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문학 경남 하동 박경리 토지 문학제
날짜:2006년 10월 14일.토요일~15일 일요일
장소:경남 하동군 악양면 평사리 최참판댁
2006년 10월 14일 토요일 서울 출발, 하동 송림, 최참판댁 마을, 토지 문학제
*압구정역 출발
압구정역 현대 백화점 주차장에서 문인들이 집결하였다. 9시까지 오라는 연락을 받고 분주한 걸으로으로 왔는데 버스는 이미 와서 우리 일행을 기다렸다. 문인들의 반가운 인사로 아름다운 아침을 연다. 오전 9시 30분, 버스는 한대 가득 문인을 태우고 서울을 출발하여 경남 하동을 향하여 떠났다.
서울 압구정역 출발지.본인 김윤자
*가는 길
서울 시가지를 벗어난 버스는 고속도로에 진입했다. 토지 문학제에 참가하는 기념명패를 받아 목에 걸고 각자 앞으로 나가 자기 소개를 했다. 나는 수필가인 남편의 강석호 선생님의 '수필문학' 본 문단에서 초청을 받아 왔기에 더욱 감사한 마음으로 인사를 했다. 대부분 수필가들인데 나 이외에도 시인이 몇명 더 있다. 언제나 문인들의 모임은 포근하다.
대전을 지나자 버스는 경부선에서 나와 대진고속도로 분주히 달린다. 최근에 개통된 대전과 진주 간의 고속도로인데, 지금은 통영까지 이어진 도로다. 깊은 산은 터널로 뚫어 국토간의 거리 이동을 많이 단축시키고 있다.
한참을 달린 후 함양 휴게소에 들러 쉬었다. 함양의 명물인 호박과 사과 등의 진열로 농촌의 향기가 물씬 난다. 한국의 가을은 참으로 아름답다.
참가 기념 명패. 남편인 수필가 유기섭님과 본인 김윤자
함양 휴게소에서. 가득 쌓아놓은 호박들
*하동 송림
섬진강변에 잘 가꾸어 놓은 송림이다. 소나무가 빨간 몸통으로 하늘 높이 솟아 있다. 7백여 그루의 소나무들, 오랜 연륜을 휘감고 섬진강과 마주하여 아름다운 눈망울로 하동을 노래한다. 나무마다 번호가 있고 하동군에서 정성껏 보살피는 나무들이다.
한낮의 따사로운 햇살이 조금은 무더워도, 솔길과 강변길을 걸으며 하동 송림의 향기를 마셨다. 섬진강 건너 저편은 행정구역상 전남 광양.구례이고, 우리가 서 있는 이 땅은 경남 하동이다. 넓은 마당에는 잘 여문 벼를 노랗게 널어 놓아 가을의 풍요를 덤으로 선사한다.
하동 송림. 남편인 유기섭 수필가님
잘 여문 벼를 널어 놓은 가을 풍요의 마당에서. 본인 김윤자 시인
*쌍계사
섬진강을 따라 하동군 악양면 평사리로 가는 중에 잠시 들른 곳이다. 하동포구 팔십리라는 문화 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며, 지리산 자락과 섬진강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강산을 본다. 이곳은 무공해 지역으로 녹차 생산을 많이 한다. 기온차가 심하여 낮에 만든 양분을 차가운 밤기온으로 소모되지 않기 때문에 재배가 가능하며 산녘에 녹차밭이 많다. 매실과 배도 이곳의 명물이다. 파란 초록의 매실나무가 길가 밭에 줄지어 서 있다.
지리산은 상당히 깊은 뚝심이 우러나는 산이다. 그 깊은 자락, 아버지 같은 품에 쌍계사가 있다. 이곳은 우리 가족이 여행 온 적이 있어 내게는 새롭지 않은 곳이다. 그래서 이번에는 절까지 오르지 않고 경내의 산에서 주변을 둘러 보았다. 바위와 나무, 계곡물이 참으로 아름답다.
