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에 사는 나는 우리나라가 자랑스럽고 뿌듯할 때가 많다. 우리 가게에 오는 외국 손님이 내게 "안녕하세요?"라며 인사하는 것은 이제 더이상 놀랍지도 않다. 토론토의 그 다양한 사람들은 한국 드라마를 보고, 한국 음식을 먹고, 한국이 잘 사는 줄도 알고, 배우들이 인물 좋고 멋지다 하고, '메이드 인 코리아'면 고급스럽다고 믿는다. 한국 드라마를 시청하고 K팝을 들으면서 자기들도 모르는 사이에 한국 이미지를 그렇게 만들어놓았기 때문이다.
내년이면 캐나다에 산 지 20년이 된다. 20세기 후반 들어 한국이 눈부시게 발전했다고 하지만 21세기 20년 동안 한국은 20세기의 열배 이상 더 빠르게 변화하고 발전했을지도 모른다. 내가 캐나다에 살러올 즈음만 해도, 한국이 어디에 있는지 모르는 사람들이 많았다. 10년 전만 해도 '사우스'와 '노스' 코리아를 구분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러나 지금은 한국은 잘 사는 나라, 고급스러운 나라로 통한다. 토론토 Costco에서 한국 가전제품이 중앙을 차지한 것은 오래 전 일이다. 삼성과 LG는 가장 비싸고 가장 인기가 있다. 요즘은 김치, 김, 만두, 유자차 같은 먹거리까지 밀려들고 있다. 캐나다 최대 공영방송의 아침뉴스 시간에 BTS의 우리 말 노래 <봄날>이 5분 가까이 흘러나온다. 메인 뉴스시간에 한국 노래가 나올 정도이니 음악방송에서 들으면 이제는 그런가 보다 한다.
한국은 이제 나 같은 한국 사람이 아니라, 내 주변의 캐나다 사람들이 인정하고 좋아하는 명실상부한 선진국이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도, 한국 사람인 나는 한국을 선진국이라 부를 수가 없다. 아래와 같은 일들이 그 선진국의 한 복판에서 버젓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내가 한국의 어떤 정치세력을 지지하느냐 하는 것과는 하등 관계가 없다. 내가 좋아하는 정치세력이 그랬다면 열배는 더 모질게 비판하고 지지를 철회했을 것이다.
몇해 전, 서울 강서구에서 큰 사건이 벌어진 적이 있다. 그 지역구 김성태 의원이 특수학교가 들어설 자리에 국립한방병원을 짓겠다고 공약하는 바람에 지역주민들이 학교설립을 반대하는 일이 벌어졌었다. 장애아이들 공부 좀 하게 해달라고 학부모들이 무릎까지 꿇어가며 호소했었다.
그즈음 나는 페이스북 댓글을 통해 특수학교 설립을 반대하는 강서구 거주자와 대화를 나눈 적이 있다. 그분의 주장도 일리가 있었다. 안 그래도 강서구에는 다른 구보다 훨씬 많은 장애인 특수시설이 들어서 있는데, 왜 또 강서구냐라는 이야기였다. 나는 강서구가 가장 열리고 깨인 지역이라고 말해주었다. 장애인들의 교육 문화시설을 받아준 만큼 당신들이야말로 가장 선진국 시민답다고 이야기했다. 그렇게 말하면서도 서울에서 상대적으로 발전이 더디다는 강서구의 주민들에게만 그런 강요를 하는 것 같아 마음이 좋지는 않았다. 결국 강서구 주민들은 대승적 결단을 내렸다. 갈등은 마무리되었고, 특수학교가 들어섰다. 드디어 졸업생을 배출했다는 뉴스를 작년에 들었다.
