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6회] 찬두호산 화운동 요괴 홍애아 (2)
삼장이 소리 나는 쪽을 쳐다보니 어린아이 하나가
나무에 매달려 있었다.
삼장은 말고삐를 당기고 내려서서 오공을 보고 꾸짖었다.
"이 고약한 놈아~ 너는 어찌하여 마음이 그리 꼬였느냐?
선한 마음이란 눈꼽만큼도 없구나
그렇게 울부짓는 소리를 듣고도
요괴가 있는 등, 데퉁맞은 소리만 하더니 저것봐라,
저게 사람이 매달린게 아니냐?"
오공은 삼장이 자기를 의심하기 시작했기 때문에
대답하지 않고 삼장이 하는대로 버려두었다.
삼장이 긴고주를 외울까봐
머리를 숙인채 입을 다물고 참고 있었다.
삼장은 나무아래로 가 아이를 채찍으로 가르키며 물었다.
"너는 어디사는 아이냐? 어째서 이런 곳에 매달려 있느냐?
살려줄테니 말을 해보아라"
아아, 그것은 분명 요괴가 둔갑한 것이나
평범한 인간인 삼장의 눈으로
그것을 알 도리가 없는 것이다.
요괴로 변한 아이는 눈물을 글썽이며 말했다.
"스승님, 저는 이산 저쪽의 고송간이라는
골짜기에 있는 마을에 살고 있고
할아버지의 성은 홍가인데 큰 부자였기 때문에
사람들은 홍백만이라고 불렀습니다.
그런데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아버지께서 가산을 이어받은 다음부터는 사치르런
생활을 계속해서 재산이 줄어 요즘엔
홍십만이라고들 합니다.
아버지는 돈을 늘리기 위해 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아왔는데
그만 불한당들에게 속아서 이자는 커녕
본전까지 떼이고 말았습니다.
아버지께서는 분이 치솟아서 이제
그들에게 돈을 빌려주지 않는다고 했더니
저희집으로 들이닥쳐 아버지를 죽이고
재산을 다 털어가며 어머니도 끌어갔는데
어머니가 저를 살려달라고 사정해거
그놈들이 저를 나무에 묶어놓고 갔습니다.
제발 저를 살려주세요, 이 산속에서
사부님이 저를 살려주시지 않으면 저는 죽습니다.
죽어서라도 스승님의 은혜는 꼭 갚겠습니다.
삼장은 팔계에게 아이를 풀어주라고 일렀고
바보 팔계도 눈치를 채지 못하고 밧줄을 끄르려했다.
그 때 오공이 참다못해 호통을 쳤다.
"이런 쳐 죽일놈!
네놈이 누구인지 알아볼 사람 없다고 생각하느냐?
능청맞은 거짓말로 사람을 속이려 하지만
그렇게는 안될 것이다.
누가 그런 거짓말에 속을 것이라 생각하느냐?"
요괴는 오공의 말을 듣고 슬그머니 겁이났다.
"이놈은 여간내기가 아니로구나
단단히 조심해야 겠는걸."
팔계가 듣고 있다가 오공을 툭 건드리며
말참견을 했다.
"형, 이런 철부지를 상대로
이러쿵 저러쿵 해봐야 무슨수가 나겠어?
이 애를 살려주면 이 아이의 친척들이 가만히 있겠어?
덕분에 배불리 얻어먹고 보자고 형, 살려주자."
이 바보는 언제나 먹을 것만 생각하느라
따지고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팔계는 계도로 밧줄을 끊고 아이를 내려놓았다.
요괴는 눈물을 흘리면서 삼장 앞에 가사
무릎을 끊고 머리를 조아렸다.
삼장은 자비심이 깊은 사람이라 아이를 그냥 둘 수 없었다.
"얘야, 말을 타거라 내가 마을로 데려다주마."
"스승님, 난 여태 매달려 있었기 때문에 손발이 저리고
머리도 바늘로 쓰시는 것 같이 아픕니다.
게다가 산골에 사는 촌놈이라 말도 탈줄 모릅니다."
그럼 팔계에게 업히겠느냐고 물으니,
요괴는 팔계를 흩어보고는 거절했다.
팔계는 뒤에 갈기털에 찔리는 것이 싫다고 했고
오정은 집에 왔던 도적놈들처럼 시커면 것이
무섭다며 거절했다.
삼장이 그러면 내 차례라고 하니 오공은 껄껄 웃으며,
"알겠습니다. 그럼 내가 업지요"했다.
요괴는 만족하며 오공의 등에 업혔다.
오공이 업어보니 몸무게가 서근 열냥쯤 되어보였다.
"이 코딱지 같은 놈아, 이게 무슨 행패란 말이냐?
이 손공앞에서 그런 어설픈 수가 통하리라 생각하면 오산이다.
난 네놈이 어떤 놈인지를 환히 알고있다, 흐흐흐."
오공의 등에 업힌 요괴의 머리속은 오공을 어떻게 할 것인지
궁리를 하고 있었고 오공은 이 요괴를 어떻게 끝장을 내줄까
생각을 제각기 하고 있었다.
고지식한 삼장 때문에 요괴를 처치하지 못하는 오공과
언제라도 삼장을 채가려는 요괴사이에
암투가 시작되는데 ~~~~
흥미진진한 서유기 다음편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