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9월호] 이영두 거사와 조희정 보살을 만나다 / 김소연

[파란연꽃]

이영두 거사와 조희정 보살을 만나다


기자 안녕하세요? 포틀랜드 보광사에서 만나뵙게 되었는데, 젊은 부부가 열심히 수행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였습니다.  두 분은 어떻게 불교를 믿게 되었는지요?

이영두 거사 어릴 때 유아세례를 받으며 부모님을 따라 교회를 먼저 가기시작했고 그리고 성당에도 다녔습니다. 집안어른들께서 다양한 종교를 가지고 계시기 때문에 종교에 대한 편향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성인이 되어서는 어릴때처럼 규칙적으로 교회나 성당을 가지 않았습니다. 바쁘다는 핑계도 있었지만 종교의 필요성과 시대가 바뀌면서 조금씩 변질되어가는 종교의 분위기에 거리감을 느끼게 된 것이 큰 이유일 수도 있습니다. 사회생활, 결혼 그리고 육아... 많은 책임감을 요구하는 어른이 되어가는 30대가 되면서 행복은 느끼지만 점점 생각이 많아지고 마음이 여유롭지 않은 자신을 발견하면서 어떻게 스스로를 다스려볼까 하다, 아내가 먼저 다니는 보광사를 알게되어 불교와 조금더 가까워 졌습니다.  저의 생각은 현재 불교를 믿는다기 보다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배우는 중입니다.

조희정 보살 절에 간다는 것은 제게는 친정집에 가는것처럼 편안하고 즐거운 일이었습니다.

어려서부터 할머니와 부모님을 따라 절에 가는것을 좋아했습니다. 기도하는 엄마를 기다리다 법당 한켠에서 잠이 들기도 했는데 그렇게 마음이 편할수가 없었지요.

미국생활 5년차에 어린 두 아들 엄마노릇을 하다보니 기도하고 참회하는 시간이 간절해서 보광사를 찾게 되었습니다. 

기자 조희정 보살은 불교 신앙생활이 어떻게 가정 생활에 도움이 되었는지요?

조희정 보살  시시때때로 들쑥날쑥하며 힘들었던 마음을 다스리는 데는 부처님 말씀만한 것이 없었습니다. 남편과 아이를 대할때도 이해하고자 하는 여유가 생기기 시작했구요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하던 것들이 그럴 수도 있겠구나.. 할 때가 많아진 것 같습니다. 

서로 조금씩 이해하려고 하니까 예전보다 갈등이 많이 없어진 것 같습니다.

그리고 기도하는 엄마의 모습을 아이들에게 많이 보여주고 싶은데요 혹시 아이들이 사춘기가 되어 방황하거나 힘든 시간을 보낼때 기도하는 엄마의 모습을 떠올리면 더빨리 마음을 다잡을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에서요.

기자 이영두 거사는 아내가  먼저 절에  다녔는데  불교를  믿기 전에 거사는 다른 종교가 있었나요? 불교신자가 된 후 어느 점이 사회 생활에 도움이 되셨는지요?

이영두 거사 네, 앞에도 말씀 드렸지만 교회와 성당을 다녔습니다. 먼저 종교라고 생각하면 ‘믿음’ 이란 단어가 먼저 떠올랐습니다. 그 누군가를 깊이 믿고 따르면 모든것이 잘 될것이다. 이런 믿음이 먼저 떠올랐지만, 현대에서는 이런 맹목적인 믿음보다는 그 어떤 현실적인 작용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요즘은 항상 나를 중심으로 생각하고 모든 인연의 시작은 나의 생각과 행동으로부터 시작된다는 가르침을 바탕으로 먼저 스스로를 컨트롤 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기자 불교 수행에 있어 사성제(고,집, 멸,도)를 이해하고, 팔정도(정견, 정명,정사, 정정진, 정어, 정념, 정업, 정정)를 행하기가 쉽지 않은데, 평소에 두분은 어떤식으로 수행을 하는 지요?

