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 리뷰는 주관적입니다.
- 나중에 보면 리뷰가 좀 달라져 있을겁니다. 계속 수정해나가는 중이니까요.
여러분들 중 배트맨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길가는 사람들을 붙잡고 아는 가상의 히어로가 있냐고 물어보자. 요새는 마블 쪽 영화인 '어벤져스'가 엄청나게 흥해서 아마 캡틴 아메리카, 아이언맨, 토르 등 다양한 히어로를 말하겠지만 그 쪽으로 관심이 없는 사람들은 대충, 배트맨, 슈퍼맨을 언급할 것이다. 서두가 좀 장황해 질거 같다, 간단히 말하자면 하여튼 내가 말하고 싶은건 이거다, '가장 대중적으로 알려져 있는 영웅' 은 배트맨 (혹은 슈퍼맨)이라는 것.
당연히 인기가 좋으니까 히어로를 주제로 한 영화도 나오고, 게임도 나오지 않겠는가? 배트맨의 경우 엄청난 영화들이 쏟아져 나왔다. 히어로 영화의 걸작이라는 평을 받는 가장 유명한 다크나이트 트릴로지를 비롯해서 팀 버튼의 배트맨 시리즈 등 엄청나게 많았다. 그 중엔 당연히 명작도 있었지. 배트맨 포에버 같은. 하지만 괴작도 존재했다, 배트맨과 로빈 같은.
사진처럼 똘마니들을 가끔 데리고 다니는데, 영웅을 보좌하는 '사이드킥'의 개념도 배트맨이 원조다.
게임들도 무지하게 많았는데 대다수가 싱거웠다. 뭐 하나 특출날게 없이 미적지근했다. 인지도가 가히 세계구급인 배트맨을 소재로 했으니까 중타는 갔을텐데 라고 생각했는가? 틀렸다. 직설적으로 말하자면 대다수가 시발 같았다. 난 별의별 배트맨 게임을 다 해봤다. 가장 기억에 남는게 NES 배트맨 포에버하고, 플스2판 Rise of the sin tzu 였다.
배트맨 포에버는 어렸을 때 해서 기억이 온전하진 않은데 그 어린 나이에서도 '이 게임 진짜 거지같네.' 하고 생각했었던 거 같다. 어렸을 땐 웬만한 거지게임도 재미있게 했었는데. 지금 돌이켜봐도 진짜 좋은 기억이 아니다. 진행이 도저히 안돼서 아버지를 불러서 이거 어떻게 깨요 하고 여쭤봤는데 아버지도 이내 포기하시고 헤매셨다. 결국 어떻게 패드를 조지다 보니까 진행이 됐는데 진행에 필요한 그래플링은 괴상한 커맨드를 입력해야 나가고 그 판정도 거지같았다. 그냥 한마디로 쓰레기 게임이었다. 쓰다보니까 화난다 시발.
이건 나름 괜찮았던 것 같은데.
플스2판 라이즈 오브 더 신주는 신주라는 빌런에 대항해서 배트맨과 친구들이 싸우는 스토리다. 플스2니까 당연히 4인까지 됐었고 난 친구랑 2인을 했던 기억이 난다. 배트맨이다 오오 하면서 플레이했는데 이게 은근 타격감도 괜찮고 연출과 스토리도 훌륭했던 것 같다. 인상깊었던건 타격할때마다 빌런들을 잘 두드려팼는지 병신같이 팼는지 판정을 매기는 시스템이었는데 그게 성취감도 있고 도전심도 괜찮게 부여했다. 하여튼 아주 훌륭한 게임까지는 아니고 적당히 괜찮은 느낌의 게임이다.
근데 메인 빌런이 신 주라는 개 듣보잡인데, 아니 여러분 신 주가 누군지 알아요? 난 왜 펭귄같은 애가 안나오고 웬 거지같은 애가 빌런으로 채택됐나 아직도 모르겠다. 뭐 중간중간마다 몇몇 빌런도 등장하기는 하는데 대체 왜 신 주지? 그게 누군지 난 아직도 모른다.
왜, 베인도 있고, 투페이스, 라스 알굴, 프리즈, 조커 등 빌런 투성이잖아. 배트맨 세계관에서 이놈이 빌런으로서 차지할 비중이 얼마나 될까? 빌런 선택은 좀 미스같다.
근데 끝판왕이 갑자기 등판해버렸다.
언급했는지 모르겠는데 난 배트맨을 사랑한다. 어렸을 때는 코미디언 같았는데 커가면서 볼수록 사람이 듬직하고 설정도 간지난다. 거기다 우리랑 같은 인간인데 인간을 초월적인 행동을 하는게 가장 맘에 든다. 빌런들을 죽이진 않고 그 이전까지 두드려 패고, 머리도 좋아서 탐정질도 잘한다. 거기에 정당한 방법으로 정의를 집행 안한다. 다크 히어로라는 말이다. 사람들을 일단 후두려 까고 보고, 시크하다. 별명도 좆간지다. 어둠의 기사, 탐정, 그리고 박쥐.
