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기, 부동심, 호연지기, 말(言) ~ 맹자
맹자(孟子) 공손추상(公孫丑上) 2장,
공손추문왈부자가제지경상(公孫丑問曰夫子加齊之卿相) 에서
용기에 대해 ~ 7절
옛날에 증자께서 제자 子襄에게 ‘자네는 용기를 좋아하는가? 나는 일찍이 선생님에게 큰 용기에 대해 들은 적이 있는데, 스스로 돌이켜 보아서 정직하지 못하면 비록 상대가 천한 사람이라도 내가 그를 두렵게 할 수 없지만, 스스로 돌이켜 보아서 정직하다면 비록 천만 명이 앞에 있더라도 나는 가서 대적할 수 있다.’ 하셨다.
(昔者석자에曾子謂子襄曰증자위자양왈子好勇乎자호용호아 吾嘗聞大勇於夫子矣오상문대용어부자의로니自反而不縮자반이불축이면 雖褐寬博수갈관박이라도吾不惴焉오불췌언이어니와自反而縮자반이축이면 雖千萬人수천만인이라도吾往矣오왕의라하시니라)
부동심에 대해 ~ 9-10절
공손추가 말하였다. “감히 여쭙겠습니다. 선생님의 부동심과 告子의 부동심에 대해 들려주실 수 있겠습니까?”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고자는 ‘말이 막혀 궁하더라도 그 원인을 마음에서 찾으려 하지 말고, 마음이 편치 않더라도 氣의 도움을 구하지 말라.’ 하였는데, 마음이 편치 않더라도 기의 도움을 구하지 말라는 말은 괜찮지만, 말이 막혀 궁하더라도 그 원인을 마음에서 찾으려 하지 말라는 말은 옳지 않다. 무릇 마음은 氣를 거느리는 장수인 셈이고 氣는 몸에 가득 차 있는 것이니, 마음이 가장 중요하고 氣가 그 다음인 것이다. 그래서 ‘그 마음을 단단히 잡고 가되, 그 氣도 함부로 하지 말라.’고 한 것이다.”
공손추가 말하였다. “이미 마음이 가장 중요하고 기가 그 다음이라 말씀하셨으면서, 다시‘그 마음을 단단히 잡고 가되, 그 氣도 함부로 하지 말라고 하신 것은 어째서입니까?”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마음이 專一하면 氣가 움직이듯이 氣가 전일하면 마음이 움직이는 것이다. 예를 들어, 넘어지거나 달리는 경우, 그것은 氣의 작용이지만, 그로 인해 도리어 그 마음이 움직이게 되는 것이다.”
(曰敢問夫子之不動心왈감문부자지불동심과與告子之不動心여고자지불동심을 可得聞與가득문여잇가告子曰고자왈不得於言불득어언이어든 勿求於心물구어심하며不得於心불득어심이어든勿求於氣물구어기라하니 不得於心불득어심이어든勿求於氣물구어기는可가커니와 不得於言불득어언이어든勿求於心물구어심은不可불가하니 夫志부지는氣之帥也기지수야오氣기는體之充也체지충야니 夫志至焉부지지언이오氣次焉기차언이니 故고로曰왈持其志지기지오도無暴其氣무포기기라하니라
旣曰기왈志至焉지지언이오氣次焉기차언이라하시고 又曰우왈持其志지기지오도無暴其氣者무포기기자는何也하야잇고 曰왈志壹則動氣지일즉동기하고氣壹則動志也기일즉동지야니 今夫蹶者趨者是氣也금부궤자추자시기야而反動其心이반동기심이니라)
호연지기에 대해 ~12-16절
공손추가 말하였다. “감히 여쭙겠습니다. 무엇을 호연지기라 합니까?”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말하기 어렵다.
이 호연지기는 지극히 크고 강하니, 곧은 道義로 잘 기르고 해치지 않으면 천지 사이에 꽉 차게 된다.
이 호연지기는 道義와 짝하고 있으니, 이것이 없으면 줄어들게 된다.
이 호연지기는 義(善行)을 많이 쌓음으로써 생겨나는 것이지 의로운 행위 하나 했다고 갑자기 얻어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자신의 행동이 마음에 흡족하지 않은 점이 있으면 이 호연지기는 줄어들게 되어 있다. 그래서 나는 ‘告子가 義를 안 적이 없다.’고 한 것이니, 그는 義를 마음 밖에 있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호연지기를 기르는 사람은, 반드시 의(선행)를 쌓는 일을 행하되 미리 그 결과를 기대하지 말 것이며, 마음 속에 항상 그것을 잊어 버리지도 말고 억지로 조장하지도 말아서 저 어리석은 宋 나라 사람처럼 되지 않아야 할 것이다. 송 나라 사람 중에, 벼싹이 자라지 않는 것을 안타깝게 여겨 뽑아 올린 자가 있었다. 그리고는 멍청하게 돌아와서 집안 사람들에게 ‘오늘 나는 몹시 피곤하다. 벼싹이 자라는걸 도와주고 왔다.’ 하였다. 그 아들이 달려가서 보았더니, 벼싹이 다 말라 있었다. 이처럼 천하에는 벼싹이 자라도록 억지로 조장하지 않는 자가 적다. 호연지기를 무익하다 여겨 내버려두고 기르지 않는 자는, 이를테면 벼싹을 김매지 않는 자이고, 호연지기를 억지로 기르려고 하는 자는 이를테면 벼싹을 뽑아 올리는 자이다. 조장하게 되면 무익할 뿐만 아니라 도리어 그 근본을 해치게 되는 것이다.”