이영두 거사 저는 아직 불교에 대해 깊은 지식이 없고, 어떤 방법을 정해놓고 수행을 하고 있지 않습니다. 다만 일반인들에게 쉬운 불교서적을 바탕으로 조금씩 다가가고 있습니다. 

특히 보왕삼매론의 10가지 지침을 따르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조희정 보살  다만 갈등이 일어날 때 제 마음을 들여다보려고 노력하고 지금 이 순간이 지나면 사라질 헛된 기분이라는것을 알아차리려고 노력해보니 예전처럼 거기에 메달리지 않고 좀더 빨리 회복할수 있게 되는것 같습니다. 부처님의 말씀 한 가지만이라도  제 생활에 적용하면 팔정도를 모두 행하는것처럼 연결되어 있는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부처님의 말씀은 명백하고도 생활에 쉽게 적용할수 있어서 참으로 좋습니다. 

기자 불교의 오계- 불살생(不殺生, 산 것을 죽이지 않음), 불투도(不偸盜, 훔치거나 도둑질하지 않음), 불사음(不邪淫, 사삿되거나 음란하지 아니함), 불망어(不妄語, 망년된 말을 아니 함), 불음주(不飮酒, 술 마시지 아니함)- 다섯 가지 계율를 지키려고 노력하는 이영두 거사는 어떠한 계기로 5 계를 지키려고 노력하게 되었는지요? 

이영두 거사 하하, 이부분은 조금 애매한 부분인데요... 사실 저는 5 계란게 있는 줄도 몰랐습니다. 보광사를 다니면서 주위에 5 계를 지키는 불자님들을 보며 알게 되었는데요. 

5 계란게 현대를 살아가는 일반인들에게는 정말 힘든 수행인 것 같습니다. 제가 감히 이것을 지키기는 힘들구요, 다만 지킬려고 노력을 한다고는 말할 수 있습니다. 

불살생: 길을 가다가도 발밑의 생명들이 보이면 피하는 습관이 있습니다. 하지만 잠자리를 괴롭히는 모기는 극단의? 조치를 취하고 있어 조금의 살생을 하구요, 불투도는 절대적으로 지키고 있습니다. 4살때 도둑질이란걸 모를대 구멍가게의 딱지를 훔치고 어머니께 크게 혼이 나고는 불투도는 절대적으로 지킵니다. 얼마전에 $100가 든 지갑을 주웠는데요 고스란이 경찰서에 신고했습니다.  불망어는 속으로는 생각하는데 소리로는 잘 내지 않습니다. 

마지막 불음주가 가장 힘든 부분인데요, 솔직히 술 마시는걸 좋아했었습니다. 하지만 작은 즐거움을 위해 큰 소중함을 잊는것 같아 현재 4개월때 금주중입니다. 일년을 목표로 하는데요. 1년이 채워지면 또다시 1년을 채울려고 합니다.  

기자 불교에는 많은 경전들이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천수경, 반야심경, 법화경, 화엄경 등 주로 경전 공부는 어떤식으로  하는지요? 경전 공부를 할때 생기는 의문이나 질문이 있을때는 어떤 식으로 답을 구하는지요?

조희정 보살 경전공부보다는 일타스님이나 법정스님, 혜민스님의 책처럼 편하게 한 단락씩 읽을 수 있는 책들을 좋아합니다.  잠자기 전에 조금씩 읽고 되새기면서 하루를 정리합니다.

