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명가수였던 데이브 캐럴(Dave Carroll)은 캐나다에서 미국으로 가는 비행기에 올랐다.
그 와중에 수화물로 맡긴 자신의 기타가 화물칸으로 마구 던져져 실리고 있는 모습을 목격했다.
도착 후 기타의 목이 부러진 것을 발견했다. 한국 돈으로 무려 400만원이나 하는 고가였다.
미국 시카고 공항에 내려 유나이티드 항공사 직원에게 항의했지만 그 직원은 캐나다에서 항공권을
끊었으니 거기서 불만을 제기하라고 했다.
급한 상황이라 일단 자신의 돈 100만원을 들여 기타를 수리한 후 항공사 고객서비스센터와 계속
통화했지만 9개월 후에야 그 항공사에서 메일을 받게 된다. ‘보상을 해줄 수 없다'는 내용.
어떻게 항의해야 할까? 그는 화내지 않고 항공사와 기나긴 싸움을 시작했다.
‘그래, 내가 제일 잘할 수 있는 노래를 만들자.'
그래서 만들어진 것이 "U항공은 기타를 부숴버리지(United Breaks Guitars)"라는
컨트리풍의 코믹한 노래다.
유튜브(Youtube)에 올라간 경쾌하고 재미있는 동영상은 일주일 만에 300만 명 이상이 보았고,
몇 달 동안 1,000만 명이 그를 응원했으며, 동시에 U항공사를 비난했다.
그리고 그는 오랜 무명 생활에서 벗어나 큰 인기를 누릴 수 있게 되었다.
아이러니컬하게 캐럴은 U 항공사를 비판하기 위해 노래를 만들었지만 이로 인해 그가 더 유명해졌다.
각종 뉴스 프로그램에서 그를 인터뷰했고, 아이튠즈(iTunes) 같은 음원 판매 사이트에서도 그의
노래가 크게 히트했다.
오히려 급해진 건 U항공이었다. 동영상이 인터넷에 올라간 후 U항공사의 주가가 나흘 동안
10%나 빠져 한국 돈으로 2,000억 원(1억 8,000만 달러)의 손실을 입었다.
이 금액은 기타를 5만 개 이상 사줄 수 있는 돈이었다.
결국 U항공은 그에게 사과하고, 노래 동영상을 수하물 관련 직원 교육용으로 썼으며, 악기 등 파손
우려가 있는 물품은 기내 반입이 가능하도록 규정을 고쳤다.
오늘날 기업의 환경 변화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다.
우리는 한 사람의 고객이 거대 기업을 흔들 수 있게 된 세상에 살고 있다.
부서진 기타의 그 음악.
https://youtu.be/Ep9QvR8TzrM?si=No4mqaaBqVZBIS4L
- 김동욱씨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