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윤동주 <쉽게 씌어진 시>
이해와 감상
이 시는 윤동주가 일본에 유학중이던 1942년에 쓰여진 것이다. 식민지 시대에 조국을 떠나와 일본에 살면서 시나 쓰고 있는 자신의 무기력함을 자책하고, 자아를 성찰하여 자신의 갈 길을 정립하고자 한 작품이다. 즉, 자기 자신에 대한 끝없는 좌절과 번민, 무력감을 부끄럽게 느끼면서 끝없는 모색의 노력을 포기하지 않음으로써, 시인의 사명감을 자각해 가는 성찰의 모습을 솔직하고도 섬세하게 보여주고 있는 작품이다.
제1-2연은 ‘창밖에 밤비가 속살거려’ 어두운 밤하늘의 별조차 볼 수 없으며, 이국땅에서 다다미 여섯 장 넓이의 방에 갇혀 있는 화자의 처지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3-7연은 바로 이러한 상황 속에서 무의미한 유학 생활을 하고 있는 현재의 삶을 우울하고 회의적인 시선으로 인식하고 있는 자기 성찰의 기록이다. 마지막 8-10연은 화자가 이 음울한 상황에서 벗어나는 모습을 보여 준다. 화자는 어두운 시대를 살아야 하는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이면서도 절망하거나 체념하지 않고 ‘시대처럼 올 아침’을 기다리며 또 다른 ‘나’의 손을 잡는다. 이때 두 사람의 ‘나’는 현실 속에서 우울한 삶을 살아가는 자아와 그것을 반성적으로 응시하는 또 하나의 자아라고 할 수 있다.
이 작품에서는 두 개의 자아가 발견되는데, 현실 속에서 무기력하게 살아가는 ‘나’와, ‘최후의 나’, 즉 ‘시대처럼 올 아침을 기다리고 있는 나’가 그것이다. 이 중 두 번째 나는 역사적인 안목을 가지고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가지고 있는 존재이다. 이러한 두 자아는 마지막 연에서 서로 화해하는 모습을 보여 주는데, 이것은 시인의 자기 성찰을 통한 현실 극복 의지 혹은 현실 초극이라고 할 수 있다.
핵심정리
갈래 ; 서정시, 자유시
성격 : 저항적, 반성적, 미래지향적
주제 : 어두운 시대 현실 속에서의 고뇌와 자기 성찰
특징
․상징적 시어를 대비하여 시적 의미를 강조하고 있다.
․두 자아의 대립과 화해를 통해 시상을 전개하고 있다.
․명사형으로 시상을 종결해 여운을 자아냄.
출전 :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1948
(나) 문정희, 「비망록(備忘錄)」
이해와 감상
이 작품은 남보다 ‘나’를 더 사랑한 자신과 허물만 내보인 자신에 대한 반성을 드러내고 있다. 제목이 ‘비망록’인 것도 자신의 삶에 대한 반성을 기록하며 다시는 그러한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한 다짐을 반영한 것이라 볼 수 있다. 특히 비유적 표현으로 시적 의미를 풍부하게 제시하고 있으며 유사한 통사구조를 반복하여 화자의 정서를 강조하고 있다.
핵심정리
갈래 ; 서정시, 자유시
성격 : 자기 반성적, 고백적
주제 : 나보다 남을 사랑하는 사람이 되고픈 소망
특징
․유사한 문장 구조를 반복해 시상을 전개함.
․담담한 어조로 자신의 삶에 대한 반성적 인식을 드러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