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하훈(영화 저널리스트), 『영화, 변혁운동이 되다』(푸른사상 예술총서 30). 한국영화운동사 제1권.
박찬욱, 봉준호, 최동훈, 류승완 감독 등을 통해 한국 영화의 세계화 과정을 톺아본다. 1980년대 권위주의적인 정부의 정치·사회적 억압에 맞서 영화라는 매체를 통해 사회변혁을 꿈꾸었던 영화인들의 성장 과정을 정리했다. 1980년대 한국 영화의 상징적인 영화 서클인 서울대 얄라셩에서부터 1990년대 초반 영화공간1895, 씨앙시에, 문화학교 서울 등으로 이어지는 시네마테크 활동의 움직임을 생생하게 살려냈다. 저질 시비를 딛고 프랑스와 함께 영화 강국으로 부상한 지금의 한국 영화가 있기까지의 구체적 과정을 만나볼 수 있다.
2023년 9월 30일 간행.
■ 저자 소개
영화 저널리스트. 2000년 오마이뉴스가 창간한 직후부터 기고를 시작했다. 영화역사와 영화정책, 영화산업, 독립영화, 다큐멘터리, 영화제 등에 대한 심층 기획 기사를 주로 쓰고 있다. 지역신문, 간행물 등에 글을 보내기도 한다. 2018년 가톨릭영화제 심사위원, 2022년 5·18영화제 심사위원 등을 역임했다.
■ 책머리에 중에서
영화를 통해 세상을 바꾸려 했던 이들은 노력은 하나둘 결실을 맺으며 자연스럽게 1980년 이후 한국 사회변혁 운동에 일조했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그들은 한국영화의 중심으로 우뚝 섰다. 충무로로 상징되는 한국영화의 핵심을 이제는 초기 영화운동에 나섰던 이들이 차지하게 된 것이다. 한국 영화운동사는 바로 이 영화인들에 관한 이야기다.
지난 2019년 한국영화는 100년을 맞이했다. 여기에 더해 한국 영화운동 40년을 맞는 해이기도 했다. 1979년 말에 시작된 영화운동은 한국영화의 전환을 이룬 중요한 계기가 됐다. 40년의 세월 동안 영화로 세상을 변화시키기 위해 시대에 맞섰던 사람들의 노력은 지금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 추천의 글
우리들이 경험한 영화의 시간이 기적이었음을 확인시켜주는 책
한국영화에는 몇 번의 탄생과 굴절이 있었다. 그 긴 흐름 가운데 1980년 이후부터 지금까지의 한국영화는 특별한 발아와 생장과 꽃피움의 과정을 보여왔다, 고 생각해왔다. 주어는 “나”이지만, 그런 생각을 하는 이는 나만이 아닐 것이다. 성하훈 기자는 그 과정을 대하드라마와도 같은 두 권의 책으로 그려냈다. 정치적 경제적 억압에 짓눌려 있던 영화라는 매체, 예술이 동토를 뚫고 여기저기서 솟아올라 꽃이 되고 나무가 되고 숲이 되는 모습을 보여준다. 우리들이 경험한 영화의 시간이 일종의 기적이었음을 확인시켜주는 기록물이다. 역사와 현실로부터 영화를 격리시키려 하던 권력과 싸우던 영화청년들의 등장과 시대의 영화적 갈증을 증언과 기록으로 생생하게 살려냈는데, 놀랍다, 이건 참으로 세밀화로 이뤄진 대형 태피스트리이다.
― 안정숙(전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
한국영화계를 입체적으로 이해하기 위해 읽어야 할 훌륭한 안내서
성하훈의 『한국영화운동사』는 그가 지난 20여 년 동안 만났던, 영화계 안팎의 수많은 이들의 기억으로부터 시작되었다. 기억이란 개개인이 그저 간직하고 있을 때는 아름다운 추억이지만, 개인들의 기억을 모으고 맥락화하는 순간, 의미 있는 역사로 재탄생될 수 있다. 이 책은 성하훈 기자가 만나고 경청하고 때로 집요하게 파고들었던 구술의 시간들에, 꼼꼼한 팩트 체크와 사료 정리가 덧붙여져 통합적인 역사 서술로 완성되었다. 부산국제영화제 또한, 다각도에서 불처럼 뿜어져 나왔던 그 시절의 영화운동으로부터 시작된, 또 하나의 영화운동이었다는 사실을 새삼 상기한다. 『한국영화운동사』는 지금의 한국영화계를 입체적으로 이해하기 위해 읽어야 할 훌륭한 안내서이다. ― 이용관(전 부산국제영화제 이사장)
영화운동에 대한 이해 없이는 한국영화의 역사를 논의할 수 없다
21세기 한국영화의 뿌리에는 20세기 후반 30여 년에 걸친 영화운동의 역사가 있다. 그러한 영화운동에 대한 이해 없이 한국영화의 역사를 제대로 논의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다. 저널리스트의 집요함, 아키비스트의 꼼꼼함, 그리고 역사서술자의 사명감으로 무장한 성하훈 기자의 역저 『한국영화운동사』는 미래의 연구자들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리라 믿는다.
― 김홍준(한국영상자료원장)
■ 책 속으로
봉준호는 영화공간1895의 강좌를 듣고 학과 선배와 지인들의 도움을 받아 1993년 첫 단편 <백색인>을 제작한다. 당시 촬영 기자재는 낭희섭의 독립영화워크숍(이전 작은영화워크숍)에서 빌려줬다. 낭희섭은 “한국영화아카데미를 입학하기 이전에 서울 지역의 인프라를 통하여 완성한 봉준호의 첫 단편영화 연출작이 이후 한국영화아카데미에서 완성한 단편영화보다 상대적으로 훨씬 완성도가 높았다”고 기억했다. 또한 “당시 연출부를 구하고 있던 박찬욱 감독이 <백색인>을 보고 시나리오작업을 함께 하려고 연락했으나, 봉준호가 한국영화아카데미 재학 중이라 불발된 것으로 안다”고 뒷이야기를 전했다. (332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