지리산 쌍계사 매표소 입구에서. 본인 김윤자
*최참판댁 마을
최참판댁 마을에 다다르니 누런 들녘엔 가난을 잠재운 풍요의 벼가 한가득이다.마을 언덕 입구 주차장에서 내려 행사장인 최참판댁까지 걸어 오르며 드라머 '토지' 촬영장으로 만들어 놓은 세트장에서 역사의 페이지들을 본다.
2006년 토지 문학제 참가를 환영한다는 현수막이 우리의 걸음을 반가이 맞이하고 최참판댁 가는 길을 화살표로 안내하고 있다. 최참판댁은 마을 맨꼭대기에 있다. 오르는 길에 서희와 길상 상점 용이네, 최참판댁, 초가집, 수세미, 박덩이, 우물, 장터 등등 아름다운 옛 정경이 그대로 재현된 현장을 보며 향수에 젖는다.
토지 문학제 참가를 환영한다는 현수막
서희와 길상 상점에서 우리 문인 부부
최참판댁 가는 길 안내 화살표.남편 유기섭 수필가
*토지 문학제
최참판댁 바깥 마당에 모인 오백여 명의 문인들이 미리 마련된 의자에 앉아 행사를 기다렸다. 서희가 넘나들던 대문 문턱 앞에는 각처에서 보내온 화환이 화사한 웃음으로 서 있고 석양 그늘이 짙어가는 오후 5시, 본 행사가 시작되었다.
최참판이 입장하는 것으로 시작하여, 하동군수의 환영사, 하동 출신인 강석호 수필문학 회장의 개회사, 김종해 전 한굿시인협회 회장 등등 대표인사의 말씀이 있고, 내빈 소개, 토지 문학상 시상식에 이어 문인들의 작품 낭송 시간을 갖었다.
간간히 각자 시간을 내어 올 때 차안에서 받은 옛날 돈으로 장터에 나가 저녁식사를 했다. 나는 시낭송 순서를 맡아 속히 먹고 일어섰다. 음악과 문학의 밤이다. 나는 어머니를 은유한 '가을산'을 낭송했다. '토지'하면어머니가 떠오른다. 토지 속에서 나를 키우셨고, 토지 속에서 나온 소산물로 나를 가르치셨기 때문이다.
하늘에는 별들이 총총히 눈뜨고 있다. 최참판대 안과 밖이 문인들로 가득하고 아름다운 시와 노래로 뜨락을 적시니 이밤, 서희는 결코 외롭지 않으리라.
최참판 입장
하동 출신 문인 강석호 수필문학 회장 개회사
토지 문학상 시상식
문인들의 작품 낭송 시간
본인 김윤자 시인의 '가을산' 시낭송
2006년 10월 15일 일요일 평사리 문학관 관람, 남해 비경, 삼천포에서 중식
*토지 지정 에덴 숙소
섬진강이 눈 앞에 보이는 곳에 오롯이 선 모텔이다. 강변의 아침은 신선이 그려 놓은 수채화 한폭이다. 뽀얗게 피오르는 물안개와 파란 하늘, 푸른 물, 백사장, 하얀 물새가 장관이다. 고운 풍경과 기념사진을 많이 찍었다.
강둑의 긴 길을 걸어도 보고, 최참판댁 가는 길과 구례 가는 길의 국도변에 내려 서서 지리산 자락의 가을 나무들도 보았다. 멀리서 본 에덴 숙소는 이름 그대로 하늘 천국에 다다르는 듯 언덕 위에 높이 솟아 있다. 동녘 태양빛으로 더욱 고아한 자태다. 입구에는 토지 문학제 참가를 환영한다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물안개 피어 오르는 섬진강.우리 문인 부부
토지 지정 숙소 에덴 모텔
섬진강 둑길에서. 뒤로는 높은 곳에 오롯이 서 있는 에덴 숙소 건물의 일부
에덴 숙소 입구에 걸어 놓은 환영 현수막. 본인 김윤자 시인
*장터 조식
에덴 숙소에서 다시 평사리로 갔다. 그곳 장테에서 아침 식사를 하고 지난 밤, 다 보지 못한 명소를 들러 보기 위해서다. 참으로 상쾌한 날씨의 아침이다. 장터로 가는 길 역시 가을빛으로 물들어 아름답다.
