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어르신들이 비만한 손주를 데리고 오셔서 어릴 때 녹용을 먹여 그렇단 얘길 하십니다. 한의사의 정확한 진단과 처방에 의한 녹용 복용은 아무런 문제도 일으키지 않습니다. 어린이의 성장에 보편적으로 녹용을 넣는 경우가 많아서 임의 조제가 많이 이루어집니다. 녹용 또한 약제이므로 임의 복용시 각종 부작용이 생길 수 있습니다.
성장을 장애하는 원인에는 하나 또는 두개의 장기가 허약하여 전체적인 발육부진을 초래하여 생기게 됩니다. 이는 호르몬 분비의 부족과 성장판 활동 저해로 발육이 느려지게 됩니다.
가장 많은 경우가 소화기 허약으로, 밥맛이 없어 잘 먹지 않고 편식을 하며 자주 체하거나 차멀미를 하고, 소화가 안되며 구토나 설사로 몸이 마르는 상태입니다. 밥이 보약인데 이 밥을 먹지 않으니 문제죠. 이 경우 적절한 영양흡수가 이루어지지 않아 성장에 장애를 줄 수 있습니다. 소화기를 다스리는 처방을 통해 극복됩니다.
호흡기 허약은 감기를 달고 살며 잦은 기침, 편도선염, 알러지성 비염, 천식 등으로 면역이 떨어진 상태입니다. 자주 아프면, 식욕도 저하되고 깊은 수면이 이루어지지 않아 예민해지는 등 복합적인 성장장애 요인들을 수반하게 됩니다.
특히 항생제 복용이 자주 이루어지게 되면, 소화기가 약해집니다. 아토피나 알러지성 비염의 경우도 완치는 어렵더라도(꾸준한 관리로 건강을 유지한다고 생각하세요) 대증치료를 통해 증상을 완화시켜 주어야 키가 크는데 장애를 받지 않습니다.
정신계 허약은 잘 놀라고 잘 울며 밤에 꿈을 많이 꾸거나 예민하여 수면에 장애를 가진 상태입니다. 신경이 예민한 경우 마르기 쉽고, 잠을 깊이 못 자므로 성장에 장애를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는 심(心)을 다스리고, 수면에 도움이 되는 처방이 적절합니다.
근골격계 허약은 팔다리 근육이 말라 있으며, 팔이나 다리를 자주 삐거나 자주 넘어지며 다리에 쥐가 잘나고 운동하면 쉬 피곤해지는 상태입니다. 이는 간신(肝腎)을 보하는 처방이 적절합니다.
성장통은 한창 자라는 아이들이 무릎이나 발목주위가 아픈 것으로 뼈는 급속히 자라는데 근육이나 인대 등이 따라가지 못하는 것입니다. 밤에 심하게 아플 때는 주물러 주거나, 따뜻한 찜질을 해줍니다. 근본적으로는 뼈와 근육을 튼튼하게 하고 성장기에 영양분이 균형을 이룰 수 있도록 합니다. 뼈와 근육을 보하는 약을 쓰고, 단백질과 칼슘이 많은 음식을 공급합니다.
비뇨생식기 허약은 소변이 잦고 밤에 자주 깨서 소변을 보거나 늦게까지 소변을 가리지 못하는 경우, 아침에 눈 주위가 붓는 상태입니다. 신(腎)을 보해주는 처방이 적절합니다.
그 외에도 후천적인 섭생 문제나 스트레스성 장애로 인한 성장장애도 많습니다. 소아비만이 많아지는데, 비만시 나오는 에스트로겐도 성호르몬과 유사하여 성장을 저해하게 됩니다.
비만은 이차적으로 아토피로 진행하기도 하므로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는 것은 성장뿐 아니라, 학업능률 향상에도 도움이 됩니다.
무엇보다도 인스턴트 음식을 피하고 균형있는 식사와 고른 영양섭취가 중요합니다. 비만이 아닌 경우라면 성장기에 고열량의 섭취가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