다크나이트에서는 완벽해 보이는 저런 배트맨의 인간적 모습을 부각시키면서 좋은 평을 이끌어 냈고, 나 또 한 새로운 배트맨의 모습을 볼 수 있어 더더욱 좋았다.
이걸 접하게 된 계기는 사랑하는 배트맨의 게임 중에 좋은거 없나 하고 아마 중2때 찾아댕기다가 팟캐스트에서 우연히 보면서 알게 되었다. 그리고 바로 질렀는데 아마 초반부를 보고 완벽하게 매료되었던 것 같다. 왜냐면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쭉 뻗은 등판과 망토에서 시크하고 고독함이 느껴지면서 간지가 솔솔 풍기는데 더 충격적이었던건 '조커'가 체포되어 수용소에 수감되는 것이 초반부였다. 이런 분위기와 카메라 구도는 배트맨 게임 사상 최초였기 때문이었다.
대략 이런 분위기. 근데 한글로는 플레이 못했다. 구매한 시점엔 한글패치가 없었다.
엄청났다. 난 그냥 게임의 분위기와 연출 그래픽 그리고 진짜 초인처럼 보이는 배트맨에게 시종일관 압도당하면서 게임을 했다. 스토리가 진짜 훌륭하다고 말할 순 없는데, 연출은 영화를 보는 것 처럼 훌륭하다. 그리고 강점은 전투할 때 두드러지는데 타격감이 일품이다, 모든 게임 통틀어서 아캄 시리즈의 타격감 이길수 있는 게임은 없다. 후두려 깔 때 마다 둔탁한 타격음과 함께 배트맨이 사람을 패는데, 말로 형언할 수 없을 만큼의 리얼리티와 희열이 느껴진다.
근데 스토리가 좀 허탈한게 초반에 조커가 너무 쉽게 잡혀서 배트맨이 조커가 혹여나 탈출할까봐 감옥에 처넣기 전까지 같이 동행할 작정이었는데 수용소의 간수가 여긴 못들어간다고 하면서 막아선다. 그러니까 간수랑 조커랑 둘이 남은 시점에서 당연히 조커가 간수를 조지고 탈출하고 배트맨은 뒷목잡으면서 조커 잡으러 가는, 뭐 그런 스토리 전개다. 그리고 후에 조커를 죽일 수 있는 기회에서도 배타랑을 내려놓는다. 아휴 답답해.
격투 중 상대가 바닥에 뻗어버리면 이렇게... 피니시 블로우를 먹일 수도 있다.
인터페이스도 훌륭하다. 코믹스 느낌의 업그레이드 화면이 아주 인상깊었고 비 전투시나 전투 시엔 아주 깔끔하게 체력바와 연쇄 타격 창만 보여진다. 경험치를 획득하면 까여진 체력이 다시 회복되고, 때문에 그렇게 어렵진 않다. 그리고 이렇게 초인처럼 보이는 배트맨을 유일하게 사람으로 만드는 전투 방식이 있는데 바로 죄수들이 총을 들고 설치는 '잠입 액션' 파트다.
일반적인 전투의 매커니즘은 프리플로우 시스템이라 명명된 전투 방식이다. 어쌔신크리드랑 골격이 똑같고, 버튼만 잘 누르면 반격도 하고 알아서 날아가서 화려하게 패주신다. 이게 리듬게임 같아서 질린다는 유저들도 있지만, 나는 재밌게만 했다. 난 단순한 게이머니까. 근데 생각해보면 무작정 패는거도 쉽지만은 않다. 적의 패턴도 후반갈수록 다양해지고 해서 신경쓸게 많다.
총 앞에선 모두가 평등하다.
배트맨도 총 앞에서는 장사가 없다. 조커가 탈옥하면서 모든 죄수들을 풀어주었고 그 죄수들이 무기고를 털어 총으로 무장을 해버리는데, 일반 전투마냥 뛰어가서 후두려 패려고 하다간 피가 확 까이고 곧 뻗는 배트맨을 볼 수 있을 거다. 배트수트는 총을 막아주지 않으므로 뒤로 슬금슬금 가서 조용히 기절시키면 된다. 이 죄수들이 진짜 행복한거다. 다른 애들은 육탄전으로 덤비다가 뒤지기 직전까지 쳐맞는데 다행스럽게도 얘네는 기절만 시켜주니까. 이런 전투의 다양성도 괜찮다.