어제처럼 주차장에 버스를 세워 두고 걸어서 최참판댁 가까이에 있는 장터로 갔다. 차일을 치고 마당의 평상에 차려 놓은 엤날식으로 조식을 했다. 마당가에는 서희가 운영하던 포목점이 있다. 고운 색색의 천이 필로 감아 있다. 사람은 간곳 없고 그날의 향기만 곳곳에 남아 눈시울을 아리게 한다.
장터 가는 길 안내 표지판
장터에서 김수린 시인과 함께
*평사리 문학관
식사를 빨리 마치고 최참판댁 뒤켠에 있는 평사리 문학관에 갔다. 지난 밤에는 행사가 늦게 끝나 어둔 밤길이라서 보지 못하고 오늘 아침 세세히 돌아보고 있다. 양지 바른 언덕에 고아한 자태로 있다.
긴 계단을 올라 내부로 들어가서 박경리 소설가의 생애와 소설 '토지'에 대한 배경과 그외 자료들을 보았다. 소설 속의 토지, 그 드넓은 땅을 사진 속에 담아 놓아 생생한 역사의 현장을 볼 수 있다.
평사리 문학관
평사리 문학관 내부에 전시해 놓은 '토지'소설가 박경리의 생애
*남해 비경
최참판댁을 떠난 버스는 남해로 갔다. 삼천와 남해를 잇는 바다 위 다리가 비경이다. 저토록 아름다운 다리를 삼천퐁와 남해가 서로 자기네 지명을 넣어 이름 지으려고 하여 다투다가 '녹도교'로 이름 지었고 '창선, 삼천포 대교' 라고 부른다.
다리를 건너며 아래의 바닷물에 고기잡이용으로 쳐 둔 죽방렴 그물도 보았다. 모두가 신기한 풍경이고 아름답다. 삼천포라는 지명이 지금은 없어졌다. 삼천포와 사천이 행벙구역을 합하면서 사천으로 부르게 되어서다. 나는 처음으로 밟은 땅이라서 더욱 신비롭다. 바닷가 풍경이 어느 외국의 명소에 온 느낌으로 환상적이다. 우리나라에도 이런 훌륭한 명소가있음에 큰 자부심을 느낀다.
남해와 삼천포를 잇는 다리 비경
토지 문학제에 참가한 문인들 단체 기념사진
*삼천포 중식
장어구이 집에서 해물탕으로 중식을 했다. 현지에서 마지막으로 먹는 음식이다. 그래서 더욱 맛있고 아쉬운 시간이다. 조금은 비릿한 향내의 생선탕이 별미다. 넷씩 앉아서 맛있게 먹었다.
점심식사를 한 삼천포의 음식점
*돌아오는 길
삼천포에서 떠난 버스는 서둘러 귀경길에 올랐다. 남해안 끝단과 서울은 먼길이어서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이다. 삼천포에서 사천으로 바뀐 지명의 '사천 공항' 도 보이고 삼천포 초등학교 앞도 지나 시가지를 빠져나간 차는 남해 유자탑을 뒤로 하고 대전과 진주를 잇는 대진고속도로에 접어 들었다.
덕유산 휴게소에서 휴식했다. 가을빛 서린 나무들이 아름다운 정겅으로 늘어서 있다. 버스가 다시 고속도로에 들어서자 덕유산 깊은 산곡 산봉우리가 눈에 가득 담긴다. 아름다운 우리 강산이다.
다음은 신탄진 휴게소에서 마지막으로 쉬고 석양을 보며 왔다. 가을의 어둠은 속히 내려온다. 오후 5시경 버스 전용차선으로 진입한 차가 한번도 쉼없이 달렸는데도 서울에 도착했을 때는 캄캄했다. 여주를 지나 구리 방면에서 한강변을 달려 출발했던 운현궁 앞에서 하차했다.
회장님을 비롯한 여러 시인들은 모두들 큰 행사를 무사히 치른 기쁨과 헤어짐의 아쉬움을 악수로 나누었다. 그 어는 문학행사보다 뜻깊은 국토사랑 태백산 산정 시낭송은 오래도록 가슴에 빛으로 남을 것이다.
신탄진 휴게소에서 본인 김윤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