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역으로 살아가는방법
찰싹-!
(지영의 매서운 손바닥 세례를 맞은 소진. 억울한듯 눈물을 흘린다.)
"진영이한테서 떨어져."
"무슨소리에요!"
"너 같은건 진영이옆에 있을 자격 없어. 애초부터 네 자리따윈 없었다구."
한창 유행하는 tv드라마. 드라마에선 꼭 악역이 존재한다. 시청자들은 왜 다들 악역을 싫어하는걸까? 주인공과 마찬가지로 악역도 무척이나 매력적인 캐릭터인데 말이야.
아, 물론 내가 악역이어서 그렇겠지. tv속 나를 보는것도 감회가 새롭군.
나는 콧방귀를 뀌며 냉장고 속의 반찬들을 모조리 가져와 양푼이에 쓸어넣었다. 그리고 고슬고슬한 쌀밥과 함께 매운 고추장도 한숟갈 퍼넣어주었다.
"음~ 맛있는 냄새."
새벽1시. 이 늦은 밤에 뭣하는 짓거린지 궁금하시겠지만, 이게 나의 평범한 일상이라고 할 수 있겠다. 거실에 불을 모두 꺼놓고 tv만 켜놓은채 소파에 벌러덩 앉아 밥을 쓱쓱 비볐다.
초간단 비빔밥 완성.
나 박희재 3년동안 악역으로만 승부하며 연예계에서 살아왔다. 물론, 주연은 절대로 맡은적 없다. 하지만 이래저래 연기력도 인정받아서 별로 기분이 나쁘진 않다.
꾸역꾸역 밥을 먹으며 내가 출연하는 드라마의 재방송을 봤다. 음, 내가봐도 나 참 싸가지 없게 나왔구나.
"아, 집에만 있고싶어. 드라마 촬영 하기 싫어-."
밥을 다 먹은뒤, 나는 처절한 절규를 울리며 침대에 몸을 날렸다. 흐유. 푹신해. 점점 눈이 감기는구나... 내일 촬영 빠지면 안될까? 안되겠지? -흠.
"안녕하세요, 감독님!"
"아, 희재씨 왔어? "
나는 싱긋 가식적인 미소를 한번 날려주고는 지정석에 앉아 대본을 체크했다. 또 주인공 괴롭히는 내용이다. 시청자들한테 또 욕 한바가지 얻어 먹겠구만.
"희재씨. 무슨 고민 있어요?"
"아, 채현씨. 고민은 무슨요."
으이구. 내가 너때문에 산다. 극중 진영을 맡은 정채현. 나와는 달리 어릴때부터 아역을 해오며 연기력도 장난아닌, 또 꽃같은 외모를 소유한 탤런트다.
한번씩 꽃미소를 날려주면 아주 죽는다,죽어. 그리고 이녀석은 나와 특별한, 아주- 특별한 관계다,흐흐.
채현이 내옆자리에 앉아 나와 함께 대본을 체크하고 있을 때 였다.
"채현이 오빠~ 희재언니!"
윽, 이 초절정 귀여운 목소리의 주인공은 박혜리. 내가 제일 싫어하는 부류중 하나다. 온갖 귀여운척을 해대는 이여자, 아주 남자꼬시는 기술이 장난이 아니지.
"힝~ 이번 촬영에서 또 희재언니한테 뺨 맞네. 저번처럼 진짜로 때리지마세요. 저 그때 너무아파서 진짜루 눈물 나왔거든요."
이 얄미운 여자.. 채현이 들으라고 하는소리임에 틀림없다. 난 그저 리.얼.한.연.기 를 위해 때린 것 뿐이라구. 뭘 모르시는 구만.
"아, 미안해요,혜리씨. 그때 내가 너무 연기에 몰입을 하다보니.호호호. 이번엔 조심할게."
조심 하긴 개뿔. 더 세게 때릴테다.
난 정말로 이번 촬영에서 혜리에게 온 감정을 실어 손을 날렸다. 내 리얼한 연기에 감독님과 스태프들은 정말로 열렬한 박수를 보냈다. 저기 눈물을 글썽이며 째려보는 혜리만 빼고.
ok싸인이 떨어지자 마자 혜리는 눈물을 뚝뚝 흘리며 채현에게 안겼다. 저러다 또 스캔들 나지. 쯧쯧.
"오, 희재씨. 이번연기 정말 리얼했어. 쫘악 소리가 나던게 나까지 뺨따귀가 쓰렸다구.허허허."
"그러게 말입니다. 이러다 희재씨 안티 더 늘어나는거 아냐? 하하."
