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평 금계초등학교 총 동창회

* 추호(秋毫) - 가을에 돋는 동물의 가는 털을 말하며 '미세함, 조금, 매우 적음'을 뜻합니다. 추호(秋毫)라면 '가을의 털'입니다. 대체로 동물들은 여름에 실컷 먹고 가을이 되면 털갈이를 합니다. 묵은 털이 빠지고 새로 나기 때문에 가을의 털은 몹시 여리고 가늡니다. 솜털같다고나 할까요. 그래서 '추호'는 '극히 미세한 존재'를 뜻하게 되었습니다. - '추호도 그럴 생각은 없었다.'처럼 부정의 뜻을 나타내는 문장에 쓰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흔히 * '새털같이 많은 나날'이라고 하는데 이 '새털같이'는 '쇠털같이'를 잘못 사용한 것입니다. '쇠털같이'는 소의 털과 같이 수효가 셀 수 없이 많다는 뜻입니다. '구우일모(九牛一毛)'라는 말이 있습니다. '아홉 마리의 소 가운데 터럭 하나'라는 뜻이니 그 얼마나 적은 것이겠습니까? 그래서 '구우일모'는 '썩 많은 가운데 섞인 아주 적은 것'을 말합니다. 비슷한 뜻을 가진 말로 '창해일속(滄海一粟)'이 있습니다. '큰 바다에 던져진 한 알의 좁쌀'이란 뜻으로 '매우 작고 보잘 것 없는 존재(사람)'를 비유할 때 씁니다. 조물주가 저 높은 곳에서 봤을 때, 우리 인간이 바로 그런 존재가 아닐까요? 그런 인간들 저희들끼리 지지고 볶고 난리를 일으키니 조물주는 참 얼마나 우스울까요? * '괴발개발'이란 말을 아세요? '괴발개발'은 '고양이의 발, 개의 발'에서 나온 말입니다. '괴'는 고양이의 옛말이랍니다. 뜻은 잘 아시지요? '글씨를 지저분하게 마구 써 놓은 모양'이랍니다. 심훈의 '상록수'에 보면 '더구나 새로 글을 깨친 아이들이 어느 틈에 분필과 연필로 예배당 안팎에다가 괴발개발 글씨도 쓰고 지저분하게 환도 친다'라고 되어 있어요. 옛날에 배운 기억들이 납니까? 어릴 때 마당있는 집에서 자란 사람은 비가 오고 난 다음에 집에 있는 고양이나 개가 마루에 올라오면 고양이나 개의 발자국으로 마루가 정말 지저분하게 더럽혀져 있는 것을 본 적이 있을 겁니다. 바로 그것을 일컫는 말이 '괴발개발'이랍니다. 그런데 이 말의 어원을 잘 모르고 발음이 비슷하다고 하여 '개발새발, 게발개발, 개발쇠발'등으로 아무렇게나 쓰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바른 표기는 '괴발개발'입니다. - '글씨가 이게 뭐냐! 완전히 괴발개발이로구나'가 맞는 표현입니다. 그런데, 사실 요즘 학생들은 컴퓨터의 발달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글씨 쓰는 것에 거의 신경을 쓰지 않습니다. 정말 '괴발개발'입니다. 옛날에는 '신언서판(身言書判)'이라 하여 '몸(체격), 말씨(언변), 글씨(필적), 판단력'을 인물평가의 기준으로 삼기도 했다는데 말입니다. 글씨 속에는 그 사람의 됨됨이가 그대로 드러난다고 합니다. 그러니 아무리 전자시대라고는 하지만 글씨에 조금 더 신경을 써야 하겠습니다. 여기서 글씨란 맞춤법을 뜻하는 건 절대로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