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도에서 전통공예품을 만드는 일을 하는 남편을 둔 이 아무개 씨는 “최저임금이라도 지켜서 주면 좋겠다”고 한탄한다. 이 씨의 남편은 주 6일 매일 10시간을 일터에서 보내지만 실적에 따라 임금을 받기 때문에 한 달 수입이 70만 원에서 120만 원 사이다. 지금 사회적으로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지만, 최저임금에 대한 합의나 개념이 일반화돼 있지 않은 농촌지역에서는 최저임금을 요구하기도 힘든 현실이다. 이 씨는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생활비 지원이나 기본소득이 보장되면 좋겠다”고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말했다. 그는 “그런 지원이 있다면 학업을 포기하거나 아파서 병원을 못가는 일은 막을 수 있을 거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어려울 때는 현금서비스를 받아 생활비를 쓰기도 한다. 그는 “적자 안 나면 다행이다”며 저축은 생각도 못하는 현실이라고 했다. |  | | 이미지 출처=최저임금위원회 홈페이지 갈무리 |
서울 성북구에서 사는 김 아무개 씨는 평일에는 파스타 집에서, 주말에는 편의점에서 야간 아르바이트를 한다. 최저임금을 아주 조금 넘는 돈을 받고 일주일에 38시간을 일하면 한 달에 90여 만 원이 들어온다. 김 씨는 “최소한의 것만 쓴다”며, 적당한 최저임금으로 8000원 정도가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올해 최저임금은 1시간에 5580원이다. 2014년의 5210원에서 7.1퍼센트 올랐다. 올해 최저임금 5580원기준으로 주 5일 40시간 노동제에서는 일급(8시간)이 4만 4640원, 월급(209시간)은 116만 6220원이다. 서울대교구 빈민사목위원회 임용환 신부는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최저임금에 대한 사회적 합의도 중요하지만, 최저임금 마저도 못 받는 사람들이 있다”며 고용주가 최저임금을 지키는 것도 공동선을 위하고 사회교리를 실천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회 정수용 신부는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최저임금이 올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작년 8월에 한국을 찾을 때 한 강론에서 “새로운 형태의 가난을 만들어 내고 노동자들을 소외시키는 비인간적인 경제 모델들을 거부하기를 빈다”고 말을 인용하며 “소득의 불평등과 새로운 빈곤이 등장하는 것이 우리사회의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정 신부는 지금 최저임금이 오르면 영세자영업자들이 힘들어질 것이라는 걱정에 대해서도, 영세 자영업자의 소득을 보장할 수 있는 다른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경제활성화를 위해 “올해도 최저임금을 빠른 속도로 올릴 수 밖에 없다”고 발언해 얼마나 최저임금을 올릴지에 대한 논의를 일으켰다. 내년 최저임금에 대해 민주노총은 “1만 원”을 요구하고 있으며, 경총은 “인상할 때가 아니라 안정화할 때”라는 입장이다. 정부와 청와대, 새누리당은 지난 15일 정책조정협의회를 열고 최저임금 인상률을 ‘적정 수준’에서 올리기로 의견을 모았다. 한편 정의당의 심상정 대표는 10일 박근혜 정부 임기가 끝나는 2017년까지 1만 원을 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