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상례절차의 이해
상례의 절차는 초종(初終),습(襲),소렴(小斂),대렴(大斂),성복(成服),조상(弔喪),문상(聞喪),치장(治葬),천구(遷柩),발인(發靷),급묘(及墓),반곡(反哭),우제(虞祭),졸곡(卒哭),부제(副祭),소상(小祥),대상(大祥),담제(譚祭),길제(吉祭)의 19개 절차로 되어 있다. 그러나 실제의 관행에서는 당시의 상황에 따라 절차를 생략하거나 통합하여 실행되기도 하였다. 이러한 상례절차를 미시적으로 분석해보면 상례의 진행과정에는 망자(亡者)·혼(魂)·조상신(祖上神)·상주(喪主)라는 4개의 주체가 참여하고,'망자를 위한 의례','혼을 위한 의례','조상신을 위한 의례','상주와 그의 공동체를 위한 의례'등 4개의 의례로 구성되어 있다.
이처럼 상례절차는 상당히 복잡한 절차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각 절차들이 대절차와 소절차로 구분되어 있어 자칫하면 혼란을 일으킬 수도 있다. 또한 순차적으로 진행되기보다는 병렬적으로 진행되는 절차도 많아 이해의 장애가 되고 있다.·따라서 여기서는 《사례편람 》의 순서에 따라 대절차를 큰 항목으로 제시하고, 대 절차에 부속된 소절차를 제시한다. 전통상례의 전 과정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기에는 그 양을 감당할 수가 없다. 따라서 현행 상례에서도 행해지는 절차는 절차 자체만 제시하고, 현행 상례에서 생략되었거나 필요성이 없어진 상례를 중심으로 설명을 덧붙이기로 한다. 그리고 예서에서는 구체적으로 규정하지 않았으나 일상적으로 행해왔던 절차를 ※표시로 구분하여 설명한다.
1) 초종(初終:1일째)
초종이라 함은 '돌아가시다'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군자의 죽음은 종(終), 소인의 죽음은 사(死)라 하였다.終(마지막)은 始(처음)에 대응하는 말이고, 死는 점점 다해 없어져 남는 것이 없음을 의미한다. 죽음을 맞이하는 절차로 다음과 같은 소절차들로 진행된다.
① 병이 중하면 정침으로 옮기고(薦居正寢),숨이 끊어지기를 기다리는데(臨終),이 때 속굉이라고 하여 솜을 코에 얹어 숨이 있는 가를 확인한다. 절명(絶命)하면 곡을 어지러이 한다.
② 복(復)을한다.
복은 초혼(招魂)이라고도 하는데, 북망산천으로 가는 혼을 부르는 절차이다.신주를 모시고 망자의 혼을 조상신으로 승화시키기 위한 장치이다. 복의 실제적인 의미는 죽음을 확인하고, 주변에 알리는 기능이 있다.
③복이 끝나면 시신을 시상에 옮겨 뉜다(천시,遷屍).
·시신의 최초 처리 형태의 하나이다. 관행에서는 이를 수시(收屍)라고 한다.
④상례를 진행할 사람들의 역할을 분담한다(입상주,立喪主).
상례를 치르는 동안 책임을 지고 수행해야 할 역할을 분담하는 절차이다. 즉 계획성 있고, 짜임새 있게 상례를 처리하기 위한 업무분장이다. 상주(喪主)와 주부(主婦),그 다음에 호상(護喪),축관(祝官,축을 읽는 사람),사서(司書,회계업무),사화(司貨,돈관리)등의 담당자를 정한다.
⑤옷을 바꾸어 입고 음식을 먹지 않는다(역복불식,易服不食)
⑥전(奠)을 차려 제사를 올리고, 혼을 위한 간단한 음식을 차려 놓는다
·시사전(始死奠)이라고 한다 ⑦관을 준비한다(치관,治棺)
·소백산맥을 중심으로 동쪽은 입관한 채로 매장하는 입관의 전통이 강하고,서쪽 지역에서는 관을 제거하고 매장하는 탈관(혹은 거관)하는 전통이 있다.