2년전 처음 제발로 절에 다니기 시작했을 때는 경전공부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는데요 지금은 매주 일요법회에 나가서 천수경과 반야심경을 독송하고 참회의 시간을 가지는 것으로도 충분하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매주 법회에서 기도할 수 있는 것도 남편의 배려와 아이들이 잘 참고 기다려주는 덕이라고 생각하구요. 이정도가 지금의 제게는 충분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예전에는 스님께 정말 엉뚱한 질문도 많이 했던 것 같은데 지금은 질문보다 그저 받아들일 뿐입니다. 때때로 궁금한 것이 있으면 제가 스승으로 생각하는 보살님께 여쭤보고 많은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기자 매주 절 법회를 참석하시는 두 분의 모습은, 많은 분들에게 귀감이 됩니다. 특히, 아직 어린 아이들을 데리고 참석한다는 것이 쉽지 않은데, 아이들에게는 어떤 식으로 불교를 접하게 하는지 궁금합니다?

이영두 거사 저는 아이들에게 먼저 보여주기 보다는 어느날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불교에 궁금함이 생긴다면 그때 제가 보여줄 수 있는 것들을 보여주려고 합니다. 언젠가 큰아이에게 한국에 계시는 할머니가 편찮으시다고 했더니 집에 걸려있는 관음보살님이 바다건너 한국으로 가서 할머니를 보살펴 주실거라고 하더군요. 하하, 그때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불교를 알아가는 과정인 것같아 기분이 좋았습니다.

조희정 보살 저도 어려서 절에는 많이 따라다녔지만 어린이 법회가 따로 있거나 경전공부를 해본 것이 아니기에 제대로 불교를 접해본 것은 아니였습니다.

하지만 어른이 되어 힘든 일이 있을때면 관세음보살님을 찾게되고 절에 가고싶은 생각이 드는것은 꾸준히 절에 따라다닌 덕이 아닌가 싶은데요, 그래서 우리 아이들도 어른이 되어 스스로 판단할 때까지 꾸준히 절에 데리고 다니려고 합니다.

종종 잠자기 전에 아이들과 합장을 하고 방에 걸려있는 관세음보살님께 기도를 하곤 합니다.

아이들은 참 순진해서 작은 일에도 괴로워하고 잠들기 전에 꼭 엄마에게 얘기를 하곤하는데요 그러면 제가 같이 기도하자고 합니다.

"오늘 동생에게 나쁜말을 한것을 참회합니다. 앞으로는 예쁜 말을 해주고 사이좋게 지내겠습니다. 관세음보살님 지켜봐주세요. 나무관세음보살"

"오늘 개구리를 밟아서 다리를 다치게 한점 참회합니다. 앞으로는 모든생명이 소중하다는것을 깨닫고 사랑하겠습니다. 개구리야 미안해. 나무 관세음보살.." 이렇게요. 

아이들이 자라서 힘든 일이 있을 때 부처님의 말씀에서 해답을 찾을수 있기를 정말 바라구요, 지금 엄마를 따라 절에 다닌 시간들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기자 평소 절에 다니시면서  조금 아쉬운 점이나 개선 되었으면 하는 점이 있는 지요?

이영두 거사 저는 아직 아쉬운 점이나 개선점은 잘 모르겠습니다. 다른 걸 이야기 한다면 절밥이 너무도 맛있습니다. 

조희정 보살 처음 절에 갔던날부터 제 눈에 1~2 가지씩 고쳐졌으면 하는 것들이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조금 익숙해지면 말씀드려 한 가지씩 고쳐나가야지 생각했는데, 부처님 말씀을 공부하면서 다른 것들을 내 마음에 맞게 조종하려는 제 습관이라는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30년을 잘 이어온 우리절이 이래야한다 저래야한다는 누군가의 지적보다는 앞서서 행동하고 자기가 할수있는 일. 맡은 바 소임에 최선을 다해 온 보살님들과 거사님들의 솔선수범으로 이어온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그래서 저도 이렇게 개선되어야한다 이런점이 아쉽다 하는 생각은 접어두고 제가 할수있는일이 무엇을까 생각해보고 제가 맡은 소임에만 최선을 다하려고 합니다.

