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극단의 이성열 예술감독 알베르 카뮈 작 박근형 각색 연출의 페스트
공연명 페스트
공연단체 국립극단
예술감독 이성열
작가 알베르 카뮈
각색 연출 박근형
공연기간 2018년 5월 18일~6월 10일
공연장소 명동예술극장
관람일시 5월 28일 오후 7시 30분
명동예술극장에서 국립극단의 이성열 예술감독, 알베르 카뮈 작, 박근형 각색 연출의 <페스트>를 관람했다.
알베르 카뮈(Albert Camus, albɛʁ kamy, 1913~ 1960)는 프랑스 식민지였던 알제리 몽드비에서 출생했다. 알사스 출신의 농업 노동자였던 아버지가 1차 세계대전 중 전사하고, 청각 장애인 어머니와 할머니와 함께 가난 속에서 자란 카뮈는 초등학교 시절 L. 제르맹이라는 훌륭한 스승을 만난다. 어렵게 대학에 진학해 고학으로 다니던 알제대학교 철학과에서 평생의 스승이 된 장 그르니에를 만나 큰 영향을 받게 된다. 대학시절에는 연극에 흥미를 가져 직접 배우로서 출연한 적도 있다. 결핵으로 교수가 될 것을 단념하고 졸업한 뒤에는 진보적 신문에서 신문기자로 일한다. 한때 공산당에 가입했던 그는 비판적인 르포와 논설로 정치적인 추방을 당하기도 하고, 프랑스 사상계와 문학계를 대표했던 말로, 지드, 사르트르, 샤르 등과 교류하며 본격적인 작품 활동에 몰입한다. 초기의 작품 <표리(表裏)>(1937), <결혼>(1938)은 아름다운 산문으로, 그의 시인적 자질이 뚜렷하게 드러난다. 1942년 7월, 문제작 <이방인(異邦人)>을 발표하면서 주목받는 작가로 떠오른다. 제2차 세계대전 중에는 저항운동에 참가하여 레지스탕스 조직의 기관지였다가 후에 일간지가 된 「콩바」의 편집장으로 활약한다. 향후 시와 소설, 수필, 그리고 희곡을 집필해 노벨상을 수상한다. 그리고 교통사고로 젊은 나이에 목숨을 잃는다.
소설로는 <행복한 죽음A Happy Death (La Mort heureuse)> (1936–1938, 사후 출간 1971)<이방인The Stranger/The Outsider (L’Étranger)> (1942) <페스트The Plague (La Peste)> (1947) <전락The Fall (La Chute)>(1956) 단편집<적지와 왕국Exile and the Kingdom (L’exil et le royaume)> (collection) (1957) <최초의 인간The First Man (Le premier homme)> (집필중 사망하여 미완성, 1995) 등을 집필했다.
희곡으로는 <아스튀리의 반란Révolte dans les Asturies> (1936),<칼리굴라Caligula> (1938) <오해The Misunderstanding (Le Malentendu)> (1944) <계엄령The State of Siege (L’ Etat de Siege)> (1948) <정의의 사람들The Just Assassins (Les Justes)> (1949) <정령> Les Esprits(피에르 드 라리베의 원작을 번안)> (1953) <십자가에의 예배 La Dévotion de la croix>(페드로 칼데론 데라바르카의 원작을 번안) (1953) <흥미있는 경우 Un cas intéressant>(디노 부차티의 원작을 번안) (1955) <한 수녀를 위한 진혼곡Requiem for a Nun> (Requiem pour une nonne, 윌리엄 포크너 원작을 번안) (1956) <올메도의 기사 Le Chevalier d’Olmedo>(로페 데 베가의 원작을 번안) (1957) <악령The Possessed (Les Possédés> 도스토옙스키 원작을 번안) (1959) 등이 있다.
박근형은 1986년 극단 76단 배우로 입단, 이후 연출로 전향하였다. 1999년 ‘청춘예찬’으로 그 해 연극계의 모든 상을 휩쓸며 평단과 관객에게 이름을 알렸고, 연극계를 이끌어 갈 차세대 연출가로 주목 받기 시작했다. 현시대 소시민의 일상을 그대로 무대 위에 옮겨놓음과 연극적인 양식과 어법, 인위적인 연기에 反한 표현이 특징이다. 우리의 우울한 일상의 끝은 절망이라고 아무렇지도 않게 보여주면서도 관객에게 어딘가에 있을 희망의 존재를 상기시키게 하는 매력적인 연출가이다. 2006년 '경숙이, 경숙아버지'라는 작품으로 연극계의 모든 상을 싹슬이 하면서 스타연출가로서의 면모를 다시 한 번 보여주고 있다.
동아연극상 작품상, 대한민국연극대상 작품상, 동아연극상 작품상 연출상, 동아연극상 작품상 희곡상, 김상렬 연극상, 올해의 예술상동아일보 차세대를 이끌고 갈 연출가 1위 선정, 평론가협회 올해의 연극 BEST 3, 동아연극상 작품상, 희곡상, 백상예술대상 희곡상, 문화관광부 장관상 등을 수상했다.