⑧부고(訃告)를 보내 상을 알린다.
<부고> 某親某人以某月某日得疾不幸於某月某日棄世傳人訃告 年號月日護喪姓名上 某位座前
<봉투> 訃告 某位座前 | ※사자밥을 차린다.
사자밥에 대한 규정은 어느 예서에서도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예로부터 사자밥의 관행이 있어 왔다. 사자밥은 지역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복을 한 후에 소반이나 키[ 箕] 에 밥 세 접시,동전 세닢,짚신 3켤레를 담아 대문간에 놓은 것으로 저승사자를 위한 대접상이다.
2) 습(襲,1일째)
·시신을 깨끗이 씻기고 수의를 입히며, 반함하는 절차로서 시신을 정화하는 절차이다.
①습의를 준비해 둔다(진습의,陳襲衣)
②시신을 목욕(沐浴)시킨다 ·목욕은 시신을 깨끗이 정화한다는 의미다. 이 때 사용하는 향탕은 방염,방충의 기능을 한다.
③수의를 입힌다(습,襲) ·습(襲)은 수의(壽衣,襲衣)를 입히는 절차이다.
④습전(襲奠)을 차린다(設奠) ·수의를 다 입히면 차리는 전으로 습전이라고 한다. * 전(奠): 전이란 고인을 생시와 똑같이 섬긴다는 의미에서 제물을 올리는 것을 말한다.
⑤반함(飯含)을 한다. ·반함을 하는 이유는 차마 입이 비어있게 하지 못하기 때문에 쌀을 물리는 것이라고 한다.
※관행에서는 쌀을 입에 넣으면서"천석이요,이천석이요,삼천석이요"를 외친다고 하나 예서의 규정에는 보이지 않는다.
⑥마당에 화톳불을 피운다(設燎) ·마당에 화톳불을 피운다. 초상이 나면 마당 한가운데에 화톳불을 밤새도록 피워 두었다가 새벽이 되면 끈다.
⑦영좌를 설치하고, 혼백을 만들어 모신다(설영좌설혼백,設靈座設魂帛)
·영좌는 혼백을 안치하는 장소로서 그 앞에 전을 차리는 것은 혼백이 의지할 장소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평상시의 행동과 같이 아침저녁으로 빗질하고, 세수하는 도구를 진설한다.
⑧명정을 만들어 세운다(입명정,立銘旌)
명정서식
* 명정이란 길이 2미터 정도의 온폭 홍색 비단에 흰색 글씨로 ‘某官某公之柩’라 쓰고 부인의 경우는 ‘某封某官某氏之柩’라 쓰고 긴 장대에 달아 출상 전에는 영좌의 오른쪽에 세워 두었다가 출상 때는 영구 앞에서 들고 간다. 3) 소렴(小斂,2일째)
·운명 다음날에 하는 일로서 시신을 베로 싸서 묶어 입관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절차이다.
①소렴할 옷과 이불을 진설하여 소렴을 준비한다(진소렴의금,陳小斂衣衾). ②기타 필요한 것을 갖춘다 ③습전을 옮겨 놓고 소렴을 한다. ④소렴상(小斂牀)을 놓고 소렴을 한다 ⑤상주들이 곡을 한다 ⑥소렴변복(小斂變服)을 한다 ·참최복을 입을 남자는 윗옷의 소매를 빼어 한쪽 어깨를 드러내고(袒),초종에서 풀었던 머리를 삼끈으로 묶는다(括髮).재최복 이하와 5세를 같이 하는 사람(10촌)까지는 한쪽 어깨를 드러내지만(袒),괄발이 아니라 문을 한다.여자 상주들은 북머리를 한다.
⑦전을 올려 소렴을 마친다.