맘대로 떠들어라, 맘대로 떠들어. 나도 같이 호호호 웃어주고는 쉬는 타임을 이용해 촬영장을 빠져나왔다.
몸 좀 식힐겸 화장실로 들어가서 차가운 물로 손을 씻고있는데, 갑자기 벌컥하고 문이 열렸다.
박혜리였다. 으휴, 같은 박씨란게 짜증날 정도다. 저 이중인격!
"박희재씨! 아까 너무한거 아니에요?"
또랑또랑 선배한테 대드는걸 보니 슬슬 열이 받기 시작했다. 난 혜리보다 높은 키를 이용해 그녀를 내려다보며 싸늘한 목소리를 흘렸다.
"뭐가? 훗. 이래서 악역은 아무나 하는게 아닌 것 같다. 나 아니면 누가 우리 예쁜 혜리씨한테 뺨을 때리겠어? 난 안티생기는것도 두려워하지않거든."
"뭐,뭐라구요? 그럼 당신 지금 그게 잘한일이라고 생각하는것에요? 제가 방금까지 주의 드렸잖아요! 제 뺨 좀 보세요! 이렇게 퉁퉁부어서 어떻게 촬영 해요!"
"너의 위대한 화장기술로 가리면 되지. 뭐가 문제야? 박혜리후배 지금 나한테 너무 대드는거 아닌가?너 선배를 물로 아는구나?"
내말에 혜리는 금새 주눅이 든건지 빨개진 얼굴로 씩씩 거렸다. 우와, 콧구멍 커졌다. 이거 사진 올리면 대박인데.
"아무튼! 다음부턴 좀 주의해주세요!"
탕! 혜리가 나가고 화장실안에는 싸늘한 기운만이 감돌았다. 아주 자기혼자 열변을 토하고 나가는구만.
나는 거울을 통해 화장이 잘 먹었는지 확인을하고 다시 촬영장으로 돌아왔다. 채현이 나를 기다렸는지 웃으며 손을 흔드는게 보인다.
"희재씨. 아까 혜리씨랑 무슨 일 있었어요?"
"네? 아니요. 왜그러는데요?"
나는 정말 아무것도 모른다는듯이 채현에게 되물었다. 역시 나에겐 연기자의 피가 흐르고 있다니깐.
채현이 고개를 갸우뚱 거리며 말을 꺼내기 시작했다.
"아까 혜리씨가 씩씩거리면서 촬영장에 나왔거든요. 얼굴이 새빨개져가지구, 무슨 일 있나해서요."
"아..."
"아, 이거 좀 드세요. 목 칼칼하실텐데. 요즘 너무 무리하시는 것 같아서.헤헤"
채현이 싱긋 웃으며 내게 차가운 캔커피를 건넸다. 어쩜 이렇게 친절할수가. 누구랑 다르게 아주 선한 마음씨를 가졌군. 혜리가 이 모습을 본다면 아주 길길이 날뛰겠지.
"고마워요."
난 유혹적인 미소를 지으며 채현의 귀를 잡아당겨 속삭였다.
"우리 둘이 있을땐 누나라고 불러도 돼, 채현아."
"아..."
얼굴이 홍당무 처럼 새빨개진 채현을 보니, 나도 모르게 피식하고 웃음이 새어 나왔다. 이 녀석 정말 귀엽다. 쿡쿡.
23살인 나에비해 채현은 꽃다운 나이 20살이다. 요새는 연하남이 대세라지?
정채현. 이녀석은 내 남자친구다. 무려 3살을 극복하고 우리는 알콩달콩 사랑을 키우고 있다. 스캔들 한번 나지않는 이 완벽함 이란.
요새 눈에 띄게 혜리가 채현이에게 대쉬를 많이 해서그런지 많이 예민해져있다.
하지만 결국엔 별 소용 없을듯 하구나, 혜리야. 채현이는 일편단심 해바라기 희재사랑 인것같거든.후훗.
오늘도 늦은 새벽까지 촬영을 했다. 이러다 내 백옥같은 피부가 상하면 어떡하지.
매니저와 함께 내 전용 벤에 올랐다. 이제 곧 드라마 촬영도 일주일만 견디면 끝마친다. 조금만 고생하자, 박희재!
"어이, 희재야. 채현이 전화 같은데?"
"으음..채현이?"
깜빡 잠이 들었나보다. 허벅지에서 지이잉하고 울리는 진동소리. 나는 힘겹게 휴대폰을 꺼내 폴더를 열었다.
"여보세요. 채현이니?"
[응, 누나. 자고 있었어? 깨웠으면 미안하다.]
