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악(兩顎) 수술
양악(兩顎)이란 위턱과 아래턱을 말한다. ‘양악 수술(手術)’이란 턱이 많이 튀어 나오거나 움푹 들어간 사람들에게 위턱과 아래턱의 일부를 잘라 턱의 위치를 바로잡는 수술이다. 양악 수술은 1960년대 스위스에서 얼굴 기형(畸形) 치료를 목적으로 개발되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1980년대부터 치과(齒科)에서 주걱턱 수술에 이용하기 시작했다.
양악 수술은 이가 제대로 맞물리지 않아 음식을 씹거나 삼키는 게 힘든 경우, 얼굴이 선천적으로 기형인 경우, 얼굴 양쪽이 과도하게 비대칭(非對稱)인 경우에 실시한다. 턱뼈 발육에 이상이 생기는 원인에는 턱뼈를 다친 후 적절히 치료하지 못한 경우, 손가락 빨기 또는 혀 내밀기 등 습관을 방치한 경우, 입으로만 숨을 쉬는 구호흡(口呼吸)을 할 경우, 유전적으로 턱뼈가 과도하게 성장한 경우 등이 있다.
치아(齒牙)의 부정 교합(不正交合)이란 이를 다물었을 때 위턱과 아래턱에 배열되어 있는 위아래 치아 간에 서로 맞물리는 상태가 비정상적이어서 한 개 혹은 여러 개의 치아가 정상 위치를 벗어나는 경우를 말한다.
부정 교합은 일반적으로 치아의 배열(配列)만 불규칙한 경우, 턱뼈 발육 이상으로 발생된 턱뼈 기형(畸形)이 동반된 경우 등으로 구분한다. 양악 수술은 턱뼈 발육 이상과 연관된 부정 교합 증상이 있는 경우나 턱뼈 기형이 있는 경우에 외과적 수술로써 위턱뼈와 아래턱뼈를 바로잡아 형태와 기능을 회복시켜 주는 치료 방법이다.
부정 교합 턱뼈 교정 수술 환자는 먼저 치열 교정(齒列矯正)을 한다. 치열 교정 치료에는 보통 1년〜1년 6개월 정도의 기간이 소요된다. 치열 교정 후 약 7〜10일 정도의 입원 기간이 필요한 부정 교합 턱뼈 교정 수술을 하게 된다. 이에 턱뼈 수술을 집도할 의사와 치열 교정을 담당할 의사 사이에 원활한 의사소통이 필수적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경우 턱 부위가 튀어나온 경우가 많다. 특히 아래턱이 위턱보다 길고 크거나 앞으로 튀어나온 ‘주걱턱’이 서구인들은 전체의 1% 정도인데 비해 우리는 14%에 달한다. 즉, 아랫입술에서 아래턱 끝까지 길이가 대략 48mm인데 이보다 길이가 더 긴 주걱턱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
몇 년 전부터 우리나라 연예인(演藝人)들이 양악 수술을 하면서 수술 전(Before), 후(After) 사진들이 대중매체에 올라와 화제가 되면서 젊은 여성들을 중심으로 양악 수술 바람이 일기 시작했다. 즉, 수술 후 얼굴이 갸름해지는 효과가 생기기 때문에 미용(美容) 목적으로 수술을 받는 경우가 크게 늘고 있다. 이런 양악 수술 열풍은 동양권에서도 우리나라에서만 일고 있는 기현상(奇現象)이다.
양악 수술은 얼굴 형태의 약 70% 정도를 변화시키는 어렵고 큰 수술이다. 수술은 위턱과 아래턱을 자르고 일부를 절단한 후 절단면을 안쪽으로 밀어 넣고 윗니와 아랫니의 위치를 맞춘다. 아래턱이 위턱보다 길거나 튀어나왔으면 아래턱뼈 뒷부분을 잘라낸 뒤 턱뼈를 안으로 집어넣는 수술을 하며, 위턱이 튀어나왔으면 윗니부터 코밑까지 위턱의 일부를 잘라내 뼈를 이동시킨다. 그리고 고정용 쇠판과 안면용 나사못으로 잘라낸 뼈를 고정한다.