4).대렴(大殮,3일째) ·소렴에서 싸서 묶은 시신을 입관하는 절차로 일반적으로 입관(入棺)이라고 하는 절차를 포함하고 있다. 3일째에 대렴을 하는 것은 혹시 살아나기를 기다리는 효성 때문이라고 한다.
①대렴에 필요한 물건을 준비한다 ②관을 들여와 대렴 한다 ·집안에 따라 외빈(外殯)을 하기도 한다. 외빈은 도빈(塗殯),내빈(內殯),토롱(土壟),사롱(沙壟),토감(土坎)등 지역과 가문에 따라 다양한 이름이 있다.
5)성복(成服,4일째)
·망자와의 친등 관계에 따라 오복의 제도에 맞추어 상주들이 복을 입는 것을 말한다.
①오복제도에 따라 상복을 입는다
·오복제도(五服制度)는 참최3년(斬衰三年,아버지를 위한 옷),재최3년(齊衰三年,어머니를 위한 옷),대공(大功),소공(小功),시마(媤麻)가 있다.
·여기에 관계를 맺게 된 내용과 근거에 따라 각각 그 경중이 다른 4종류의 복이 있는데,정복(正服),가복(加服),의복(義服),강복(降服)이 그것이다. 또한 친등 관계에 따라 3년,1년,9월,5월,3월의 상복기간이 정해져 있다. 뿐만 아니라 재최 중에서도 지팡이의 유무에 따라 장기(杖朞),부장기(不杖朞)로 구분된다.
·상복의 구성은 관(冠),효건(孝巾),최의(衰衣),최상(衰裳),의상(衣裳),수질(首),요질(腰),효대(絞帶),최장(衰杖),최리(衰履)로 구성된다.
·참최의 지팡이는 검은색으로 대나무를 사용하는데,저장(詳杖)이라 한다.아버지는 하늘의 둥근 형상을 나타내며,마디는 슬픔이 애절함을 나타낸다고 한다.·재최의 지팡이는 오동나무를 사용하는데,이를 삭장(削杖)이라고 한다.밖에 마디가 없는 것은 집안에 두 어른이 없고,밖으로 하늘에 굴종하는 형상을 나타낸다.아래를 깍아서 네모나게 한 것은 어머니를 땅으로 형상하였기 때문이다.
②성복전(成服奠)을 올린다
·성복제(成服祭)라 알려진 것이다.
③조석전을 올리고 상식을 한다.
④매일 곡이 끊이지 않게 한다.
⑤삭망전을 올리고,새로운 물건이 들어오면 올린다.
⑥비로소 죽을 먹는다
6)조상(弔喪)
·조상이란 상주를 위로하고 망자에게 인사를 하는 일을 말한다.
·전물(奠物)이 있을 경우에는 따로 글과 함께 전한다. 요즘의 부의금을 전하는 것과 같다.이 때는 다음과 같이 쓴다. 狀式
7)문상(聞喪)
·상주가 멀리서 부고를 들었을 때 하는 행위와 해야 하는 일,성복하는 일시 등에 관한 절차이다.절차로서의 의미가 없고 단지 행해야 하는 일에 대한 설명이 주를 이룬다.
8).치장(治葬)
·장사할 장소와 시간을 정하는 절차이다.
①묘터를 잡아 묘역을 만든다
②광중을 파고 회격을 한다
③지석을 새긴다
·지석(誌石)은 망자의 공덕을 기록한 표지물로서,돌이나 도자기로 굽기도 한다.실묘(失墓)를 하였을 때 지석이 묘의 주인을 찾아내는 결정적 역할을 한다.지석을 뭍은 위치는 광중 앞 가까운 곳에 묻는다.따라서 광중과는 별도로 있기 때문에 광중이 도굴될 때 지석이 함께 도굴되지는 않는다.