"훗. 아니야. 무슨 일인데?"
[아, 저기 마지막 촬영 다 끝나고...같이 어디 좀 놀러갔으면 하고.]
"와, 그러자. 재밌겠다."
그렇게 채현이와 20분 남짓 통화를 하고 폴더를 닫았다.
"아주 깨가 쏟아지는구만."
"그러면 우리 매니저님께서도 어서 여자친구 하나 마련 하시던가요."
내 장난스런 목소리에 우리 매니저 또 삐지고 말았다. 하여튼, 삐돌이라니깐.
고급스러운 분위기의 오피스텔 앞에 차가 멈춰섰다. 한적하니 차가운 밤 공기가 스쳤다. 매니저를 돌려보내고 서둘러 집안으로 들어섰다.
그리고 내 눈에 띄는 컴퓨터 한대.
심심한데 저거나 올만에 해볼까나. 컴퓨터를 켰더니 막상 할게 없다. 내가 게임하는 스타일도 아니고.
"음...아!"
나는 설레는 기분으로 슬쩍 내가 출연하는 드라마 홈페이지에 접속했다.
[시청자 의견]
당연히 내 악플이 달려있을걸 알지만 난 내 호기심을 주체하지 못하고 그만 클릭하고 말았다.
[소진♡진영 윤지영 절라 재수없어요. ㅠㅠ완전 연기 진짜같아서 소름끼친다니까.-_-]
[윤지영 역에 박희재 실제로도 엄청 싸가지 없대요 ㅋㅋㅋ]
[헐 역시...ㅉㅉ 혜리언니 불쌍하다]
"아니...이것들이. 누가 싸가지 없다는거야?! 참나..."
진짜 괜히 들어왔다 싶다. 이따구 악플들이 난무 하는걸 보니. 아무리 나라도 상처 받는데.흑흑. 내가 다시 여기 들어오나 봐라!
난 씩씩대며 황급히 컴퓨터를 꺼버렸다. 하여튼 악역도 어지간히 힘든게 아니라니깐. 한번은 이런적도 있었지.
"어머, 저거 지영이 아니여? 저저 싸가지 없는것 보게. 우리 불쌍한 소진이를 그렇게 괴롭히더니만. 쯧쯧."
"그러게 말이여.딱 보기에도 그렇게 생겼구먼."
여기까지.
아줌마들의 악담은 정말 참을수가 없다. 우리 동네 목욕탕에 가면 더 심했다. 아주 대놓고 내몸을 흝어보고 내 욕을 했으니까.
아줌마들. 드라마속에서는 내가 악역이라도 저 원래 진짜 착하거덩요? 앞으론 오해 하지 말아줬으면 좋겠네요! 흥!
촬영도 물흐르듯 무난하게 계속 되었고, 나도 이제 이번 장면만 촬영하면 내 분량은 다 끝이 난다.
하필이면, 왜 자살하는 신 이람. 나름대로 윤지영이라는 캐릭터가 마음에 들었었는데 조금 아쉽기도 하다.
"진영아... 난 정말로 널 사랑했어. 하지만 점점 더 추악해지는 내 모습을 더이상 너한테 보이고 싶지않아.그래서 난 내가 지금까지 너희들에게 했던, 모든 나쁜짓들을 이렇게라도 해서 용서 받으려해.
그러니까 나같은건 잊고 제발 소진이랑 행복하게 살아줘. 아니, 하하.못된 부탁인건 알지만 그냥, 나 윤지영은 기억해주라. 정말 못난 이 윤지영. 한번씩은 기억해주라....그럼 난 정말 행복할것같아. 이제 진짜로-안녕하자...안녕."
(지영이 쓸쓸하고 슬픈 미소를 지으며 눈물 한방울을 떨어뜨린다. 그리고 총구를 머리에 갖다대는 순간 총소리가 노을지는 하늘가득 울려퍼진다.)
"컷!"
순간 정적이 흘렀다. 연기 다 끝났는데... 뭐지?
난 살짝 한쪽 눈만 떠서 상황을 지켜 보았다. 모두들 감독, 스태프, 배우 할것없이 모두들 나만 멍하니 응시하고 있었다.
"대단해! 희재양 다시 봤어!"
감독의 이 한마디가 떨어지자마자 촬영장내 모든 이들이 열렬한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 하하. 이것 참 쑥쓰럽기도 하고..내 연기가 그렇게 대단했나.
어쨌든 내 분량이 나오는 촬영은 다 끝마쳤다! 난 서둘러 기쁨을 표출하기위해 채현이에게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누나?]
"아, 채현아! 나 촬영 다 끝냈어!"
