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미년 새해를 맞아 조계종 총무원장 정대스님을 만나
종단의 새해 사업과 최근의 나라 사정 등에 관해 들었다.
강추위에 독감을 심하게 앓는 가운데서도
스님은 손님맞이에 여념이 없었다.
스님은 “올해는 자기안의 탐욕과 질시 어리석음을 버리고
지혜를 밝히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스님은 또 올해는 한국불교 중흥의 기반을 다지는 해로 선정,
총본산 성역화에 매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총본산 성역화불사
성공적 마무리로
종단의 정체성
확고히 세울터
한반도 통일
세계평화와 직결
남북교류 순탄하게
불교가 역할할 것
- 계미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새해를 맞아 불자들과 국민들에게 인사말씀을 부탁드립니다.
“불기 2547년 계미년(癸未年) 새해를 맞아 이천만 불자와 국민 여러분께 부처님의 가피력과 지혜광명이 늘 함께 하시길 기원합니다. 지난해는 온 인류의 축제인 월드컵을 성공적으로 개최하고 4강 신화까지 이룩했습니다. 또 새 대통령을 선출, 온 나라가 기대에 차있습니다. 우리 2천만 불자와 국민들은 불이(不二)와 원융사상으로 계층, 지역, 남북, 국가, 민족 사이의 대립과 갈등을 넘어 화해와 대화, 그리고 협력을 통한 상생과 평화의 시대를 열어가야 하겠습니다. 부처님께서는 중생계의 고통과 업보 윤회가 모두 자기 마음에서 빚어진 것이라 하였으니 자기 안의 탐욕과 질시와 어리석음을 버리고 자기 안의 지혜를 밝히고 부단히 닦아 나가기를 바랍니다. 아울러 국민 여러분과 불자님의 가정에 부처님의 지혜와 자비광명이 함께 하기를 축원드립니다.”
- 새해에는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건립 등 어느 해보다도 희망찬 사업이 잡혀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새해 종단이 펼칠 사업에 대해 말씀 해주시죠.
“올해는 한국불교 중흥의 기반을 다지는 해로 정하고자 합니다. 이는 한국불교총본산 성역화 불사를 통해 총화될 것입니다.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은 한국불교의 세계화와 백년대계를 위한 물질적, 정신적 내용을 담보하는 불사로서 한국불교 미래를 책임지는 중심역할을 할 것입니다. 종단 내적으로는 사부대중의 교육시스템 정착을 위해 힘쓸것입니다. 그것을 통해 내실있는 신행과 수행을 통해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종단으로 거듭날 것입니다. 또한 불교전통문화의 대중화, 정보화를 통해 국민과 함께하기 위한 사업을 펼쳐나갈 계획입니다.”
-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건립 불사는 어느 정도 진행되고 있습니까.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불사는 작년 5월 공사를 시작하여 토목공사를 완료하였고, 현재 지하 4층까지 철근콘크리트 공사가 순조롭게 진행중입니다. 역사문화기념관 공사를 위한 대중모연만 회향된다면 역사문화기념관 불사는 아무런 장애없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것입니다.”
- 불사와 관련하여 앞으로 남은 과제와 종도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은 없습니까.
“한국불교총본산 성역화 불사는 종단의 정체성을 확고히 세우는 일이자, 한국불교의 미래를 위한 대변화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대중모연을 통해 부족한 재원을 마련하는 것과 함께 종도들 모두가 함께 의미를 공유하고 한국불교의 희망을 함께 그려보기 위한 것입니다. 따라서 모든 종도들의 원력과 지혜를 모아주시기를 당부드립니다.”
- 불교신문이 올해부터 주2회를 발간하고 있습니다. 불교신문 발행인으로서 이 자리를 빌어 독자들에게 당부의 말씀을 부탁드립니다.
“어려운 고민끝에 지난해 1년동안 준비를 거쳐 올해부터 주2회를 발간하고 있습니다. 야심차게 출발했지만 어려움이 한둘이 아닙니다. 불교신문은 불자들이 주인인 불자들의 신문입니다. 불자들이 모두 내 신문이라는 주인의식을 갖고 사랑하고 찾을 때 불교신문은 새롭게 거듭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동안 지면이 부족해 싣지 못했던 여러 스님들과 불자들의 움직임을 빠짐없이 보도하고 또 우리 불교계와 사회가 나아가할 길을 밝히는 그야말로 어둠속의 등불과도 같은 역할을 할 것입니다. 불교신문이 변해가는 모습을 지켜만 볼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나서 도와주고 이끌어주기를 불자여러분들에게 거듭 당부드립니다.”
