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따라 물따라
섬진강 물길처럼 느림에서 얻는 여유와 행복, 경남 하동
글_이수근, 사진_한승호(홍보실)
하동에서의 여행은 이른 아침 하동송림에서부터 시작했다.
아름다운 하천, 하동포구 나룻배엔 봄기운이 가득
송림앞에는 멈춘 듯 흐르는 듯 섬진강이 잔잔하다. 물길을 따라 걷다보면 어느듯 하동포구에 이른다.
“ 쌍돛대님을싣고 포구로 들고 섬진강 맑은 물에 물새가 운다.(중략) 노을진 물결 위엔 꽃잎이 진다. 팔십리 하동포구야.”
‘하동포구 아가씨’노랫말에는 포구의 아름다움이 잘 표현되어 있다. 한국의 아름다운 하천 100선중 최우수로 선정된 곳이 섬진강 하동포구 팔십리이기도 하다. 유난히 길고 추웠던 이번 겨울. 2월하순에 찾은 포구의 나룻배에는 어느 듯 봄기운이 올라타 있었다. 전북 진안과 장수군의 경계에 있는 팔공산에서 발원한 섬진강은 임실, 순창, 곡성과 구례를 거쳐 하동포구를 지나 남해바다로 흘러든다. 이곳엔 우리나라 최초의 현수교인 남해대교가 있다. 하동군 금남면 노량리와 남해군 설천면 노량리를 잇는 남해대교는 길이 660m, 폭 9.5m, 높이 52m로서 1968년 착공하여 1973년 준공됐다. 70년대 후반까지만 하더라도 남해대교는 인기있는 수학여행지 중의 한 곳이었다. 지금은 육지와 바다를 잇는 거대한 대교가 손꼽을 수 없을 정도로 많지만 당시로서는 흔하지 않았던 큰 다리였다. 그것도 육지와 섬을 잇는 바다위의 다리라는 점에서 이름난 관광지였다. 지금은 대교의 당당하고 웅장한 모습은 아니지만 여전히 남해 각지의 명승고적과 한려해상국립공원의 푸른 바다와 어울리는 아담한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다. 오렌지 색 남해대교와 빨래를 널어놓은 듯 파래 건조장, 그리고 마늘밭이 만들어 내는 색의 조화는 더욱 아름다워 보였다.
<하동포구> <하동 송림공원>
<하동 섬진강 물길> <파래 말리는 아낙>
茶香, 文香, 鄕香세 가지 향기가 있는 악양
추위에 말라버린 녹차잎에도 봄기운
여행 이틀째. 다행히도 민박집 바로 앞이 녹차시배지였다.
지금으로부터 1,200여년 전인 신라 흥덕왕 3년(828)에 당나라 사신이었던 대렴이 차나무 종자를 가져오자 임금의 명에 따라 지리산 남녘인 이곳 화개동천에 처음 심었다고 한다. 이를 진감선사가 널리 보급함으로써 전통차의 문화가 싹트게 되었으며, 화개면 운수리 쌍계사 주변은 지방기념물 제61호인“우리나라 차 시배지”로 지정되었다. 지난 겨울의 추위가 얼마나 심했던지 야생차마저 잎이 말라붙는 동해를 입었다. 질과 양에서 평년에 비해 생산량 감소가 불가피함에 따라 차재배농민들의 걱정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땅에서 올라오는 새 생명의 기운과 따뜻한 봄바람으로 얼어붙은 찻잎도 점차 생기를 되찾고 있다는 것이다. 차시배지 바로 앞에는 차 문화를 보전하고 보급하는‘하동차문화센터’가 자리잡고 있다. 하동차의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고 차의 신비로움을 다양하게 체험할 수 있다. 차시배지를 둘러볼 때는 반드시 빼놓을 수 없는 숨겨진 코스가 하나 있다. 차시배지 기념석에서 조금만 내려오면 대나무 숲을 거닐 수 있는 산책길이 있다. 바람이 불때마다 흔들리는 댓잎과 사그락거리는 댓잎소리를 보고 듣노라면 눈과 귀가 맑아진다.
꽃피는 동네 화개(花開), 사람들의 마음조차 활짝
하동의 맛 하동에는 지리산이라는 큰 산과 300리를 굽이쳐 흐르는 섬진강이 있다. 맑고 깨끗한 남해바다를 품고 있다. 넓은 악양들판이 펼쳐져 있다. 지리산 산나물과 섬진강 재첩, 남해바다의 싱싱한 해산물, 야생녹차와 하동배, 임금님께 진상했다는 대봉감 등 하동에는 먹을거리가 다양하고 풍부하다. 그래도 하동하면 섬진강의 명물 하동재첩이 대표적인 맛으로 손꼽힌다. 하동 어디를 가더라도 시원한 재첩국을 맛볼 수 있으며 포장된 재첩진국을 구입할 수 있다. 하동에서는 기다려야 거둘 수 있다. 땅과 물, 바람과 햇볕, 그리고 시간, 여기에 사람의 손길이 더해져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하동의 멋 하동은 축제의 고장이기도 하다. 일년 내내 자연과 문학과 어우러진 축제를 즐길 수 있다. 3월의 고로쇠 축제를 시작해 4월의 화개장터 벚꽃축제, 5월 형제봉 철쭉제와 야생차문화축제, 9월의 북천 코스모스, 메밀꽃 축제, 이병주 국제문화제가 이어진다. 10월에는 토지문학제와 개천대제, 악양 대봉감 축제에 이어 11월에는 참숭어 축제가 열린다. 하동 팔경으로는 화개장터 십리벚꽃과 쌍계사 가을, 평사리 최참판댁, 청학동 삼성궁 등이 있다.
한가지 더! 하동군 양보면 양보공원 표지석 : 우리의 터 양보(良甫)
경남 하동군 양보면 양보공원에는 특별한 표지석이 있습니다. 바로 양보면의 미래지향적 및 희망지향적 의미와 더불어 함께하는 지역 사랑의 뜻을 표현한 '우리의 터 양보(良甫) 표지석인데요. 이 표지석은 한국농어촌공사 당진지사 이재형 과장님의 작품이라고 합니다.^^
최우수 선정작품으로 선정된 표지석, 양보 공원에 가시면 꼭 한 번 보고 가시기 바랍니다 :)
흙사랑물사랑 3월호 |
출처: 촌아띠 원문보기 글쓴이: 한국농어촌공사
첫댓글 자주가는 코스지요....
그렇구나.... 좋은동네일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