[아...그래요?]
어라, 뭐지 이거. 원래대로라면 [우와! 정말요? 전 아직 제 촬영분 훨씬 남았는데. 좋겠다~!] 여야 하는데...쩝-.
난 그냥 채현이가 촬영으로 인한 스트레스로 조금 예민하고 차가워진것으로 결론을 지었다.
"그, 그럼 촬영 열심히해.."
[잠깐만요.]
"응? 왜?"
[우리 잠깐 만나요,누나. 중요한 할애기가 있어요.]
그 말에 나 왜이렇게 불안한지 모르겠다. 그냥 만나자는 건데. 한번 얼굴 보자는게 분명한데. 나 왜이렇게 떨리고있는거야.
채현이의 오늘 하루 촬영분이 끝나고, 작은 bar에서 만나기로 했다. 도착하니 이미 어두운 표정의...채현이가 앉아있었다.
"난 스카치. 누난?"
"난...술 못하니깐 그냥 얼음물."
무슨 말을 해야하지. 막상 와보니까 할 말이 없다. 채현이의 저 어두운 얼굴을 보노라면 아무 말도 나오지가 않았다.
"누나, 미안해."
쿵. 심장이 떨어진것만 같은 기분.
"미안해. 미안해. 정말 미안해."
"뭐가..미안하단 건데."
"...우리 헤어지자. 나, 혜리를,"
"혜리를 좋아하게 된것 같다고?"
"......."
"하하. 그새 또 눈이 맞았니? 아무리 같이하는 촬영신이 많더래도. 딴마음 품은것부터가 너는 실격이야."
"미안. 헤어지자."
흔들리는 눈으로 날 쳐다보더니 이내 고개를 떨구고 마는 채현이. 이제 더 이상 내 남자친구가 아닌 채현이. 아니, 그냥 정채현.
"그래."
차에 태워주겠다는 채현이의 말에 난 아쉬울거 없이 냉큼 올라탔다. 쳇, 까짓거 마지막까지 쿨하게 끝내주마.
난 아무말없이 벨트를 끌어당겼다. 어라, 이거 왜 안빠져.
헉! 그런데 그 순간 채현이가 내 코앞까지 다가왔다. 왜 또 두근거린대. 나도 참 중증이군. 벨트를 매주려던 것 뿐인...!
"읍-!"
이럴수가. 기습키스! 키스는 해볼만큼 해봤지만, 기습키스는 또 처음이었다. 기분이 나쁘진않지만, 하지만... 이건아니다!정채현!
퍽! 하이힐을 높이 치켜들며 정확히 채현이의 급소를 찔러버렸다.
"헉-! 누,누나..."
훗.급소를 잡고 뒹구는 꼴이란.. 그 모습이랑 예전 혜리의 콧구멍커진 사진을 같이 올리고 싶은 충동을 간신히 참았다.
"미안하지만, 난 맘 없는 애랑 키스같은거 안하거든. 박혜리랑 잘해봐, 옛날 남자친구씨!"
걸어나오며 택시를 잡았다. 볼가에 뭔가 따뜻한게 떨어져 만져보았더니, 눈물이다. 나 눈물 흘리고있었구나... 정말 정채현을 사랑했었구나...
"아가씨, 왜 울어요?"
오십대의 순진해보이는 기사아저씨가 내게 물었다. 나는 눈물을 쓱 닦고 활짝웃으며 답 해주었다.
"실연의 상처때문에 울어요. 보잘것없는 사랑따위에 울어요. 아파서... 울어요."
몇주일뒤, 드라마는 성공리에 마쳤다. 시청률도 30%를 웃돌았으니, 대박이나 다름없는것이다. 시청자들 반응도 뜨거웠고 나도 나름 괜찮았다.
시청자들이 내 연기력을 인정해줬으니까.
그 뒤, 정채현과 박혜리는 열애설에 휩싸였는데, 실제 연인사이라고 밝혀 또 한번 화제가 되었다. 이제 난 뭐같은 질투따위도 느끼지않고 그냥 무난하게 생활하고 있는 중이다.
"오랜만에 밖에 좀 나가볼까."
드라마가 끝나고 집에 콕하니 박혀있었던 나. 전직 백수를 실감나게 해주는군.
"저, 저기 언니!"
"?"
밖을 나가자 기대도 하지않았던 내게 사람들이 힐끔힐끔 쳐다보기시작했다. 급기야 사진도 찍고 말 거는 이도 있다.
"팬이에요! 이번 드라마에서 언니 완전 좋아하게됬어요! 얼굴도 이쁘구, 연기도 잘하구..."
