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원숭이의 해
2016년 병신년丙申年
1.
붉은 원숭이
인간과 가장 많이 닮은 영장 동물인 원숭이는 우리 민속에서는 장수長壽)와 가족애의 상징으로 여겨져 왔다.
오래 살뿐더러 자식과 부부간의 극진한 사랑이 사람에 못지않은 동물로 유명하기 때문이다.
올해는 천간의 3번째인 병(丙)과 지지의 신(申)이 만나 병신년(丙申年)이 되는 해이고 색으로는 붉은색이 된다.
즉 붉은 원숭이의 해가 되는 것이다.
병신년의 어감이나 붉은 색이 한국 사람 정서에는 친화적이지 않지만 천간에서 말하는 적색은 밑에서 크게 일어나는 불길과 같아 모든 것을 태우는 강력한 양의 기운을 가졌다.
강하게 뻗어 가는 기운과 열정을 상징하므로 기피할 것도 싫어할 일도 아니겠다.
2. 원숭이띠
동양에서는 불교를 믿는 몇몇 민족을 제하고는, 원숭이를 '재수 없는 동물'(The emblem of ugliness and trickery)로 기피하면서도 사기(邪氣)를 물리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특히 중국에서는 원숭이가 좋은 건강, 성공, 수호(보호)의 힘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원숭이는 동물 가운데서 가장 영리하고 재주 있는 동물로 꼽히지만, 사람을 많이 닮은 모습, 간사스러운 흉내 등으로 오히려 재수 없는 동물로 기피한다.
띠를 말할 때 '원숭이띠'라고 말하기보다는 '잔나비띠'라고 표현하는 것도 이 같은 속설 때문이다.
우선 원숭이가 우리 민족에게 비친 대체적인 모습은 구비전승에서는 꾀가 많고, 재주가 있으며,
흉내 잘 내는 장난꾸러기로 이야기된다.
도자기나 회화에서는 모성애(母性愛)를 강조하고,
스님을 보좌하는 모습, 천도복숭아를 들고 있는 장수의 상징으로 많이 표현되고 있다.
선사시대에는 우리나라에도 원숭이가 살았다고 하나 원숭이의 생태 흔적을 찾아보기는 쉽지 않다.
'삼국유사'에는 이차돈이 순교했을 때 '원숭이가 떼 지어 울었다'는 기록도 보인다.
송강 정철의 '장진주사'에선 '잰납이 파람 불제야'라는 시구로 원숭이의 구슬픈 울음소리를 그리고 있다.
정유재란 때 명나라 군사들이 원숭이 수백 마리를 전술용으로 사용했다는 기록도 있다.
3. 원숭이에 관한 속담
원숭이가 등장하는 속담은 주로 원숭이의 모양이나 재주를 소재로 하고 있으면서도 그 잔재주를 너무 믿어 일을 망치는 것을 경계하는 내용이 많다.
'원숭이 낯짝 같다',
'원숭이 똥구멍 같다'
등은 술을 많이 마셔 얼굴이 붉게 된 사람을 두고 하는 말이다.
'원숭이 잔치다'(먹을 것도 없이 부산하기만 하다는 뜻)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질 때가 있다',
'원숭이 흉내 내듯 한다',
'원숭이에게 나무 오르는 법을 가르친다',
'관 쓴 원숭이'등은 원숭이의 잔꾀를 비유해 인간에게 잔재주나 잔꾀를 경계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그런데 영장류인 원숭이는
꿈도 꾸고 잠꼬대도 하고, 기지개도 켜고, 하품도 하고,
코도 골고 기침도 하고,
딸꾹질도 하는 등 인간과 생태적으로 유사하다.
팔다리의 움직임이 자유롭고 모성애도 강한 동물로 알려졌다.
4. 수컷 중심의 서열 체계
원숭이는 사람처럼 부모와 자식간, 부부간 정이 대단하다.
새끼 원숭이를 우리에서 잠시 빼내기 위해 동물원 직원들이 접근하면 원숭이 가족은 물론 이웃집 원숭이까지 합세해 이를 막을 정도라고 한다.
하지만 원숭이의 가족애는 인간과 다른 점이 있다.
주로 수컷 한 마리가 암컷 여러 마리를 거느리고 살기 때문에 아빠 원숭이 중심으로 철저한 서열 체계가 갖춰져 있다는 것.
가령 며칠 굶은 원숭이 가족에게 조련사가 바나나를 주면,
서열이 가장 높은 수컷이 완전히 배를 채운 뒤에야 엄마 원숭이, 새끼 원숭이들이 차례로 허기를 채울 수 있다.
복종 무리간의 텃세가 심한 원숭이들은 다른 가족의 수컷 원숭이가 자신들의 영역에 들어오면 주저 없이 싸움을 건다.
한 번 싸움이 붙으면 한쪽이 크게 다치거나 죽을 때까지 계속된다.
한창 싸움이 벌어지다가도 어느 순간 한쪽 원숭이가 상대편에게 엉덩이를 내미는 경우가 있다.