<페스트(La Peste)>는 제2차 세계대전의 전운이 감돌던 1940년대 프랑스령 알제리 북부 해안의 작은 도시 오랑(Oran)에서 갑작스럽게 페스트가 발생하고, 그에 따라 외부와 격리 조치가 취해지면서 오랑 시는 외부와 단절되고 시민들은 고립된다. 그렇게 외부로부터 고립된 채 하루에도 수십, 수백 명씩 사람들이 죽어 나가는 막장 상황이 1년 동안 지속되면서 주인공이자 의사인 베르나르 리유(Bernard Rieux), 그의 협력자인 말단 공무원 조제프 그랑(Joseph Grand), 도시의 책임자인 여성지사, 기득권층 출신의 반항아 장 타루(Jean Tarrou)를 중심으로, 오랑에서 빠져나갈 수 있었음에도 결국 떠나지 않고 리유를 돕기로 결심하는 파리에서 온 신문기자 레이몽 랑베르(Raymond Rambert), 페스트를 타락한 인류에 대한 하느님의 징벌이라고 주장하는 판느루(Paneloux) 신부, 페스트로 야기된 혼란 상황을 이용하여 사리사욕을 챙기는 코타르(Cottard) 등이 등장, 연극을 펼쳐나간다.
무대는 배경까지 층층이 계단식으로 가로놓인 단으로 연결되고, 상수 끝에서 하수 객석 가까이에 까지 경사진 길이 나있다. 배경 앞에는 물이 담긴 주소가 가로 연결되어 놓여 있고, 수조 하수 쪽에 피아노가 놓여 있다. 천정에는 철창 같은 조형물 여러 개가 줄에 매달려 있고, 무대 후면 좌우와 전면 좌우에 등퇴장 로가 있다.
연극은 도입에 장벽 같은 차단물을 병사 두 사람이 점검하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차단물이 천정으로 올라가면 주인공 노년의 리유 의사가 등장해 해설자 역할을 하면서 페스트의 발병을 알린다. 젊은 시절의 의사인 리유가 등장을 하고 시청 청소부가 죽은 쥐를 들어 보이고, 여기 저기 죽은 쥐를 발견했다는 사람들이 하나하나 등장을 한다. 죽은 쥐 떼와 더불어 이상증세를 보이는 사람이 생겨나기 시작한다. 제일 먼저 희생당한 사람은 리유가 살고 있는 아파트의 경비인 미쉘이라는 노인이다. 그의 죽은 모습은 페스트와 증상이 같았고, 같은 유형의 희생자가 지속적으로 늘어나 오랑시의 여성지사는 페스트가 발병했다는 사실을 발표하게 된다.
페스트로 인해 죽어가는 사람들이 하나둘씩 늘어나고 시는 폐쇄되기에 이른다. 시가 폐쇄되기 직전, 원래 지병을 가지고 있던 리유의 부인은 요양 차 다른 시로 떠나니, 리유와 부인은 생이별을 경험하게 된다.
파리의 신문기자였던 랑베르는 페스트로 죽어가는 사람보다는 오직 이 지역을 탈출하기만을 소망한다.
병이 수그러들지 않고 그 희생자 수가 늘어날수록 모든 공공기관은 임시 격리소로 변하게 되고 시의 물자도 부족하게 되어 사람들은 혼돈 속으로 빠져 들게 된다.
처음에는 시의 폐쇄로 인해 할일이 없어지게 된 사람들이 거리에 나와서 카페에서 술을 마시거나 삼삼오오 모여 병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지만 시간이 가면 갈수록 거리는 텅 비게 되고 창문은 굳게 닫히게 된다.
환자의 수가 늘어날수록 인력이 부족하게 되자 타루는 리유에게 보건 대를 조직하여 돕겠다고 하고 그랑과 타루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봉사에 동참하게 된다. 이런 상황 속에서 타루의 피아노 연주는 감동을 낳고 깊은 인상을 남긴다. 이 시를 탈출하려 했던 기자 랑베르도 보건 대에 합류한다.
겨울이 다가오자 병은 수그러들지만 리유의 부인은 호전되지 않고 죽음을 맞이한다. 헌신적으로 보건 대에서 봉사했던 코타르는 페스트가 물러남에 따라 큰 충격을 받는다, 코다르는 모두가 불행해지는 것에 위안을 받았던 사람인데, 병이 수그러들자 본성을 드러내고 경찰과 총격을 벌이다가 마침내 사망한다.
그랑과 타루는 페스트가 거의 수그러들 때에 감염이 되고 만다. 그랑은 극적으로 살아남게 되고, 타루는 삶의 희망을 저버리지 않고 페스트와 싸웠지만 끝내 피아노에 머리를 박은 채 죽고 만다. 마지막 장면은 도입에서처럼 도시 차단막을 두 명의 병사가 점검을 하고 차단막이 올라가면 나이든 의사 리유가 등장해 마무리 해설을 하는 장면에서 공연은 끝이 난다.
이찬우가 나이든 리유, 강지은이 여성지사, 임준식이 젊은 리유, 김수아가 리유의 아내, 김 한이 그랑, 이원희가 피아노 연주하는 타루, 박형준이 기자 랑베르, 김은우가 코타르, 장지아가 리샤르, 이호열이 카스텔, 조영규가 신부, 박시영이 수위의 아내, 김혁민이 판사, 박소연이 판사 아내, 조남융이 장교, 심상윤이 장교, 심재현 리유의 간호사, 안소영이 신문판매원, 홍수만이 군인, 홍명환이 판사 아들로 출연해 출연자 전원의 출중한 연기력과 작중인물로서의 탁월한 성격설정은 관객의 갈채를 받는다.
무대 박상봉, 조명 김창기, 의상 오수현, 음악 박민수, 소품 분장 장경숙, 조연출 이은준 황민형 등 스텝진의 열정과 기량이 드러나, 국립극단의 이성열 예술감독, 알베르 카뮈 작, 박근형 각색 연출의 <페스트>를 본고장인 유럽공연을 해도 좋을 원작을 능가하는 걸작연극으로 탄생시켰다.
5월 28일 박정기(朴精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