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오는 소릴 들으며>
- 2006. 5. 31. 수. 백장미-
두 겹의 하늘은
잠시 순간 회색과 파란색으로
번갈아 대지를 놀리더니
며칠 폭염이 내리 꽂는다.
빌딩 안은
체온과 소음 그리고 먼지
갈증은 대지가 아니라
갇혀 있는 나였네.
오월이 가는 아쉬움을
하늘이 아는지
내 여운마저 지우려는 듯
태양은 뜨겁고
태양 마차를 타고 싶어도
파에톤처럼 욕망과 욕심이 앞설까
달아 오른 창밖만 쳐다본다.
사랑은 나이만큼 이라했던가
용서와 이해
겸손과 절제
그리고 평화, 평화 이건 포기라는 장르 아닐까?
뜨거운 열정도
숨 막히는 감정도
눈물 나는 시간도
하늘이 허락한 복된 시간 이였음을
봄 가고 여름 가고
가고
나고
이제야 그 때가 소중함을 안다니
미련스런 아쉬움 보담
하늘이 주었던 행운에 감격함이
남은 날을 분홍빛으로 만들 걸
무슨 후회는 이다지도 많을까?
날은 저물고
꽃은 시들어도
사랑 안고 행복 안으며
미련 버리고 살 순 없을까?
그립고 소중한 모든 것들
스쳐 지나 간 모든 인연들
먹고 또 먹으며
여름이 뛰어오는 소릴 듣는다.
<6월의 아름다움과 첫 데이트>
- 2006. 6. 1. 목. 신형호-
고요한 하늘
내리붓는 햇살
가슴은 달아오른다.
6월의 줄장미가
살며시 속삭이고 있다.
'밝게 살아라.'
'맑음을 간직하거라.'
'아름다움을 지녀라.'
'싱싱한 마음을 가져라.'
향긋한 음성이 바람에 실려온다.
이슬에 젖어 촉촉한 장미
둥근 눈물 같은 물방울이 또르르
햇살 따라 뒤척이고
무지갯빛 뒤로 반짝
새날은 붉은 꽃잎 바라보며
획 지나가 버린다.
가장 가까운 사람들이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무심히 찌르는 가시를
다시 가시로 찌르지 말아야
부드러운 꽃잎을 피워낼 수 있다던,
누구를 한 번씩 용서할 적마다
파릇파릇한 새잎이 돋아난다는,
어느 수녀시인의 말이
저녁 초승달 쪽배를 타고 들려온다.
달빛아래 고개 숙인
아파트 담장 가득 누운 줄장미들의 얘기
영원히 함께 갈무리해야할
용서와 사랑
겸손과 배려
그리고 이해와 건강......
날이 가고
달이 저물고
새잎이 노래하고
물소리가 출렁거리고
내리 붓는 서늘한 달빛 향기 모아
마음의 뜰에 곱게 널어놓으면
동그란
내안의 뜨락 빙 둘러가며
채송화 애잔한 꽃잎들로 울타리 치고
그립고 소중한 인연들
하나 둘 내 안에 풀어놓으면
여름은 언덕 너머 미루나무 숲에서
솔바람보다 먼저
고개를 내미는구나.
마음이 환하게 밝아오는
아름다운 6월의 저녁
방금 샘물에 씻어온
싱싱한 상추 냄새를 즐긴다.
조금 비우면
모든 것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은 착각 속에서,
그냥 미소 지으며
단순한 삶의 진리를 생각해본다.
카페 게시글
메일 보관방
20여 년 전 이메일을 펼쳐보며 247
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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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9.09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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