- 지난 대통령 선거를 계기로 사회에는 변화의 움직임이 거세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사회의 원로로서 이러한 변화에 대해 어떻게 보십니까. 또올바른 변화상은 무엇입니까.
“작년 한해 월드컵 축구대회의 응원열기, SOFA 개정운동, 정책과 미디어 선거로 평가되는 대통령 선거 참여 등을 통해 국민들의 성숙한 의식과 사회변화는 우리사회가 새로운 단계로 발전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한국사회는 민주시민사회로서 자긍심과 능력을 갖추었으며, 이를 토대로 남북관계와 세계평화라는 과제에도 적극적으로 역할을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런 의식과 생활의 변화에 따라 스스로가 주체적인 인간성을 갖추고, 사회와 자연과 상호 평등과 조화속에서 발전을 만들어 가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 북핵문제로 한반도의 평화가 위협받고 있습니다. 미국과의 우방 관계도 해치지않으면서 북한과의 평화도 유지해야하는 국가적으로 어려운 과제가 놓여있습니다. 이 난국을 어떻게 헤쳐나갈 수 있을 까요.
“남북통일과 세계평화는 직결된 문제입니다. 따라서 우리 나라가 주도적으로 주변국가의 협력과 대화를 통해 평화적으로 해결해 나가야 합니다. 이제는 우리 국가의 달라진 위상을 확인할 수 있는 좋은 시기라고 봅니다. 힘의 논리가 아닌 상호 존중을 통해 대화로 풀어나가야 합니다. 우리 종단도 올해는 남북화해와 협력에 도움이 되는 여러 사업들을 펼쳐나 갈 것입니다. 분단전부터 우리 민족의 심성을 지배했던 불교는 남북한의 교류 협력에 좋은 역할을 할 수있을 겁니다. 북쪽 사람들도 우리 전통종교인 불교에 대해서는 거부감이 없다고 들었습니다.”
- 오는 3월 19일 세계적으로 존경받는 베트남의 틱낫한 스님이 방한한다고 합니다. 틱낫한 스님에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며,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분으로서 환영의 말씀을 부탁드립니다.
“틱낫한 스님의 세계평화를 위한 노력과 활동에 감사를 드립니다. 스님이 평화를 위해 노력해오신 그간의 활동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습니다. 이번 한국방문이 한반도의 평화분위기에도 기여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더불어 한국불교와의 대화를 통해 세계인이 부처님의 평화와 자비의 가르침을 확인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 올해는 총무원장 4년 임기의 마지막 해입니다. 지난 4년간의 소회와 앞으로의 종무 방침을 듣고 싶습니다.
“지난 3년간 종단의 안정과 화합을 이루었습니다. 제방의 큰스님들을 비롯한 모든 종도들의 성원에 감사를 드립니다. 또한 중앙승가대 이전불사 등 크고 작은 대소사들이 원만하게 진행되었습니다. 또한 한국불교의 새로운 이정표가 될 한국불교총본산성역화 불사도 성공적으로 진행중입니다. 무엇보다도 종단의 안정과 화합일 것입니다. 이것이 최우선 되는 속에서 종단의 기틀을 완벽히 하는 사업을 마무리 할 계획입니다. 마지막까지 종도 여러분들의 성원과 협력을 부탁드립니다.”
법호가 월암(月庵)인 정대스님은 37년 전북 전주 출생으로 62년 1월 완주 위봉사로 출가, 이듬해 인천 용화사에서 전강스님을 은사로 사미계를, 67년 통도사에서 월하스님을 계사로 비구계를 받았다. 스님은 여주 신륵사 주지, 조계종 총무원 사회부장 재무부장 총무부장 등 요직을 두루 거치고 중앙종회 부의장, 중앙종회의장 , 용주사 주지 등을 거치면서도 용주사 중앙선원 수덕사 등 선원에서도 참선 수행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스님은 소탈하면서 상대방을 설득시키는 힘이 대단해 중앙종회의원 시절에도 스님이 발언을 하면 팽팽하게 대립되던 안건이 일거에 정리돼 주변을 놀라게 했었다. 솔직하고 담백한 어법 때문에 기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김대중 대통령과 허물없이 독대하는 몇안되는 인물중의 한명으로 스님을 만나려는 정 관 계 인사들이 늘 대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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