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성일 구석구석 손길과 땀 밴 한옥집 방송 최초공개
은막의 전설 강신성일이 자연으로 돌아갔다.
강신성일이 11일 방송된 KBS 1TV ‘남희석 최은경의 여유만만’에서 그의 고향 경북 영천에 지어 많은 이들이 찾고 즐길 수 있도록 만든 한옥 ‘성일가’를 깜짝 공개했다.
강신성일은 한국의 전통양식으로 지은 한옥을 짓기 위해 전국 방방곡곡을 안돌아다닌 곳이 없었다고 고백했다. 집 전체를 다시 구하기 어려울 금강송으로 지어 더욱 특별한 한옥집. 거기다 그의 정성이 듬뿍 담겨있어 더욱 각별하게만 느껴진다.
그가 집을 지을 때 중요시 생각했던 것중 하나는 자연 그대로를 살릴 것. 나무로 만든 천장 사이로 들어오는 햇살이 아름다운 집은 천장이 높아 보기만 해도 저절로 시원해짐을 느낀다. 거기다 고풍스러운 느낌을 주는 군더더기 없이 놓인 가구와 독특한 나무 문양이 돋보이는 창에서 강신성일의 높은 안목을 느낄 수 있었다.
그는 집안 곳곳을 영화 ‘소령 강재구’ 당시 썼던 철모와 미국에 처음 갔을 때 구입한 오스카상 트로피 그리고 결혼 전 목수가 직접 만든 장식장을 보여주며 물건 혹은 장소에 깃든 추억 보따리를 하나씩 풀어놓았다.
특히 그가 가장 중요시 생각한 부분은 실용적인 싱크대. 강신성일은 “한옥이 제일 불편한 점은 아궁이다”며 “그래서 부엌을 개조할 때 특별히 신경썼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싱크대 찬장문 뒤에 숨겨진 냉장고도 깜짝 공개했다.
그는 포도밭 가운데 삶의 여유를 느낄 수 있는 원두막에 앉아 “원두막 이름을 ‘마음을 씻는다’는 뜻으로 ‘세심소’라고 지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한옥 만드는 과정이 참 재미있었다”며 집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그는 “덕담 나눌 수 있는 분은 여기 찾아오셔서 차 한잔 했으면 좋겠습니다”며 “한끼 나눌 그런 시간을 갖는 것도 의미있고 즐거울 것 같습니다”라고 그의 집 ‘성일가’에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기를 바라는 소망을 나타냈다.
(뉴스엔)
강신성일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 이사장
“뮤지컬을 대구의 대표적 문화콘텐츠로 만들고 싶습니다. 전용극장을 만들고 정부 예산을 많이 따오는 것. 바로 저의 사명입니다” (71)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 이사장은 10일 대구일보자매지 ‘머니&피플 뷰’와의 대담에서 “올해로 2회째를 맞는 DIMF(6.17~7.7)를 해외 페스티벌 참가작이나 실험적인 형식의 작품을 국내 뮤지컬 마니아들에게 소개하는데 중점을 둔 ‘축제의 장’으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뮤지컬 도시 대구’를 만들어 세계적인 창작 뮤지컬의 본거지로 육성시키겠다는 뜻이다. 영화배우이며 국회의원을 지냈던 그는 지난 2월29일 DIMF 제 2대 이사장으로 선임된 이후 코앞으로 다가온 DIMF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눈코 뜰 새 없는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지난 1975년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된 ‘코러스 라인’을 처음 접한 후 뮤지컬의 매력에 푹 빠졌죠. 이후 90년대들어 세계 4대 뮤지컬 중 하나인 ‘미스사이공’과 ‘레미제라블’ 등을 보면서 국내 엔터테인먼트와 연계시키는 교두보 역할을 해야겠다는 결심을 굳혔어요”
인생의 쓴맛과 단맛을 다 맛본 고희(古稀)의 나이지만 여전히 그는 베토벤 스타일의 퍼마머리에다 물이 빠진 낡은 청바지 차림의 패션 감각을 뽐냈다. 정확히 말하자면 그에게서 ‘나이는 단지 숫자’에 불과한 무미건조의 실체인 것 처럼 보였다.
시간이 날때마다 마라톤을 즐기고 2년여동안 감옥생활 중에도 복싱으로 몸을 단련했다고 한다. 팔뚝을 걷어보이는 그의 몸은 20~30대의 젊은이들도 부러워할 정도로 단단한 근육질을 과시했다. 인터뷰를 위해 경북 영천시 괴연동 채약산 자락에 있는 그의 한옥집을 찾았다. 강 이사장의 생일인 지난 5월8일 완공한 이 한옥집은 부인 엄앵란(72)씨와 노년을 보내기 위해 만들었다고 한다. 남은 여생을 이곳에서 자신의 영화인생을 담은 ‘영화박물관’을 만들어 주민과 소통하겠다는 소망을 밝혔다.
뮤지컬은 생동적이고 재미있어 좋다
“‘뮤지컬 도시 대구’의 가능성은 충분합니다”
굳게 닫쳤던 그의 입술이 조금씩 열리기 시작했다. 목소리에서 강한 힘이 느껴졌다. 그 첫마디는 뮤지컬산업에 대한 애정과 열정이었다.