지석식
<誌蓋石> 某官某公之墓 <誌底式> 某官某公諱某字某某州某縣人考諱某某官母氏某封某年月日生敍歷官遷次某年月日 終某年月日葬 于某鄕某里某處聚某人之女子男某某官女適某官某人 |
④ 상여와 삽을 만든다
·상여(喪輿)는 관을 운반하는 가마의 일종이다.
·삽은 행상 때 상여 좌우에 들고 가는 상여 장식의 하나로서 하관할 때 관의 좌우에 묻는다. 삽은 망자의 영혼을 좋은 곳으로 인도해 달라는 기원을 담고 있다고 한다.
⑤ 신주를 만든다
·신주를 만드는 나무는 대개 밤나무를 쓰는데,이는 목질이 단단하고 잘 썩지 않으며 벌레가 먹지 않기 때문이라고 한다.신주를 넣어 두는 상자인 독은 검은 칠을 한다.
·신주는 시일월진(時日月辰)을 본떠서 만든 것으로서 받침대는 사방 4치로 하는데,1년 사계절을 형상화한 것이다.높이가 1자 2치인 것은 1년 12월을 의미하고,두께가 1치 2푼인 것은 하루의 시간을 형상화한 것이다.
9)천구(遷柩)
·발인 하루 전(발인 전 1일)부터 발인하기 위해 영구를 옮기고 조상에게 인사하는 모든 절차들이다.
①관을 옮긴다(遷柩)
·발인 하루 전날 아침 전을 올리면서 영구를 옮길 것을 영좌에 고 한다."좋은 날에 관을 옮깁니다"라고 고한다.축이 일어나면 주인 이하는 모두 곡을 극진히 하고 재배한다. 고사식은 다음과 같다.
②영구를 모시고 조상을 뵙는다 ·영구를 모시고 사당에 가서 조상에게 하직인사를 하게 하는 절차이다.이 때의 고사식은 다음과 같다.
③영구를 청사로 옮긴다
·조상에게 하직인사를 한 후 다시 영구를 청사로 옮기는 절차이다.
④발인에 필요한 기물을 준비한다
·발인에 필요한 방상씨(方相氏),명정(銘旌),영거(靈車),상여(喪轝),삽선(揷扇)등을 순서에 따라 진열해 둔다.이를 진기(陳器)라한다.
·방상씨는 광중의 악귀를 쫓기 위한 것으로 두려워하는 모습을 본떠서 만든다.신분에 따라 4품 이상이면 눈이 4개,4품 이하는 눈이 2개 있는 방상씨를 상여 행열 맨 앞에 세운다.영여에는 혼백을 모시고 향을 준비해 둔다.
⑤조전(祖奠)을 차린다
·오후 3 ∼5시(日曙時)사이에 祖奠을 올리는데,음식은 조전(朝奠)과 같이 차린다.
※관행에서는 이를 일포제(日曙祭)라고도 한다.
⑥영구를 상여에 싣는다
·발인날이 밝으면 영구를 상여에싣고 행상할 준비를 한다.대여를 마당에 준비하고 어제 일포시에 차렸던 조선(祖奠)을 치우고 영구를 상여에 옮길 것을 고한다(고사식 참조).
·상여에 영구를 싣고 나서 견전(遣奠)을 올린다. 견전은 관행에서는 발인제라고 하는데,발인을 하기 전 문 앞에서 영구를 떠나보내기 위해 올리는 전이다.
10)발인(發靷)
·관을 상여에 싣고 장지로 운반하는 행상(行喪)의 절차이다.
·방상씨가 가장 앞에서 인도하고, 위의 기물을 준비했던 순서대로 간다. 방상-(명기)-명정-영여-공포-삽-상여-상주와 복인-존장-무복친-빈객의 순서로 행상한다.
·친척이나 친구 집 앞에서 지내는 노제(路祭)는 원래 친전(親奠)이라 해야 한다.
11)급묘(及墓)
·영구가 장지에 도착하여 하는 일로서 장사(葬事)를 지내기 위한 일이다. 요즘에도 행하고 있는 절차와 차이가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