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에서 다큐멘터리를 봤습니다.
더 볼케이노: 화카아리 구조 작전 The Volcano: Rescue from Whakaari
2019년에 있었던
뉴질랜드 화카아리섬의 화산분출 때문에 생긴
사망, 부상자들과 관련된 내용.
생존자들이 등장해서 이야기를 하기도 하는데
그들의 몸에 남은 흔적들이 보입니다.
저도 거의 20년 전에 뉴질랜드를 갔었는데
그곳 관광을 하지는 않았군요.
하지만 일본 관광을 갔을 때는 화산지역인 하코네 관광을 했었네요.
지역 전체가 유황냄새로 가득하고
이곳 저곳에서
뿜어나오는 수증기가 보이고
보글보글 끓고 있는 물들이 보이고 있어
두려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터지지는 않을까?
그러면서도 그 땅에서 끓고 있는 물에 삶은
표면이 새카만 달걀을 사먹었네요.
그 까만 껍질을 벗기면 흰자도 노란빛이 돌았던 그 달걀.
그래, 이렇게 화산활동이 뚜렷하게 살아있는 지역은
언젠가는 터지리라...이런 생각을 했었는데
정말 그 이후에 그곳에서 일어난 화산활동 소식을 들었던 듯합니다.
그 때의 기억이
이번에 본 다큐멘터리 장면을 보며 다시 표면에 떠오릅니다.
관광객들이 화산활동이 뚜렷하게 보이는 그 섬에 관광을 갔는데
갑자기 그 화산활동이 평소와 다르게 강하게 나타나기 시작했고
드디어는 본격적이 화산분출로 인해
뜨거운 수증기가 터져나오고
엄청난 양의 돌들, 재들이 솟구쳐 올랐다가
땅에 떨어지는 일이 생기다.
여러 그룹의 사람들이 그 섬에 있었는데
그들이 있었던 위치에 따라
그 자리에서 바로 죽기도 했고
부상을 입은 정도가 달랐군요.
집에서 저도 요리를 하다가
뜨거운 증기로 적은 부위를 데어본 적이 있네요.
잠깐 피부가 노출되었는데도 물집이 생겼지요.
그런데 이 경우에는 그 뜨거운 증기가
온 몸을 강타하다...
손으로 만지면
피부가 그냥 벗겨졌다네요.
....
상상이 쉽지 않습니다.
그런 부상을 입는 상황이.
살아남았어도
어떤 생존자는 17번씩이나 수술을 받기도 했다니
얼마나 심한 고통을 겪었을까요?
역시 사람마다 사연이 있지요.
어떤 커플은 신혼여행을 그곳에서 하다가 그 상황에 처했는데
극적으로 둘 다 살아남았데요.
하지만 그들의 몸에는 정말 강한 부상 흔적들이 남아있음이 보입니다.
헬리콥터 조종사인 젊은이는 그날 자신이 근무하는 날이 아니었는데
다른 조종사 대신 그곳에 갔다가 그 일을 만났구요.
부모와 여동생, 온 식구 네 사람이 함께 그곳 여행을 하던 청년은
어머니가 바닥에 널브러져있고
아버지는 다쳐 고통스럽게 앉아있는 모습을 발견했습니다.
여동생은 보이지 않았고.
자신도 다쳐 고통 속에 있었지만
그곳에 그냥 있어서는 안된다는 생각으로
죽을 힘을 다해 휘청거리며 한참을 걸어
극적으로 구조되었습니다.
50세 생일을 크게 축하하는 서구문화 답게
그런 생일 축하를 하는 여행을 딸과 함께 그곳으로 떠났던 목사,
딸을 잃었습니다.
그날 관광팀이 여럿이었지요.
어떤 팀은 그 화산분출이 있기 바로 직전에 관광을 마치고 그곳을 떠나왔고
어떤 팀은 오히려 그 때에 그곳으로 접근을 했구요.
고개를 흔듭니다.
생사가 살리는 일들, 순간들...
이제는 그 어느 것도 우연이 아님을 알지요.
죽음도 삶도.
어떤 일을 만나는 것도
우연이 아니다.
내면에서는 이미 알려져있었고
작정되었던 일들이 벌어지는 것.
삶은
배움을 위한 경험들입니다.
그런 극적인 경험을 하는 사람들을 보는 거지요.
삶이
이전과 이후로 갈릴만한
강렬한 경험을 하는 사람들.
그 화산분출이 있은 다음에
그 섬 관광이 중단되었다네요.
출입금지가 되다.
사실 원래부터 그랬어야 했지요.
위험이 도사리니
그랬어야 했다.
그런데 그건 저같은 안전주의자나 할 소리이지요.
스릴을 즐기는 사람들이 또 있으니 말입니다.
아슬아슬한 긴장을 즐기는 사람들.
에베레스트와 같이 높은 산을 볼 때도 그런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분명히 생존이 위험한 곳인데
사람들이 왜 그곳에 목을 매고 가는가?
그 사람들은
그런 강렬한 자극을 즐기고 있으리라.
불을 갖고 놀면
데지요.
스릴을 추구하다보면
그렇게 다치기도 하고
죽기도 하는데...
고개를 흔듭니다.
아무리 안전을 추구해도
그런 상황에 들어가기는 또 마찬가지 아닌가?
해야할 경험이면
어떤 상황에서든
어떤 일이 일어나게 되어있다...
아무 일도 안당하고 싶어
집에만 있어도
생길 일은 생기는 것.
그러니
하고 싶은 일은
해라.
그 게 맞다.
생사가 갈리는 것도
다 이유와 목적이 있다.
때가 되어
그리되는 것이고.
조심하며 살긴 합니다.
하지만
어떤 때는 조심을 던져버려야하는 것.
가슴이 알 겁니다.
그 순간에.
삶에 대해
죽음에 대해
숙연한 마음을 다시 일깨워주는 다큐멘터리였습니다.
The Volcano: Rescue from Whaka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