(敢問何謂浩然之氣감문하위호연지기잇고曰難言也왈난언야니라
其爲氣也기위기야至大至剛지대지강하니 以直養而無害이직양이무해則塞于天地之間즉색우천지지간이니라
其爲氣也기위기야配義與道배의여도하니無是무시면餒也뇌야니라
是集義所生者시집의소생자라非義襲而取之也비의습이취지야니 行有不慊於心則餒矣행유불겸어심즉뇌의니 我故아고로曰告子未嘗知義왈고자미상지의라하노니以其外之也이기외지야일새니라
必有事焉而勿正필유사언이물정하여心勿忘심물망하며勿助長也물조장야하여 無若宋人然무약송인연이어다宋人송인이 有閔其苗之不長而揠之者유민기묘지불장이알지자러니芒芒然歸망망연귀하여 謂其人曰위기인왈今日금일에病矣병의와라予助苗長矣여조묘장의와라하여늘 其子趨而往視之기자추이왕시지하니苗則槁矣묘즉고의러라 天下之不助苗長者寡矣천하지불조묘장자과의니以爲無益而舍之者이위무익이사지자는 不耘苗者也불운묘자야오助之長者조지장자는揠苗者也알묘자야니 非徒無益비도무익이라而又害之이우해지니라)
말(言)에 대해 ~ 17절
공손추가 말하였다. “무엇을 일러 말을 안다고 합니까”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편파적인 말에서 그가 가려져 있는 바를 알고, 정도에 지나친 말에서 그가 빠져 있는 바를 알고, 부정한 말에서 그가 道에서 괴리된 것을 알고, 회피하는 말에서 그의 논리가 궁한 것을 알 수 있으니, 이 네 가지 말은 마음에서 나와 政事에 해를 주고 정사에 반영되어 천하의 일에 해를 끼치게 된다. 聖人이 다시 나오시더라도 반드시 내 말을 인정하실 것이다.”
(何謂知言하위지언이니잇고曰詖辭왈피사에知其所蔽지기소폐하며 淫辭음사에知其所陷지기소함하며邪辭사사에知其所離지기소리하며 遁辭둔사에知其所窮지기소궁이니生於其心생어기심하여
害於其政해어기정하며發於其政발어기정하여害於其事해어기사하나니 聖人성인이復起부기사도必從吾言矣필종오언의시리라)
성인(聖人)에 대해 ~ 18-19절
공손추가 말하였다. “宰我와 子貢은 말을 잘 했고 冉伯牛, 閔子騫, 顔淵은 德行을 잘 말하였습니다. 공자께서는 이 두 가지를 겸했으면서도 ‘나는 말에 대해서는 능하지 못하다.’ 하셨으니, 그렇다면 선생님께서는 이미 聖人이라 하겠습니다.”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아니, 이 무슨 말인가. 옛날에 자공이 공자에게 ‘선생님은 聖人이십니까?’ 하고 물었는데, 공자께서는 ‘성인은 내가 자처할 수 없지만, 나는 배우기를 싫어하지 않고 가르치기를 게을리하지 않는다.’ 하셨다. 이에 자공이 말하기를 ‘배우기를 싫어하지 않는 것은 지혜이고, 가르치기를 게을리하지 않는 것은 仁인데, 仁하고 또 지혜로우시니, 선생님은 이미 성인이십니다.’ 하였다. 이렇게 공자께서도 자신을 성인으로 자처하지 않으셨는데, 이 무슨 말인가.”
(宰我子貢재아자공은善爲說辭선위설사하고冉牛閔子顔淵염우민자안연은 善言德行선언덕행이러니孔子兼之공자겸지하시되 曰我於辭命則不能也왈아어사명즉불능야로라하시니然則夫子연즉부자는 旣聖矣乎기성의호신저
曰惡왈오라是何言也시하언야오昔者석자에子貢자공이問於孔子曰문어공자왈夫子부자는聖矣乎성의호신저 孔子曰공자왈聖則吾不能성즉오불능이어니와 我아는學不厭而敎不倦也학불염이교불권야로라 子貢자공이曰왈學不厭학불염은智也지야오敎不倦교불권은仁也인야니 仁且智인차지하시니夫子부자는旣聖矣기성의신저하니 夫聖부성은孔子공자도不居불거하시니是何言也시하언야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