양악 수술 합병증으로 치아 손상, 잇몸 뼈 괴사, 과다 출혈로 인한 뇌 손상 등 심각한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 가장 많이 나타나는 부작용은 아래턱으로 지나가는 신경(神經)을 건드려 입꼬리와 아래턱 쪽의 감각이 떨어지거나 마비되는 것이다. 위턱과 아래턱 사이의 기도(氣道) 유지가 실패하면 숨구멍이 좁아지며, 위턱이 안으로 들어가면서 코가 퍼지기도 한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성형외과(成形外科) 전문의(專門醫)가 개업한 병의원은 1000여곳에 불과하지만, 이보다 훨씬 많은 3000〜4000개의 병원에서 성형수술을 주요 진료과목(診療科目)으로 표기하고 있다. 최근 병원들이 손해를 감수하며 수술비를 대폭 할인하는 이유는 늘어난 성형 병원들 때문이다.
서울 강남(江南)의 16층짜리 빌딩을 통째로 병원으로 쓰는 국내 최대 규모의 성형외과인 ‘BK성형외과’가 2007년부터 3년간 세금(稅金) 23억원을 탈루(脫漏)한 혐의로 병원 공동원장 3명을 불구속 기소했다(2012년 7월 19일)고 검찰이 밝혔다. 이들은 병원을 공동 운영하며 3년간 세무당국에 현금수입을 누락시키는 방법으로 수입금액 545억원을 432억원으로 줄여 신고한 것으로 조사됐다.
끝없는 호황(好況)을 누릴 줄 알았던 성형외과병원들이 최근 혹독한 시련을 겪고 있다. 치열한 가격 경쟁으로 수술비(手術費)가 대폭 내려가고, 경기불황까지 이어져 환자 증가도 주춤하고 있다. 양악 수술의 경우 3년 전만 해도 2000만원을 넘었으나 지난해(2011년)부터 1000만원대 초반으로 떨어졌다. 고난도(高難度) 양악 수술을 병원들이 너무 쉽게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뼈를 깎는 수술은 그 부위의 뼈 성장을 더디게 할 수 있기 때문에 양악 수술은 골격(骨格)의 성장이 끝난 성년(成年) 이후에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즉, 18-20세까지는 몸의 성장이 이뤄지므로 조기(早期)에 성형수술을 하면 나중에 추가 성장에 따른 변형(變形)이 올 수 있다.
우리나라는 외모를 중요시하는 사회 풍조가 청소년들에게 성형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청소년 시기는 외모(外貌)에 대한 정체성이 덜 성숙한 시기이므로 섣부른 성형수술을 하면 나중에 후회(後悔)를 할 수 있다.
과거엔 대입(大入) 수능시험이 끝나면 성형외과가 고(高)3 여학생들로 북적였으나, 최근에는 연예인(演藝人)이나 아이돌 가수(歌手)를 지망하는 청소년들이 늘면서 중(中)3 여학생 성형수술이 부쩍 늘고 있다. 즉, 남에게 잘 보이려고 하는 성형수술이 저연령화(低年齡化)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요즘 여학생들은 쌍꺼풀 수술, 콧대 높이는 수술, 편평 볼 수술, 복부지방 흡입술 등 성형수술을 마치 미용실에 가서 머리 파마 하는 정도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이에 청소년들이 즐겨 보는 패션 잡지에서도 성형수술 관련 기사와 광고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우리나라 전체 미용 성형수술의 20-30%를 미성년자(未成年者)들이 차지하고 있다.
일부 선진국에서는 미성년자 성형수술을 규제하고 있다. 독일은 미성년자 성형을 금지하는 법안이 제출됐으며, 호주에서도 미성년자 성형을 규제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미국에서는 미성년자는 반드시 부모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글/ 靑松 朴明潤(한국보건영양연구소 이사장, 대한보건협회 자문위원)
<청송건강칼럼. 2012.12.12. www.nandal.net http://cafe.daum.net/kb39cyb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