기자 미국 내에 있는 한인들 중에 불교를 믿으시는 숨은 불자들이 많이 있습니다. 특히, 젊으신 분들은 불교를 믿지만 절에 참석하여 법문을 듣거나 친목을 도모하는 것이 쉽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앞으로 불교 포교에 있어서 어떤 방식으로 하면 젊은 숨은 불자들의 참여가 적극적일 수 있을까요?

이영두 거사 저는 화합이라고 생각합니다. 불자들이 서로 신뢰와 존중으로 화합 할때 그 향기가 널리퍼져 자연스럽게 포교가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조희정 보살 잘 모르겠네요.. 다만 가장 중요한 것은 절이 항상 그 자리에 있어야겠지요.

누구든 발심을 했을 때 쉽게 찾아갈 수 있도록 말이예요. 그럴려면 지금 절에 다니고 있는 사람들이 내가 다니고 있는 절에 조금 더 애정을 가지고 우리 절이 유지될 수 있도록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을까 생각해보고 작은 일이라도 한 가지씩 실천할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포교라는 것이 별 다른게 없는 것 같습니다.

타종교처럼 ‘오십시요! 오십시요!’얘기하는 것도 불교와는 어울리지 않는 것 같구요,

필요할 때 언제든 와서 기도할 수 있고 부처님 말씀으로 치유될 수 있는 절이 항상 그곳에 있도록 노력해야겠지요 . 그리고 일요법회 후에 할수있는 소모임이 한 가지씩 있으면 초심자들이 절에 발붙이기가 더 쉬울 것 같습니다. 우리 절에서는 작년 즈음에 한참 탁구 열풍이 불어 종종 소모임으로 탁구시합도 하고 했는데요, 그때 거사님들이 가장 즐거운 마음으로 절에 오셨던 것같아 다시 탁구모임을 만들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던 차입니다.

그리고 뜻있는 보살님들과 합창모임을 만드는 중인데요 남녀노소 누구나 함께 할 수 있어서 좋은 것 같습니다. 60대 보살님과 함께 눈을 맞추면서 찬불가를 부르는 그 시간이 참으로 즐겁고 고귀하다고 느껴졌고, 새로 오시는 불자님도 자연스럽게 절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부처님 말씀도 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스님들께서 말씀하신 좋은 법문과 내용들이 많이 있습니다.  들으셨던 좋은 법문이나 글 중에 공유하고 싶은 내용이 있으시다면, 끝으로 미주 현대 불교 구독자 여러분들께 전해 주셨으면 합니다.

이영두 거사 저는 제가 좋아하는 보왕삼매론의 10가지 지침, 10대 애행을 되새기고 싶습니다. 

몸에 병 없기를 바라지 말라. 

세상살이에 곤란함이 없기를 바라지 말라.

공부하는데 마음에 장애 없기를 바라지 말라. 

수행하는데 마(魔)가 없기를 바라지 말라.

일을 꾀하되 쉽게 되기를 바라지 말라. 

친구를 사귀되 내가 이롭기를 바라지 말라.

남이 내 뜻대로 순종해주기를 바라지 말라. 

공덕을 베풀려면 과보를 바라지 말라.

이익을 분에 넘치게 바라지 말라. 

억울함을 당해서 밝히려고 하지 말라.

조희정 보살 요 근래에 일요법회에서 스님들께 들은 법문내용이 ‘부처님의 마음이 어떤것일까? 부처님의 진심이 무엇일까?’ 를 생각하게 하는 말씀들이었습니다. 시카고 불타사에서 온 현성스님의 말씀이 생각나네요.” 내가 부처님처럼 말을 하면 그런 내가 바로 부처님이예요. 내가 부처님처럼 행동을 하면 그런 내가 부처가 되는거예요. 여러분이 부처님의 마음으로 살아가면 여러분이 바로 부처님인거예요.”

부처님 품안 행복한 가정이 떠오르는 두 분과 아이들의 웃음을 보며, 앞으로 한국 사찰에 더 많은 불자 가정이 인연 맺기를 기도해 보며, 인터뷰에 응해주신 두분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