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르게새롭게깊게>6월27일 나무날 도서관일기
오늘은 [꿈꾸는만일기도결사]534일째입니다.
사랑이신 한님
일꾼대화 1박2일을 마치고 갈무리중입니다. 기록들을 정리하는 중에 다시 새겨지는 말씀이 들어옵니다. 온종일, 순간순간 알아차림으로 이어질 수 있기를 염원합니다. 이것말고 더 할 것이 무엇이겠어요? 저항하지 않고 두손 들기입니다. 일기를 쓰는 지금, 라율동무는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글도 쓰고 그림도 그립니다. 저도 저렇게 순간을 살고 싶습니다. 차근차근 단련하고 싶습니다.
"대체적으로 도서관 사람들은 듣는 것을 잘 못하는구나. 이 배움터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몇 가지가 있는데 첫 번째가 잘 듣자잖아요? 말하는 사람을 잘 바라보고 잘 듣자고 하는데 이게 잘 안되는 집단이구나. 첫 번째가 잘 안 되는데 그다음 것은 말할 필요가 없지. 왜 말을 잘 못 들을까? 어떻게 해야 될까? 이런 질문을 하게 됩니다. 그래서 나는 거의 말할 필요도 못 느끼고 말을 안 해야 되겠다는 생각도 들고요. 딱 하나, 바람이 있다면 잘 들어라, 잘 듣는 게 모든 것이고 시작이다.
도서관 사람들은 바깥 사람들을 만나는 공간인데, 무엇을 도모하거나 어떤 일을 할 수 없는 그런 지점이 있어요. 대중을 위해서 일하는 공간인데 이런 상황에서 무슨 일을 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죠. 기본적으로 무슨 일을 하려면 문을 열고 닫는 일, 신발을 벗는 일 이런 훈련들을 차근차근 밟아야 한다고 그러잖아요. 몸짓하나를 하나씩배우는 거잖아요. 컵 하나도 제대로 놓고, 사람을 맞이하는 일부터 배우는 거죠.
그런 모든 일의 첫 번째가 잘 바라보고 귀기울여 듣는 일인데, 이것이 안되면 몇 년을 있어도 무슨 소용이 있겠어요. 10년 다 됐는데도 아침 저녁 기지개 켜고 미소 짓고 사랑어린사람입니다 안 하면서 무슨 일을 하겠다는 겁니까?
사람 말을 귀기울여 듣는다는 말은 다르게 보면 자연의 소리, 내면의 소리, 신의 소리를 듣는 거란 말이에요. 그래서 듣는 지혜라고 하잖아요. 잘 들은 다음에야 지혜라는 말이 따라오잖아요 사람이 듣는 게 없는데 생각하면 뭘 생각하겠어요?. 들을 수가 없고, 듣는 게 없는데 뭘 생각해? 뻔한 거죠. 무슨 행동을 하겠어? 뭘 실천하고 살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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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걷기명상을 하는데 가0동무가 보자마자 가방에서 공책을 꺼냅니다. 일곱편의 시를 다 써 왔답니다. 아이쿠야. 제가 말을 어렵게 했나 싶습니다. 한동무는 시를 쓰지 못했다 하고 한동무는 도서관으로 가져 오겠다 합니다.
걷기명상을 마치고 짬을 내어 어린 동무가 드디어 시밥을 가져왔습니다.
웃음꽃자리에 앉아 펼쳐 봅니다. 시를 모르겠다고 하더니 멋집니다.
소리내어 읽어 달라고 했지요. 없어도 되는 말은 돼지꼬리로 날려 버리자고 하니 금방 알아 들어요. 눈으로 본 것을 좀 더 자세하게 말해 주면 좋겠다 하니 술술 말로 해 줍니다. 밥솥에다 지은 밥을 우리가 그대로 먹지 않듯이 밥상을 차려 내어야 밥을 먹을 수 있잖아요. 시밥도 소리내어 읽으면서, 다시 한번 다듬어 보는 게 필요하다, 그게 시밥상을 차리는 거야. 그래서 다시 시밥을 제게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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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리
이나우
학교 운동장에는 잠자리가 많다
잠자리를 보면 어떻게 나는지 궁금하다
날개로 파닥파닥거리면서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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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둘 다 만족하며 손바닥을 마주쳤어요.
그리고 점심밥모심을 하고 난 뒤 개구쟁이방에서부터
"보리밥!"
하며 나우동무가 달려옵니다.
시밥을 썼다네요.
소리내어 읽어 줍니다. 그리고 몇 가지 궁금하다 했더니 즉각 말해 주네요. 자기가 겪은 일이니 쉽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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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파리
이나우
오늘 걷기할때도 있고
운동장에도 있어
아주 작은 날파리
가만히 있으면 눈에 들어 오려고 해
피해야지
손으로 짝! 쳐버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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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든든합니다. 시밥을 두그릇, 먹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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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아침에는 풍경소리방에서 <바이세로제>책모임을 한다고 은하수, 거북이, 라떼가 오셨고, 시동무 세명이 들락날락했고, 라율동무은 학교마치고 도생끌레로 오셔서 책작업을 하셨고(감자도 한알 주시고), 우동이할머니께서 사랑어린 달걀을 선물하라고 가져 오시고, 오하이오가 책들을 기증한다고 한아름 들고 오셨네요.
모임:
오후 5시 풍경소리300호맞이모임
6시 30분 도서관일꾼모임
**사랑어린마을배움터
다함께 밥모심을 말씀과 밥의 집에서 했고, 순례단을 위한 기도모임은 어김없이 1시에 명상실에서 했고, 율파 이승용동무는 운동장 풀들을 차로 돌면서 매고, 학교어머니교사모임을 풍경소리방에서 민들레, 푸른솔, 구정이 합니다.
***우정과 환대
사랑어린 길벗께서 보내주신 달걀과 고추, 잘 받았다고 연락주셨네요. 고맙다 하십니다. 당신이 계셔 우리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