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 칩셋 제조사의 양대 산맥 엔비디아와 AMD(ATI)의 치열한 경쟁은 올해도 어김없이 이어졌다. 엔비디아에서 새로운 제품을 출시하면 AMD도 이에 뒤질세라 최신 기능으로 무장한 새로운 칩셋을 출시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려놓는 물고 물리는 싸움이 이어진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올 한해 엔비디아와 ATI로 대표되는 그래픽 카드 시장의 실제 판매량은 어땠으며, 소비자들은 과연 어떤 제품에 손을 들어주었는지 다나와 리서치를 통해 알아보았다.
참고로 다나와 리서치는 다나와 연동몰을 통해 판매된 제품의 판매량에 근거하고 있으며, 이는 전체 시장의 판매량과는 다소 차이가 있음을 미리 밝히는 바이다.
1. 엔비디아 vs AMD(ATI) - 전체 판매량
먼저 2007년 엔비디아와 AMD 제품에 대한 전체 판매량을 알아보았다. 그래프를 통해 알 수 있듯 그래픽 카드의 전체 판매량에 있어서 엔비디아가 압승을 거두었음을 알 수 있다. 엔비디아와 AMD가 각각 83%대 17%로 약 8:2 정도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했다.
참고로 2006년도 양사의 그래픽카드 시장 점유율은 엔비디아가 72%, AMD가 28%로 약 7:3의 비율을 보였으며, 그래프의 전체적인 모양새는 비슷하지만 1년새 그 격차가 더욱 벌어지게 됐음을 알 수 있다.
또한 2007년 1월부터의 판매량 변화율을 나타낸 그래프에서도 AMD는 엔비디아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물론 최악의 부진을 보였던 지난 5~6월에 비해 하반기에 들어서면서 어느 정도 회복세를 기록하고 있지만 작년과 비교했을 때 전체적인 하락세를 보인다는 점에서 부진하다는 면책을 피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전체 판매량(%)
월별 판매량(%) - 클릭하면 큰 이미지로 볼 수 있다.
이처럼 양사간의 판매량이 극과 극을 달리게 된 배경에는 올해 두 업체에서 야심차게 발표한 신제품 칩셋의 엊갈린 행보를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
올 상반기 엔비디아가 발표한 중보급형 지포스 8500/8600GT 시리즈가 큰 인기를 끌며 그래픽 시장의 순위를 송두리째 흔들어 놓았던 반면, AMD에서 야심차게 선보였던 ATI RADEON HD2000 시리즈는 '기대 이하'라는 혹독한 평가를 받으며 부진에 허덕이게 된다.
그러다보니 신제품 경쟁에서 한 수 밀린 AMD의 판매율은 시간이 지날수록 계속해서 하락세를 기록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2. 1년간 가장 많이 팔린 칩셋은? - 그래픽 칩셋별 판매량
다음으로 지난 1년간 가장 많이 팔린 칩셋은 무엇인지 알아보았다. 아래의 그래프에 표시된 칩셋 외에도 다양한 칩셋들이 있었지만 지면 관계상 양사에서 대표적으로 가장 많은 판매량을 기록한 몇몇 제품을 선별해 표시했다.
위의 전체 판매량 그래프를 통해 짐작할 수 있듯 엔비디아의 제품이 상위권을 모두 독식하고 있다. 특히 지포스 8600GT의 경우 출시 한 달여만에 전체 판매량의 23%를 기록하는 등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더니, 11월에는 31%라는 경이적인 판매고를 올려 1위의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또 이와 함께 출시된 지포스 8500GT도 14%대의 점유율로 2인자의 자리를 확고히 하고 있어 바야흐로 올 한 해가 '지포스 8000의 해'임을 증명해보이고 있다.
반면 AMD(ATI)의 칩셋은 가장 많은 판매량을 기록한 제품이 RADEON X1950GT로 지난 11월을 기준으로 전체 시장의 6%의 판매량을 올렸으며, RADEON HD2600XT가 3%의 저조한 판매량을 기록했다.
칩셋별 판매량 (%) - 클릭하면 큰 이미지로 볼 수 있다
3. 어떤 종류의 그래픽카드가 가장 많이 판매됐을까? - 인터페이스별 판매량
다음으로 어떤 인터페이스를 가진 그래픽카드가 가장 많이 판매됐는지 알아보았다. 당연한 결과일지 모르겠지만 PCI-Express 방식의 인터페이스가 압도적인 점유율로 현재 시장의 주류로 자리잡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올초까지만 해도 PCI-E와 AGP 방식의 그래픽카드가 7:3 정도의 비율을 보여주었으나 현재 AGP 방식의 제품은 전체의 11% 정도이며, 이 마저도 내년 하반기에는 거의 없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사실 현재 출시되는 메인보드가 대부분 PCI-E 방식임을 생각한다면 AGP 방식의 제품이 11%나 팔린다는 사실이 놀라울 정도다.
또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PCI-Express 2.0 방식 그래픽 카드의 판매량이 소폭이나마 올라갔다는 점이다. 물론 2.0 방식이 완전히 자리잡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리겠지만 거스를 수 없는 대세임을 생각한다면 내년부터는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터페이스별 판매율(%) - 클릭하면 큰 이미지로 볼 수 있다
4. 올해 가장 장사를 잘한 업체는 어디??
국내에서 그래픽 카드를 유통하는 업체는 30여 곳이 넘고 시장 규모는 월 단위로 약 180억원 정도로 추정되며, 그만큼 여느 시장 못지 않게 치열한 경쟁이 벌이고 있다.
그렇다면 이 업체들 중 올 한해 동안 가장 많은 유저들의 사랑을 받은 업체로는 어디를 꼽을 수 있을까?
아래의 표를 통해 알 수 있듯 지난 1년간 그래픽 카드 시장에서 가장 많은 판매량을 기록한 업체는 바로 '이엠텍'이다. 22%의 시장 점유율로 전체 시장의 약 1/5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다음으로 렉스텍이 18%의 점유율을 기록해 근소한 차이로 2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유니텍과 에버탑, 기가바이트 등의 업체들이 각각 3위와 4위, 5위를 차지했다. 또 상위 5개 업체들이 차지하고 있는 비율이 전체 판매량의 69%로 이는 전체의 2/3에 해당하는 수치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