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부터 일제강점기, 근현대를 아우르는
나전칠기 컬렉션과 더불어
지역별, 형태별, 시대별 소반들이 함께 쌓여갔습니다.
나전칠기를 소명으로 컬렉션했다면
소반은 그저 좋아서 모았습니다.
처음에는 해주반이 좋았습니다.
기하학적 단순한 형태와 화려한 조각, 그리고 다양함에 빠져
해주반만한 소반은 없을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나주반의 미니멀하고 귀족적인 형태가
다시 눈에 들어왔습니다.
조선가구의 미학을 이야기할 때 사방탁자와 더불어
미니멀리즘의 극치를 나주반에서 발견합니다.
그 다음에는 소반의 나무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소나무도 은행나무도 단풍나무도 좋았지만
느티나무(괴목)소반이 좋아졌습니다.
괴목(느티나무)소반에 홀딱 반해서
예천소반, 안동소반, 우보소반 등
경북 양반집 괴목소반들을 두루 수집했습니다.
너무 흔해서 그리 마음에 두지 않았던 통영소반은
나전칠기 소반을 사들이며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호족(고양이다리), 구족(개다리)과 달리
튼튼하고 아름다운 마족(말굽다리)과
죽절이라는 특별한 미학을 탄생시킨 통영소반은
자유로운 상상력과 미적감각, 그리고 솜씨가 뛰어난
통영사람들이 탄생시킨 예술품입니다.
<소반설명>
이 소반은 통영소반 중에서도 특별한 소반입니다.
다리가 모두 죽절로만 되어 있고(마족없이)
상판의 느티나무, 그리고 운각(상판과 다리 사이)의
조각솜씨로 미루어 고위층이 사용했던 소반으로 사료되는
통영특유의 솜씨가 빛나는 아름다운 소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