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 좋고 물 맑고 마음까지 행복한 날
<2014년 제 34 차 옥녀봉 갈론구곡>
◆ 산행 개요
♣ 산행 일시 : 2014년 08월 28일(목) 맑음
♣ 산 행 지 : 아가봉(雅佳峰 541m) 옥녀봉(玉女峰 599 m) 갈론구곡(葛論九曲)
♣ 산행 위치 : 충청북도 괴산군 청천면 칠성면
♣ 참여 인원 : 44 명
♣ 산행 코스 : 행운민박 → 아가봉 → 사기막재 → 옥녀봉 → 갈론구곡 → 갈론마을 → 주차장 ⇒ 약 8 km
♣ 산행 시간 : 약 3시간 30분 (09 : 30 ~ 13 : 00)
◆ 산행 안내
▣ 아가봉(雅佳峰)과 옥녀봉(玉女峰)
아가봉은 청천면 운교리와 칠성면 사은리와의 경계를 이루는 산으로 그리 높지 않은 산이다. 아가봉은 이름이 없는 산으로 옥녀봉으로 가는 길목 쯤으로 생각해 왔으나 능선상의 바위들이 특이한 형상을 하고 있어 많은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으며, 누군가가 표지석을 아가봉이라 하여 근래에 세워 놓았다. 아마도 아가산악회가 이름을 붙여서 만든 것으로 산을 사랑하는사람들의 관심으로 좋은 산 이름 하나를 얻었다.
옥녀봉은 군자산과 비학산 너머에 있다. 높이로 봐도 그리 관심을 끌만한 것이 없어 보이고, 접근 방법으로 보면 더구나 발길을 돌릴 수밖에 없을 것처럼 보인다. 칠성에서 갈론까지 5㎞나 되는 비포장도로를 가야하고 청천의 사기막에서 오를 경우4-5km는 비포장을 가야하는 오지의 산이며, 그런 이유로 사람들이 뜸한 전인미답의 산으로 치부된다. 정말 산을 즐기는 사람들은 남들이 거부하는 그런 이유 때문에 오히려 즐겨 이 산을 찾는다. 산행은 칠성면 소재지에서 국내 최초의 우리 기술로 건설된 괴산 수력발전소가 있는 외사 마을을 지나 댐 왼편으로 나 있는 비포장 길을 승용차로 20분정도 가야 한다. 옥녀봉 산행은 최씨의 마당을 지나 하천을 건너면서 시작되는데, 하천을 건너면 묘가 있는 넓은 공터에서 왼쪽 능선 길로 바로 올라야 한다. 많은 사람이 다니지 않았으므로 아직은 길이 편하지는 않지만 사람의 발길이 덜 닿았다는데 이 산의 자랑이 있다. 옥녀가 사람의 손길을 많이 탔다면 그건 뻔한 일이 아니겠는가? 아직은 얼굴조차 보기 힘든 시골처녀 같은 순박한 산이 있다는 게 대견스러울 뿐이다.
그래서 그런지 갈론의 어디에서도 다른산에서 가려 직접 옥녀봉을 볼 수는 없다.길은 10여분 만에 묘가 있는 무명봉을 지나면서부터 작은 바위, 소나무, 넓은 바위 등으로 심심치 않게 쉴 터를 만들고, 노송군락과 커다란 전망바위 봉을 지나 40여분 후면 옥녀봉 정상이다. 정상에서도 오래된 소나무 참나무 등에 가려 조망이 좋지는 않지만, 나무와나무사이로 훔쳐보는 군자산과 남군자산, 속리산에 이어진 능선들이 더욱 경이롭다.
옥녀봉은 빼어난 경관이 없다. 그러나 그것이 또한 최대의 자랑거리일 수도있다. 산에서의 부족한 것은 갈론마을의 계곡을 더듬어 올라가보면 충족시킬수 있다. 마당바위, 병풍바위, 형제바위, 강선대 개구리바위, 신선이 바둑을 두었다는 기국암등 3km의 계곡엔 옥빛 물과 바위가 이루어낸 오염 안 된 풍광이 아직도 수줍은 듯 얼굴을 가리고 있다. 마치 옥녀가 자기 모습을 선 듯 보이지 않고 있듯이 말이다.
◆ 산행 후기
▶ 월척을 꿈꾸며 팔도의 물길을 헤매고 다닐 때 찾아든 충청북도 괴산 땅 괴산호, 아무 수확 없는 밤샘의 허탈함을 달래며 그 호수 왼쪽으로 일자선상으로 길게 늘어진 비포장도로를 벗어나며 올갱이 해장국으로 쓰린 속을 달래던 시절을 회상 하면서 오늘은 혼자가 아닌 44명의 산우들과 함께 호수가 아닌 산으로 초가을의 햇살을 받으며 산행을 시작한다. 개울을 건너며 넘어지고 옷을 적셔도 마냥 즐거운 시간 모처럼 산행에 동행한 짝꿍 산우를 잊어 버리며 부드러운 산길 전망의 요소를 지키는 바위 봉우리를 타고 넘어 아가봉을 오르고 밧줄에 의지해 내리막길을 더듬고 숨을 고르며 부드러운 옥녀봉에 닿는다.
심산의 수림을 헤치며 하산한 계곡은 멀지 않은 지난 시절 세파를 떠나 칡뿌리로 연명을 하며 은둔(隱遁)의 세월을 보냈던 선령의 한이 서린 땅 갈론구곡 맑은 물에 몸을 담구고 지금도 노선버스가 다니지 않은 갈론리 청정마을 돌아보며 괴산읍내 뼈다귀해장국에 속을 채운다. 죽현마을 통닭집에서 김 회장, 정 희주 산우와 맥주로 일정을 맺었다.
◆ 산행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