근데 후반가면 저격총을 든 저격수들이 뜨는데 걔네는 짜증난다. 왜 게임에 넣었는지 이해가 안된다. 어딜 날아갈때마다 레이저가 퐁하고 날 겨누더니 빵 소리랑 함께 반피까이는거보면 화가 치민다. 난 총알 맞을때마다 시발이라고 소리질렀다. 걔네도 뒤로 돌아가서 조용히 처리해야된다. 당연히 저격수니까 망루위에 있다. 그 위에 간수들 다 죽이고 지네가 거기 서 있는 거다.
킬러 크록, 스케어크로우 같은 죄수들이 역시 수감되어있다.
역대 최고의 배트맨이라는 이 게임에도 오점이 있는데 바로 보스전이다. 저런 네임드 죄수들과의 전투를 재미없게 표현했다. 아 스케어크로우는 제외. 스케어크로우와의 보스전은 약물로 인한 환각을 보게되는데 연출이 진짜 후덜덜하다. 충격의 연속이다. 저 킬러 크록과의 보스전이 진짜 웃긴다. 자세히 보면 크록이 목에 뭘 매고 있는데 배트맨은 크록이 자기를 쫓아올때마다 저걸 배타랑으로 건드리면 된다. 그렇게 몇번 하다보면 끝이다.
크록은 초반에 저런 엄청난 포스로 등장하는데 너무 허망했고 개성있게 빌런들을 표현한 것은 아주 좋지만 보스전을 흥미롭게 풀어나가지 못한 느낌이다. 굉장히 쉬웠다.
전반적인 내용도 존나 중구난방이다. 조커를 쫓다가 제임스 고든이 납치되고 구하러 갔다가, 또 타이탄 약물이니 뭐니 하고 골골대는 베인을 보고 아후, 진짜 말도 안되게 어지럽네, 하는 생각이 들지도 모른다. 실제로 분위기가 너무 어수선한데 그거도 단점이다. 다만 스피디한 게임 전개로 이걸 그냥 대략 땜빵하는 느낌. 좀 스토리가 지루해질수도 있다는게 아쉽긴 했다.
팀 버튼의 느낌이 풍기는 배트모빌도 등장하는데 얘는 죄수들의 샌드백이 되고 금방 리타이어한다.
그 외엔 깔 거리가 없다. 내 평생 이렇게 까임거리가 없는 게임 처음봤다. 인터페이스와 전투방식이 아주 훌륭하고 깔끔해, 연출 좋고, 떡밥 전부 회수하고 배트맨의 비밀기지인 (미니) 배트케이브도 슬쩍 등장해주고, 이스터에그도 적당히 있고. 더 말할거리가 없다. 괜히 GOTY 2위가 아니다. 1위는 언차티드 2였다. 끝이 있는게 유일한 단점이라고 불리는 게임이었다.
맵이 좁다고 징징대는 유저들도 있는데 당연히 수용소니까 맵이 좁지. 그 제한된 공간안에서도 스토리를 잘 풀어내고 특유의 분위기를 만들어내는데 성공한 락스테디에게 박수를 보낸다. 아 참, 아캄의 세계관은 '아캄버스'라고 한다. 몇몇 설정이 원작과는 조금 차이가 있다. 그게 은근한 이 게임의 매력. 그리고 저 멀리 고담이 보이는 것도 난 좋았다.
최고의 슈퍼히어로 게임, 아캄 트릴로지의 시작인 아캄 어사일럼.
최고의 히어로 게임이라 불리는 아캄 트릴로지의 시작을잘 끊어준 기념비적인 작품, 아캄 어사일럼은 스스로 '히어로 게임'도 명작이 될 수 있음을 입증했다. 게이머라면 꼭 플레이해봐야할 굉장한 작품.
배트맨 : 아캄 어사일럼
개발 : 락스테디 스튜디오
유통 : 워너브라더스
출시 : 2009/09/15
장르 : 3인칭 액션
3줄요약
1.갓겜
2.뱃신
3.저격수 엿이나 먹어
PS : 사족으로 배트맨은 여기서 진짜 초인이다. 수용소의 모든 죄수들을 자비없이 까서 다시 수감시켜버리고 탈옥한 빌런들을 전부 처리했다. 몇몇 제외하고, 그것도 혈혈단신으로.
PS 2: 고든을 비롯한 수용소 직원들도 구출해내고 문제들을 죄다 홀로 처리해버렸다. 과연 뱃신.
2016/01/20 오후 6:47 1차 수정
첫댓글 진짜 아캄시리즈는 엄청난 명작이죠
말이 필요없는 게임..이지만 아캄 나이트에서 좀 망해버린
@도사 그래도 아캄시티도 괜찮고
전체적으로는 엄청나죠 게임으로 이정도풀어낸다는 것만으로도
아캄 나이트 : ?????
인정! 아캄 나이트는 영.. 이름을 월드오브탱크 : 배트모빌 에디션으로 바꿔야해요
사실상 조커 프랜차이즈라고 봐도...
개근상 : 조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