강서구는 듣기 좋은 말이 아니라 진짜로 서울에서 가장 선진적인 지역이 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나는 '어울림플라자 재건축'이라는 프로젝트를 이번에 처음 알았다. 말 그대로 장애인을 포함한 모든 사람들이 함께 어울릴 수 있는 복합문화단지라고 했다. 특수학교가 많은, 특수학교를 또 새로 받아들여준 강서구니까 가능한 문화시설일 수도 있겠다 싶었다.
지난번 특수학교 사태를 촉발시킨 사람은 김성태 의원이었다. 그는 학교 부지에 실현 가능성도 없는 '국립한방병원 설립하겠다'는 거짓 공약을 내세워 갈등과 싸움을 부추겼다. 그리고는 나몰라라 하며 뒤로 빠져버렸다.
이번에는 같은 당 소속 서울시장 후보 오세훈이다. 김성태가 지역주민들을 들쑤신 것과 같은 방법으로, 오세훈도 오랜 난항 끝에 설립하기로 결정한 문화복합단지 설립 계획을 전면 재검토하겠다며 지역주민들을 들쑤셔대고 있다. 모름지기 정치인이라면 사람답게 사는 더 좋은 세상을 만드는 비전을 내세우며 표를 달라고 해야 옳다. 시민들을 그런 세상으로 이끄는 것은 정치인들의 의무이다.
그러나 김성태나 오세훈은 함께 어울려 사는 좋은 세상에는 관심이 없다. 저들은 오로지 사람들의 돈 욕심만 부추길 뿐이다. 저들은 장애인들을 교육도 필요없고, 일반 시민들과 어울려 문화생활을 즐길 자격도 없는 거추장스러운 존재, 그러니 눈에 안 보이는 뒷방으로 치워야 할 존재쯤으로 간주할 뿐이다.
강서구 지역주민들이라고 해서 왜 욕심이 없겠나. 그러나 그들은 그런 욕심을 누르고 특수학교와 문화단지 설립이라는 큰 결단을 내려주었다. 특수시설을 가장 많이 받아들인 강서구 주민들이니 내릴 수 있는 결단이다. 서울에서도 가장 발전이 더디다는 강서구에서 내린 결단이니, 사람들의 착하고 순한 인심이 눈물겹다.
그런데 저 두 사람은 그런 시민들의 선의마저 짓밟아버린다. 장애인을 받아들이고 함께 어울릴 줄 아는 강서구 주민들을 돈만 아는 천박한 사람들로 만들려 한다. 지역 주민들을 '선진시민'이 아닌 '자본천민'으로 떨어뜨리는 사람이 제1 야당 국회의원이었고, 또 지금의 서울시장 후보이다. 국민을 천민으로 만드는 이들이 유력 정치인으로 저렇게 활개를 치는 나라를 나는 선진국이라 부를 수 없다.
거짓말이 들통나면 다시는 공직사회에 발을 못 들이는 나라가 선진국이다. MB처럼 거짓말을 밥먹듯이 한 사람이 대통령이 되고, 그 사람이 감옥에 들어갔는데도, 다시금 거짓말을 하는 사람이 공직에 오르려 한다. 한번도 아니고 또다시 거짓말쟁이가 공직자 후보로 나올 수 있게 하는 그런 사회를 어떻게 선진국이라 부를 수 있을까. 성숙한 선진 국민에게서 '돈만 아는 천민 근성'을 끄집어내려는 사람들이 유력 정치인이라면, 그런 나라가 어떻게 선진국일 수 있을까.
한편으로는 자랑스러우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너무도 부끄러운 모국의 모습이다. 저런 모습을 한 정치인들이 사진처럼 저렇게 여전히 살아 있는 것을 보면.
*아래부터는
1) 비염, 축농증
2) 분노조절장애, ADHD
3) 여드름과 아토피 등 피부병
4) 만성피로 원기(에너지) 회복
5) 다이어트 및 성기능 향상에
관심있는 분만 보시길.
캐나다 토론토 종합병원 두 군데에 한방과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그곳에서 진료중인 한국인 한의사가 만든
생약성분 기능성 건강보조제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여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