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심 시인의 열네 번째 동시집. 『비 주머니』(청개구리 출판사, 2021.10)에 이어
열다섯 번째 동시집. 『들바람은 누구랑 노나』(반딧불,2022.11)를 출간했다.
『비 주머니』는 화려하다기보다는 길가에 핀 들꽃처럼 수수하게 읽히는 작품들이 주로 실려 있다.
김완기 아동문학가는 최정심 시인의 동시에 대해 “세상 작은 것들과 주고받는 이야기를 촘촘하게 보고 듣다 보면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모든 것이 친구이고, 그들의 존재 의미가 소중하고 사랑스럽다는 걸” 느끼게 된다고 하였다.
책소개
최정심 시인의 열다섯 번째 동시집 『들바람은 누구랑 노나』
최정심 시인은 자연과 사물의 존재의미와 가치를 재미있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서로를 보듬고 아끼면서 오순도순 살아가는
모습이 생기있고 정겹습니다. 또한 어린이의 발랄하고 경쾌한 일상도 담고 있어서 좀 엉뚱한 장면에 동화되어 함께 하고
싶어지기도 합니다.
맑은 생각, 고운 마음이 배어 있는 시는 잔잔한 울림으로 짜릿하게 와 닿기도 하지요.
작품집 『들바람은 누구랑 노나』에 담긴 시편들은 사실적인 것과 아름다운 상상의 세계를 조화롭게 담고 있어
읽는 재미와 기쁨이 있습니다. 흔한 것, 평범한 소재들도 산뜻한 비유의 은유적인 묘사로 형상화 하는
솜씨도 돋보입니다. - 김완기 (아동문학가, 사)한국아동문학회 상임고문)
작가 소개 / 최정심
충남 서천에서 태어나 1984년 『새싹문학』에 작품을 발표하고, 같은 해 어깨동무신인문학상에 이어 대전일보 신춘문예, 계몽사 어린이문학상 등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그동안 『눈속에 갇힌 집』 등 14권의 동시집을 발간했으며, 대한민국문학상 신인상, 충남문학 대상, 대일문학상, 한정동아동문학상, 한국아동문학 작가상 등을 수상했습니다.
현재는 한국아동문학회 부이사장, 한국아동청소년문학협회 부이사장 등을 맡고 있으며, 한국문인협회, 한국동시문학회, 계몽어린이문학회 등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참새 목욕탕 / 최정심
우리 집 잔디밭에는
조그만 목욕탕이 있어
빈 곳에 깔아놓은 모래밭을
차지한 참새들
푸드덕 푸드덕
모래를 뒤집어쓰며
목욕하는 모습이 떠올라
웃음이 절로나지
한창 휘젓고 간 곳에서
짹째그르 느껴지는 새소리
잔디밭을 내줬어요
조금도 아깝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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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비는 엄마다 / 최정심
봄비는
엄마 같다
단잠에 빠져 있는 씨앗들
궁디팡팡 깨우고
뾰족이 입 내민 새싹에게
쭈욱쭈욱 젖 물리고
겨우내 묵은 가지
말끔히 목욕 시킨다
봄비는 영락없는
우리 엄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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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사람에게 꽃을 보여주고 싶어 / 최정심
눈사람을 만들며
카네이션을 달아줬어
꽃이 얼마나 예쁜지
보여주고 싶었거든
만든 꽃 말고
활짝 핀 꽃밭도 보여주고 싶어
눈사람 만들어
냉동실에 보관해 놓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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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바람은 누구랑 노니 / 최정심
시냇가에서
줄맞춰 서서
보서같이 반짝이던 손짓
까치집도 품고
그늘이 돼주던
재크의 콩나무 같던 늠름함
시인들의 시 속에서
동화나 그림 속에서
함께 나부꼈는데
그 많던
미루나무는
지금 다 어디로 갔을까
성냥개비로
젓가락으로
모두 사라진 걸까?
흰구름은
어디서 쉬어가고
들바람은 누구랑 노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