘운전 미숙’이 아닌 ‘차량 결함’이 원인이었다.
새해부터 공공교통 안전사고가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이는 철도에 이어 버스도 피하지 못했는데, 지난 16일 서대문역사거리를 통과하던 704번 시내버스가 노선이탈 후 인근 은행 건물로 충돌하여 승객과 보행자를 포함한 13명이 중·경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주목할 부분은 기존 노선은 경찰청에서 서울역으로 직진해야 함에도 가드레일을 충돌하면서 좌회전을 했다는 것인데 처음에는 운전기사의 졸음운전 혹은 페달 오조작을 의심했다. 하지만, 사고 당시 블랙박스가 공개되면서 브레이크 등이 점등되지 않았다는 점과 기사가 주행 중 정면을 주시하지 못하고, 페달 쪽에 시선을 고정했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이 말인즉슨 제동 장치에 결함이 생겼다는 것을 시사한다.
관련하여 해당 운수업체인 ‘한남버스’ 측은 일주일에 한 번씩 주기적으로 전 차량에 대한 점검을 철저히 한다고 주장했고 사고를 낸 기사는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상 치상 등의 혐의로 입건되었다. 그러나, 이번 사고는 단순 종사자의 책임으로만 전가하기에 한계가 있는 데다가 오히려 건물에 충돌하지 않았다면 더 큰 인명피해를 가져올 수 있었다. 게다가 업체 측은 겉으론 관리에 문제없다 주장하더라도 정비 결과 및 방식을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았다. 즉, 최종 원인이 차량 결함으로 인정된다면 애초 운전기사가 아닌 운수업체가 1차로 책임져야 하는 만큼 종사자의 잘못으로 전가함으로써 사건을 회피하려는 의도가 아닌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
더불어 차량에 대해서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는데, 사고 차량은 중국산 제품으로 황해자동차가 제작한 E-SKY 11(이스카이 11)로 이미 타 차종보다 고장이 잦을 정도로 품질 경쟁력이 낮다. 당시 신성교통이 (구)제일여객 이름으로 대출을 받은상태로 자금난을 겪는 시기였고, 대차하는 과정에서 저렴한 가격으로 출고한 차량이다. 여기서 무조건 중국에서 생산했다 하여 품질이 낮거나, 위험하다는 것을 주장하려는 것이 아니라 안전을 최우선으로 여겨야 함에도 준공영제 혜택을 받는 운수업체들이 비용을 아끼려는 목적으로 저가 차량을 수주하는 행태를 지적하려는 것이다. 최근 환경부에서도 전기버스 수입사들의 이면 거래 정황을 발견하여 일부에 대한 보조금 지급을 중지하는 초강수를 뒀는데, 중국제 전기버스는 가격만 저렴할 뿐 부품 수급이 원활하지 않다는 단점이 있다. 하여 업체가 관리를 제대로 한다고 한들 안전유지에 핵심인 부품 수급이 늦어지면 완벽한 정비가 될 수 없기에 이번 서대문 버스사고를 보면서도 제동 장치가 작동되지 않았다는 것은 결국 이런 상황과 맞닿아있음을 시사한다.
(2) 인프라 구축의 미흡과 정비인력 부족이 문제의 시작점이었다.
앞서 업체 측은 사고 후 언론을 통해 "차량은 일주일에 한 번씩 검사하기에 점검엔 문제가 없었다."라고 주장했다. 그런데도 사고가 왜 발생했거니와 미연에 방지하지 못했는가에 대한 의문이 남는데, 결국 우리나라에 도입되는 전기버스에 대한 인프라 구축이 여전히 부족하다는 것을 방증한다. 특히 중국산은 당연하거니와 국내 제조사인 KGM, 현대, 우진산전 역시 부품 조달이 원활하지 않거니와 기술 유출 우려가 있다는 이유를 내세워 정비·점검 방법을 공유하지 않는다. 그런데도 서울시에선 매뉴얼을 도입해 안전하게 관리한다고 주장하는데 이는 형식적이며 기본 요소만 충족시키면 운수업체는 무난하게 평가에서 만점을 받는 허점이 숨어있다. 결과적으로 이번 사고는 인프라 구축이 미흡한 상황에서 인증 절차를 무시하고, 무리하게 전기버스를 확충한 것과 동시에 정비 교육 부재 및 인력 부족이 복합하게 얽혔다. 실제 ‘(구)제일여객’에서 ‘한남버스’로 인수될 당시 기존에 소속된 정비사들을 상당수 감축한 것도 영향이 없잖아 있다.
이와 비슷하게 철도에서도 저가 입찰제의 민낯이 공개되고, 문제가 드러난 기업에서 제작한 전동차가 운행 중 장비가 파손되는 사례가 발생했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전기버스 역시 제2의 다원시스 사태가 일어나지 않을 것이란 보장이 없다. 하여 이번 사고는 단순 차량 결함의 지적을 넘어 개인사업자에 속하는 운수업체는 시민 혈세로 막대한 예산을 지원받으면서 정작 불특정 다수의 안전이 최우선임을 망각한 채 비용, 효율성만 앞세워 의무를 위반했다는 점. 그에 따라 사고 차량을 운전한 종사자에게 책임을 모두 전가하면서 업체는 책임에서 회피하려는 시도에 매우 유감스럽다. 특히 ‘한남버스’를 포함하여 법인 택시 3곳과 서울과 인천에 준공영제 업체 5곳을 계열사로 거느린 박복규 회장과 박진성 사장은 물론, 정비 불량과 정비사 인력 부족이 이어짐에도 민간 업체 내부 사정이란 핑계로 방관하여 사고를 발생토록 한 서울시 역시 이번 사고의 공동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음을 분명히 강조한다.
마지막으로 공공교통네트워크는 이번 사고로 크게 다친 13명의 승객과 시민들의 조속한 쾌유를 바라는 한편, 사고 차량을 운전했던 종사자 역시 사고의 충격과 정신적 피해가 컸을 만큼 억울한 누명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조사가 제대로 이뤄져야 할 것이며 그 결과가 시민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할 것을 강력하게 촉구한다. (끝)
2026년 1월 23일
공공교통네트워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