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02.27 17:12
2월에 10일에 걸쳐 학생상담자원봉사교육을 받았습니다.
마지막 날에 서울교육연수원원장이신 김문빈선생님께 들은 이야기가 인상에 남아 함께 나누려 합니다.
제목은 변화와 교육이었는 데, 재미있는 우화 한 가지만 얘기할까 합니다.
오리와 토끼와 독수리와 물뱀이 학교에 입학했습니다.
오리에게 수영을 시켜 보았더니, 오리는 수영을 참 잘했습니다.
그 담엔 달리기를 시켜 보았습니다. 오리는 뒤뚱거리며 달리기를 잘 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선생님은 오리에게 넌 달리기를 보충해야 겠다시며 죽어라 달리기 연습을 시켰습니다. 그랬더니 오리는 물갈퀴가 찢어져서 이젠 수영도 잘 못하는 아이가 되어버렸습니다.
토끼에게 달리기를 시켜 보았습니다. 토끼는 달리기를 잘 했습니다.
그래서 그 담에 수영을 시켜 보았더니, 토끼는 수영은 커녕 물에 뜨지도 못했습니다. 그걸 본 토끼 엄마가 쪽집게 과외 선생님을 모셔다가 고액을 주고 수영 강습을 시켰습니다. 그러나, 결과는 신통치 않았습니다. 토끼는 자신감을 잃어버렸습니다.
독수리더러 공부하게 내려 오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독수리는 말을 듣지 않고 자꾸 학교 밖으로만 날아다녔습니다.
결국 이 학생들 졸업식때 졸업생 대표로 답사를 한 것은 물뱀이었답니다.
수영도 좀 할 줄 알고 달리기도 좀 할 줄 아는...
이것 저것 조금씩은 다 할 줄 아는 데, 특별히 뛰어난 소질은 없는 ....
김문빈원장님은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지금 우리 나라 교육이 이렇지는 않은 지 모르겠다고. 각자 아이들이 가진 소질과 능력을 계발시켜 자기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하는 데, 지금의 교육은 이것 저것 골고루는 잘 하지만 특별히 잘 하는 것은 없는 아이들을 키우는 교육은 아닌가 하고 물으셨습니다.
앞으로는 아이들 개개인에게 맞는 개별화 수준의 교육을 해야 한다고
시대와 사회의 변화를 교육은 적극적으로 수용하여야 한다고...
그 분이 초등학교 교장선생님으로 계실 때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졸업생 전부에게 상장을 주셨답니다.
첫줄엔 공부에 관한 칭찬 한 가지를 넣고, 두번째 줄엔 인성에 관한 것을 찾아서 써 주라고 했답니다.
그래서 아이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어깨를 당당히 펴고 씩씩하게 상장을 받아 내려갔는 데, 어디선가 학부모들의 원망하는 소리가 들렸답니다.
'저게 무슨 상장이냐고...?'
아마도 우등생을 자녀로 둔 학부모였던 것 같았다고 말씀하시더군요.
몇 몇 아이들이 상을 받고 다른 아이들은 박수를 치는 그런 교육에 익숙한 어떤 학부모님이셨던 가 봅니다.
그러나, 절대로 교육은 10~20%의 아이들을 위한 교육이 되어선 안 된다고
80~90% 아이들을 들러리를 만드는 교육은 절대로 하지 말자고
강조하시는 그 분 말씀을 들으며 그렇게 나이드신 분이 우리와 생각이 같다는 사실에 새삼 놀라움을 금치 못했습니다.
첫댓글 https://www.facebook.com/mijeong.im1/posts/10153066718750319?notif_t=lik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