이는 항복을 뜻한다. 또 치아를 가지런히 드러내 '이~'하는 동작을 취한다면 그 원숭이는 잔뜩 겁을 먹고 있다는 증거다.
5.
지능지수원숭이에 대한 궁금증 중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지능지수에 관한 것이다.
보통 원숭이는 어린이 3~4세 수준의 지능으로 6~7개 단어 외울 수 있다고 알려졌다.
인간을 제외한 영장류 중에서는 침팬지가 6세 어린이 수준의 지능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6.원숭이 엉덩이가 빨간 이유
얇은 피부 때문에 모세혈관이 비쳐서 빨갛게 보인다. 인간의 입술이 빨간 것과 같은 원리다.
하지만 침팬지·고릴라·오랑우탄 등 유인언類人猿의 엉덩이는 빨갛지 않다고 한다.
7. 왜 '이'를 잡나
엄마 원숭이가 새끼 원숭이의 이를 잡아주는 광경은 원숭이
들의 애정 표현 방법이다.
8. 원숭이 해에 일어난 역사
과거 우리 역사에서 ‘병신년’에 일어난 일을 살펴보자.
고려 때인 936년에는 태조 왕건이 치열하게 대립하던 후삼국(후백제, 후고구려, 신라)을 통일하는 위업을 이뤘다.
또 역시 고려시절인 1236년에는 몽골군의 침략으로 불에 탄 팔만대장경 제작이 시작됐다.
조선의 국운이 다해가던 1896년엔 한반도를 둘러싼 열강의 각축이 심해지면서 고종이 러시아 공사관으로 거처를 옮긴 '아관파천(俄館播遷)'이 있었고 민중계몽단체로 시작해 근대적인 정치단체 및 근대적인 정당으로 발전한 ‘독립협회’도 설립됐다.
붉은 원숭이의 의미처럼 역사의 한 획을 긋는 변혁이 병신년에 있었음을 알 수 있다.
9. 원숭이의 상징
원숭이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영물’로 여긴다.
그 대표적인 예가 중국 '서유기'에 나오는 '손오공'이다.
명나라 오승은(吳承恩)이 쓴 서유기에서 주인공 손오공은 원숭이의 지혜를 대표한다.
손오공은 당(唐)나라 황제의 칙명을 받고 인도(서천)로 불전(佛典)을 구하러 가는 현장법사를 수행한다.
손오공은 구름을 타고 여의봉을 휘두르는 신통력을 소유하고 약자를 돕는 영웅으로 묘사된다.
우리나라에서도 애니메이션 '날아라 수퍼보드'로 각색돼 제작·방영되면서 많은 사랑을 받았다.
10. 외국에서 원숭이 의미
창의력과 지성을 의미하는 동물이다.
지금까지도 고대 이집트의 벽화나 유물을 통해 원숭이와 관련된 물품이 전해지고 있다.
인도 역시 원숭이를 신성시 하는 나라로 인도의 신 ‘하누마트(Hanumat)’ 신화에 따르면 반은 사람이고 반은 원숭이인 하누마트는 변장술에 능하고 힘도 세서 불교의 라마왕을 잘 모신 대가로 불사의 능력을 받은 신으로 그려지고 있다.
찰스 다윈의 '진화론'이 지배하는 서양에서도 인간과 비슷한 외형과 높은 지능, 감정을 표현하는 원숭이과의 동물이 높은 관심과 연구의 대상이 되고 있다.
'혹성탈출' 등의 영화에선 핵전쟁으로 황폐해진 미래의 지구를 원숭이가 지배하는 세상으로 그려지기도 한다.
어릴적 즐겨봤던 '타잔' 영화에서는 실종된 타잔을 키운 것이 원숭이고 또 주인공 타잔을 따르는 충실한 원숭이 '치타'가 나온다.
이처럼 원숭이는 인간과 교감을 나누거나 사람을 돕는 조력자의 역할로 그려지는 등 우리와 친숙하면서도 특별한 존재의 동물이다.
열정의 붉은 색과 재주많고 지혜로운 원숭이가 더해진 한해인만큼 힘차고 활기넘치는 ‘병신년’이 되길 기원해본다.
10. 불교에서는 원숭이
부처님 법을 보호하는 호법신장의 모습으로,
또 부처님 전생이야기에도 자주등징한다.
부처님 성지중 파탈리푸트라에 있는 대림정사는 500마리의 원숭이 무리가 부처님께 공양 올렸던 장소로 알려져있다.
또 절에가면 원숭이가 손으로
눈, 귀, 입을 막고 있다.
이는 눈을 단속하고,
귀를 단속 하고,
입(말)을 단속하면
나도 이롭고
모두가 이롭다는 뜻이다.
붉은 원숭이해
모두 정열적으로 신심을 내서
희망의 세계로 전진하시길
축원드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나무 석가모니불
나무 아미타불
나무 관세음보살
첫댓글 원숭이 해에 원숭이에 얽힌 자세하고 잼있는 유래등...
감사히 잘 보았습니다~
언제나 행복완성을 위해 매진하시고 건강하소서~~~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