“국내외 공식초청작 6편을 포함한 17개 작품을 무대에 올려질 작정입니다. 예산이 11억원 정도에 그쳐 진행에 어려움이 크겠지만 상업적 작품을 피하고 좀 더 많은 관객들이 창작뮤지컬을 접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구성했습니다”
올 DIMF에는 지난해 에딘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에서 뮤지컬 부문 최고상을 수상한 ‘유로비트’를 시작으로 막을 올리고, 중국이 최초로 만든 현대적 스타일의 대형 뮤지컬 ‘버터플라이즈’로 막을 내릴 생각이다. 국내 창작뮤지컬인 ‘오디션’과 ‘소리도둑’, 대구에서 제작돼 전국적인 인기를 얻은 ‘만화방미숙이’ 등도 무대에 오른다.
강 이사장은 “인천 송도지역에서 열릴 예정인 ‘국제영화축제’를 맡아 달라는 권유가 많았지만 이를 뿌리칠 수 있었던 것은 뮤지컬을 너무나 좋아했기 때문”이라며 “따지고 보면 뮤지컬이 너무 좋아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 이사장직도 수락할 수 있었다”고 했다. 그는 지난 1960년대부터 ‘남태평양’, ‘7인의 신부’ 등을 보면서 “나중에 꼭 뮤지컬영화를 제작하고 싶다는 꿈을 품게 됐다”고 말했다.
“5년 전쯤 뉴욕 브로드웨이 38번가에 뮤지컬 제작과 관련한 인스튜티드를 운영했는데 대구U대회 이후 불거진 수뢰혐의로 지난 2005년 감옥에 가는 바람에 꿈을 접어야했죠”(웃음)
그는 “칼바람이 난무하는 자극적인 영화 보다는 ‘엽기적인 그녀’, ‘집으로’ 같은 예쁜 로맨스풍의 작품이 마음을 따뜻하게 해 좋다”면서 “영화 배우 생활을 오래했지만 뮤지컬이 훨씬 역동적이고 재미있는 것 같다”고 했다. 많은 문화·예술분야 가운데 관객과 소통하고 시기성을 가장 잘 담을 수 있는 대표적 아이콘이라는 것이다. 뮤지컬 예찬론은 계속됐다.
“내년에는 올해 보다 100% 늘어난 예산을 확보해 뮤지컬 마니아들에게 영화티켓 가격으로 좋은 작품을 접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궁극적으로 DIMF를 통해 대구를 미국의 브로드웨이나 영국의 웨스트엔드와 같은 세계적인 뮤지컬 본산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야무진 말투가 눈길을 끄는 강 이사장의 얼굴에 그의 희망이 가득 묻어났다.
‘성일가(家) 와인’과 영화박물관
강신성일 이사장은 칠순을 넘긴 나이에 걸맞지 않게 일에 대한 열정은 아무도 못말린다.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 이사장직을 맡아 대구를 문화의 도시로 업그레이드시키는 것이 첫째 목표다.
또 영천에서의 새로운 삶의 재미도 톡톡히 즐기면서 영화박물관, 성일가(家) 와인을 만드는 사업도 착착 진행 중이다. 강 이사장의 이런 사업들은 영천시의 브랜드 제고에 대한 갈증과 맞아 떨어져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영천 시민 뿐만 아니라 영천시장을 비롯한 관계자들도 ‘강신성일’이라는 브랜드를 통해 영천의 이미지를 높이고 관련 사업을 발굴, 부가가치를 높이는 프로그램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영천영화박물관’은 강신성일과 엄앵란 배우가 소장하고 있는 엄청난 양의 영화와 관련 자료를 활용한다면 경쟁력 있는 문화관광자원이 될 가능성이 높다.
‘성일가 포도주’는 강 이사장이 1973년부터 포도주의 매력에 빠지면서 즐겨왔던 미각을 살려 포도 주산지인 영천에서 우수한 품질의 포도로 그만의 독특한 와인이 제조될 것으로 전망된다.
강 이사장이 영천에 둥지를 튼 것은 지인의 초대로 포도를 먹으러 왔다가 주변경관과 포도밭의 매력에 빠지면서 시작됐다.
영천시 괴연동 채약산 자락에 금강송으로 우리나라 최고의 한옥을 지은 그는 좋아하는 지인들을 만나면서 좋아하는 일을 추진할 계획이다. 넓은 마당에는 진돗개와 풍산개를 키우고 그의 ‘애마’도 들여올 생각이다.
강 이사장은 한때 정치계에 몸담은 적이 있다. 두번 낙선의 고배를 마셨지만 대구 동구에서 전국에서 세번째로 많은 표를 획득, 16대 국회의원 배지를 달고 여의도에 입성했다. 그의 정치에 대한 꿈은 오래 전부터 시작됐다. 1970년대 정치와 연줄이 닿아 국회 입성이 내정됐으나 부인의 반대로 무산되기도 했다. 강 이시장은 “정치에 뜻을 두게 된 것은 영화와 관련한 법이 악법이어서 이를 바꿔보려고 한 것”이라고 했다.
칠순을 넘겼지만 종합예술인으로써 일에 대한 욕심은 조금도 줄지 않았다. “나이를 먹을수록 오히려 열정이 더 커진다”고 할 정도다. 영천시 채약산 자락에 마련한 한옥에서 제 2의 삶을 진지하고, 치열하고, 재미나게 꾸려갈 강신성일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