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의 박찬호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김병현이 지난달 28일 나란히 자체 청백전에 등판해 각각 1이닝,2이닝을 던지는 실전 투구를 했다. 청백전 한 게임으로 판단하기에는 이르지만 박찬호는 쾌투,김병현은 실망스 러운 투구였다.
2일부터 애리조나의 캑터스리그와 플로리다의 그레이프프루트리그가 막을 올렸다.김병현이 속한 애리조나는 36경기,박찬호의 다저스는 34경기를 치르 고 4월 3일 페넌트레이스에 돌입한다.
예전의 경우를 봤을 때 선발 박찬호는 대략 6경기 정도 등판할 예정이며 구원투수인 김병현은 이보다 게임 수가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관심있게 보아야 할 점은 두 투수의 시범경기 결과는 엄청난 차이를 보인 다는 점이다.다저스 마운드 부동의 2인자인 박찬호는 올 시범경기 결과에 따 라 보직이 달라지거나 선발순위가 바뀔 일이 거의 없다.
에이스 케빈 브라운이 부상하지 않는 한 그 다음 투수다.시범경기와 상관 없이 그동안 박찬호가 쌓은 경험과 4년 연속 두자리 승수로 이미 평가가 내 려진 상태다.일종의 프리미엄이다.
지난해에도 그랬다.23이닝을 던져 3패 방어율 7.43을 기록하며 최악의 시 범경기 성적을 남겼다.그러나 개막전 시리즈에서 제2선발로 낙점돼 18승을 거뒀다.
반면 김병현의 경우는 다르다.시범경기 결과가 좋아야 한다.일단 김병현은 지난해 전반기와 후반기 성적이 큰 차이를 드러냈다.박찬호처럼 후반기 성 적이 좋을 경우는 별 문제가 없다.이런 성적은 고무적이고 높이 평가받는다.
김병현은 전반기에 욱일승천의 상승세를 타다가 손목 부상 이후 후반기 들 어 회복의 기미를 보이지 못하고 시즌을 마무리했다.신임 봅 브렌리 감독은 시범경기를 통해 김병현을 판단할 것이다.그동안 방송해설을 하면서 김병현 의 스타일을 어느 정도 파악했겠지만 방송부스와 그라운드는 다르다.
게다가 구원진은 어느 팀이든 경쟁이 치열하다.메이저리그는 스프링캠프가 되면 ‘논로스터 인바이트’로 수십명의 투수를 초청한다.이들은 대부분 제 5선발 경쟁자이거나 구원투수다.김병현이 시범경기 내내 안정된 투구내용을 과시해야 하는 게 그래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