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 수산업계 ‘어장급변-고유가’ 휘청
“새만금공사로 물길이 예전 같지 않아져 물고기가 어디로 이동하는지도 모르겠고 치솟는 기름값도 건지기 어려운데 뭐 때문에 바다로 나가냐.”
군산지역 수산업계가 어장환경 급변에다 유가와 인건비 인상 등의 직격탄까지 맞아 휘청거리고 있다.
24일 수산업계와 어민 등에 따르면 이달 말까지 적용될 면세유 값은 드럼(200ℓ)당 휘발유값은 12만2,100여원, 경유(저유황) 11만9,000여원이다.
이는 지난해 이맘때보다 30%가량 오른 수준. 여기에다 어망과 인건비 등 출어비용까지 널뛰기하고 있다.
▲출어포기 속출=군산경제를 휘어잡던 근해안강망(69톤 이상)은 이제 사실상 닻을 내린 상황이다. 한때 120여척에 달했지만, 현재는 17척이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더욱이 지난 21일 물때를 맞은 근해안강망 17척 중 5척은 출어조차 포기했다. “식구미(출어비용)도 못 건지는데 나가면 뭐하냐”는 것이다.
G호(89톤)선주 최모씨(50)는 “열흘정도 바다에 나가려면 식구미만도 2,000만원이 넘지만 어획고는 3,000만원도 못 올린다”며 푸념했다.
그는 또 “배를 팔아버리고(감척사업) 싶어도 빚쟁이들이 몰려올 것이 뻔하고 뾰족한 생계대책도 없어서 그냥 가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최씨의 배는 다른 중형어선과 뒤섞여 근해안강망 귀항지인 해망어시장에 닻을 내렸다. 연안이 생계터전인 소형어선도 사정은 비슷하다.
Y호(7.9톤)선주 김모씨(52)는 “새만금공사 탓에 물길이 변하면서 어장이 달라진데다 기름값도 폭등해 출어할 엄두조차 못낸다”고 말했다.
▲부정어업으로 내몰려=이런 실정이다보니 목구멍이 포도청이라고 부정어업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되고 있다.
어민들은 “수차례 부정어업으로 적발됐지만 먹고 살길이 막막해 얼마 전 또다시 나갔다 걸려 무릎 꿇고 빈 적도 있다”고 울먹였다.
이들의 어선도 내항에 닻 내린 숱한 소형어선들 속에 묻혔다. 사매에 의존해온 김과 해삼 등 고군산군도 일원 양식어민들도 아우성이다.
김 양식업자들은 새만금사업의 최대 피해자라 여기고 있다. 일부보상은 받았지만 수년간 공사가 지연되면서 양식을 못해왔기 때문이다.
그간 이들은 한정면허라도 내줄 것을 촉구해왔지만 묵살됐다. 게다가 단속까지 강화돼 상당수의 양식어민들이 범법자로 몰려 처벌됐다.
이와 관련 최근 4년간 고군산군도 일원에서 적발된 불법양식은 1,322㏊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합법적인 김 양식(1,136ha)보다 넓다.
또 물막이가 끝난 올 들어서야 900여㏊에 대해 한정면허가 났지만, 한해농사인 터라 권장치의 10배가 넘는 밀식재배도 불가피하다는 것.
▲어획량도 급감=해삼과 전복 양식어가도 “새만금과 먼 섬까지 개흙이 쌓여가면서 10억원(사매)정도이던 일대 어획고가 크게 줄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양식어민 안모씨(56)는 “최근 50㎝가량의 뻘(개흙)이 쌓여 해삼과 전복이 돌에 안 달라붙는다”며 “실태조사가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이런 실정은 군산수협 위판실적에서도 드러난다. 2000년 총 550억원(2만5,553M/T)대에 달했던 위판고는 지난해 248억여원(6,121M/T).
5년간 55%감소한 셈으로 한해 살림살이가 군산시 예산을 능가했던 군산수협도 3년 전부터는 경영개선자금(312억원)을 지원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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