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월에 얽힌 이야기
1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은 중립적인 위치를 취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군수품을 여기 저기 참전국에 수출해서 많은 이익을 봤습니다.
그 때, 일본산 생선 통조림은 참전국 병사들이 제일 싫어한 상품 중 하나였습니다.
왜냐하면, 일본산 생선 통조림에는 생선 대신 자갈이 들어있는 가짜가 많았는데, 그 수량이 무려 40%에 달했습니다.
그래서, 당시에 세계인들의 뇌리에는 ‘일본산’이라고 하면 짝퉁의 대명사로 각인되었다고 합니다.
요즘은 ‘일본산’하면 신용의 결정체로 인식되고 있지만, 한 때 일본산도 이런 시절이 있었습니다.
한 때, 한국도 짝퉁의 대가로 정평이 나 있었던 적이 있습니다.
이제 그 짝퉁 대가의 명성도 중국에 밀리고 있나 봅니다.
차도 마찬가지입니다.
필자가 중국에서 차를 만들고 나름대로 필자의 차가 이름이 나자, 짝퉁 ‘호암다도’가 많이 나옵니다.
모 차창의 ‘월진월향’이 짝퉁으로 만들어져서 팔리기 시작하더니, 급기야는 ‘호암다도’만 전문적으로 위조해서 한국으로 들여오는 팀(주로 한국인, 연태-인천간 따이공)도 생겼다고 합니다.
호암다도 대리점을 내주겠다면서 돈을 요구하는 사람들까지 생겼다고 합니다.
(아직까지 호암다도엔 대리점이란 이름이 존재하지도 않고, 그런 영업 행위를 하는 사람이 없습니다.)
호암다도의 짝퉁이 많이 거래된다고 하는 것은 한편으로 명품이 되었다는 뜻으로 통하기 때문에 기분이 좋아지기도 하지만, 짝퉁으로 피해를 볼 분들을 생각하면 우려되는 바가 없지도 않습니다.
황금월이 나오게 된 내력부터 얘기해야겠습니다.
산간에는 과거에 솥이 없었기 때문에 모든 차가 태양에 의해 건조가 되었습니다.
덖는 방식을 맹해 지역에서 처음 들여온 것이 2002년인데, 남나산의 반포로자이가 최초였습니다.
따지고 보면 불과 10년 전인데, 과거의 전통적인 고수차 제조 방식은 잊혀지고 말았습니다.
2007년도부터 2009년까지 필자가 운남 산간 마을을 헤집고 다니면서 여러 촌로들에게 자문을 구했으나, 불과 몇 년 전의 일도 잊어버렸는지 다들 의견이 분분해서 ‘레시피’를 만들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2009년 4월 말에야 노반장 차청으로 만든 것 중에 최초로 8편이 성공하게 되는데, 현지(만시춘)에서도 상당한 주목을 받게 됩니다.
우리 말로는 조금 촌티(?) 나지만, 현지 상인들이 이 차의 이름을 새로 지어줬는데 그것이 바로 황금월(黃金月)입니다.
중국 발음으로는 “황진위에“라서 어감이 좀 낫습니다.
이 중 몇 편을 한국에 가져왔는데, 몇몇 대학의 차 연구소 등에서 특히 주목을 하더군요.
왠일인가 싶었는데, 2010년에 한국에 ‘황금보이차’라는 이름으로 난데 없는 황금월 짝퉁이 좍 깔리는 것이 아닙니까?
올해 와서야 누구의 소행인지 자세히 파악을 할 수 있었습니다만, 작년만 해도 참 신기하고 괘씸하더군요.
이 때 팔린 황금차는 황금월은 아니고 월광백이었습니다.
월광백과 황금월은 완전히 다른 차입니다.
한국의 보이차 소비자들을 우롱한 것이지만, 진품을 본 적이 없는 분들에게는 인기를 끌었다고 합니다.
‘뤼비똥’ 핸드백을 본 적이 없고, 명성만 들어본 분들에게는 짝퉁을 팔기가 쉬웠을 것입니다.
이런 소상인의 후안무치는 그렇다 치고, 작년부터 맹해 지역의 큰 차창에서도 차이름을 ‘황금세월’이라고 만들어 팔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
황금월에 ‘세’란 글자만 더 넣은 것이죠.
여기에서 필자가 짚고 넘어갈 것은, 지금까지 지구상에 압병해서 나온 황금월은 단 8편 밖에 없다는 사실입니다.
2년이 지난 지금 파편만 어딘가 떠돌 뿐, 완전한 병차로 존재하고 있는 것은 지구 아니 우주 어디에도 없습니다.
올해 성공한 황금월도 현재 모차로만 있을 뿐 압병하지 않았습니다.
황금월이 올해 수입되고 나면, 내년에는 아마도 짝퉁이 넘쳐날 것으로 생각됩니다.
더욱 웃기는 것은, 여기 저기 필자의 험담을 하고 다니는 분들이 이 짝퉁 수입에 관여되어 있다는 사실입니다.
어떤 차선생님은 필자의 정보를 빼다가 그 상인들에게 팔아넘긴다고도 합니다.(작년부터 이 분이 계속 저를 피해 다니시던데, 이제야 그 이유를 알게 되었습니다. ^^)
참 무서운 세상이죠?
그러나, 짝퉁의 대가들이 일본->한국->중국으로 넘어오듯이, 호암다도의 짝퉁을 전념하시는 이런 분들도 언젠가 세월이 흐르다 보면 좋은 차인들이 되시리라 믿습니다.
하지만, 짝퉁은 짝퉁일 뿐!
진품에는 절대로 다가서지 못한다는 점을 밝힙니다.
가볍게 시작한 글인데, 다소 무거워졌습니다.
필자 특유의 글버릇이 고쳐지지 않네요.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첫댓글 언제 찻자리에서 차를 직접 비교해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겠습니다.
너무 달라서 이름이라도 비슷하게 붙이면 안될거로 보일 정도입니다.^^
그 짝퉁이라는 차, 맹해차창의 황금세월을 말씀하시는 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