"아, 고마워요."
"언니, 싸인해주세요~"
"저두요,저두요~"
"꺄악-"
나에게 말을 걸었던 한 여학생 부터 시작해서 점점 내게 인파가 몰려들기 시작했다. 와, 나 이렇게 인기가 많았던가.
왠지 기분이 좋기도 하고... 아니, 무지무지 좋은것같다. 선글라스라도 끼고 나올걸. 머리카락도 뜯기고 연예인 체면이 영 아니네.
가까스로 연락을 한 매니저 덕분에 겨우겨우 벤에 올라탔다.
"너 정말 간 크다. 어떻게 맨얼굴로 밖에 나돌아다니냐?"
"그러게. 난 내가 이렇게 인기가 많은줄 몰랐어. 드라마에서 악역이라고 욕만 먹었었는데."
"큭큭. 그건 다 연기가 아니냐. 너 죽는 장면때 시청자들 얼마나 울었는데. 게시판에 네애기밖에 없어. 주연보다 빛나는 악역이라고."
"...주연보다 빛나는 악역이라.."
쿡. 맘에 드는걸.
"아, 그나저나 캐스팅건 들어왔어."
"또 악역?"
"아니, 이번엔 주연이야. 이름도 어느정도 나있는 거물급 감독이 촬영하는 드라만데.어때?"
"....흠."
나도 어느새 주인공 캐스팅을 받는 몸이 되었구나. 새삼 놀랍다.
"대본보고 결정할래?"
"그럴게."
난 생긋 희미한 미소를 지어보이고 의자에 편안하게 등을 기대며 누웠다.
그런데, 출발하려던 벤이 갑자기 멈췄다. 내가 왜그러냔 눈빛으로 매니저를 쳐다봤다. 턱짓으로 내옆의 창문을 가리키는 매니저.
어떤 남자가 창을 두드리고 있었다. 이제 사람들도 별로 없고하니 난 그냥 창을 내렸다. 환하게 웃는 꽤 준수하게 생긴 한 남자.
"안녕하세요. 박희재누나. 정말 팬입니다! 이거 받아주세요!"
남자는 얼굴을 붉히며 작은상자를 건네고 저 멀리 뛰어가버린다. 와, 순식간이라 말도 나오지않았다.
"뭐해? 선물 풀지않고."
매니저가 채근을 하자 난 얼떨결에 고개를 끄덕이고 왠지 두근두근거리며 상자의 포장끈을 풀었다. 예쁜 수제목걸이와 함께 작은쪽지.
[안녕하세요, 누나. 저는 박희재누나 데뷔초창기때부터 팬이였던 사람입니다.
아깐 많이 놀라셨죠? 하지만 저는 누나에게 제 마음을 전달하게되서 정말 기쁩니다.
부디 목걸이 예쁘게 하고다니세요.
팬 성현규 드림.]
"뭐야. 설마 천하의 박희재 처음본 남자한테 반했냐? 얼굴이 홍당무네."
"아,아니야! 너무 갑작스러워서..."
"쿡. 그러냐? 맘있으면 얘기해. 아까 그 녀석 내 학교후배거덩."
"역시... 다 네 계략이었군."
"어허! 김매니저님이라고 불러!"
*
*
*
이제 내 화려했던 악역생활도 끝이났다.
그래, 악역생활과 함께 23살의 사랑도 끝이 났다. 하지만 이젠 더이상 슬퍼하지않는다. 내 배우생활도 한걸음 더 내딛었고,
나의 새로운 사랑을 찾을 날은 얼마든지 있으니까.
난 아직 젊으니까.
end
네네, 예상하셨겠지만, 이 작품은 작가모집때 낸 작품입니다
... (흑)떨어졌지만, 이거 올려도 된다고 하더군요
이 단편은 작가모집계기로 처음으로 써본거라 부족한점이 많을거에요
하지만 쪼금의 격려정도라도;;
카페 게시글
인소닷단편소설
[단편]
[야옹캣츠] 악역으로살아가는방법
야옹캣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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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08.14 14:10
댓글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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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힘내세요-ㅁ-;;
;;;예..힘낼게요
하하, 노력해볼게요.시간이 있으면^^
저도 악역을 한번 써볼까 하는 생각은 예전에 있었지만, 너무 어려운 것 같아 포기했거든요! 근데 너무 잘쓰셨어요.저도 번외 콜이요.
힘내세영~ 다음엔 꼭 붙으실꺼임 ㅋㅋㅋ 글속 여주의 성격이 맘에 들어요 ㅋㅋㅋ 저도 윗분들과 같이 번외~콜을 외치겠어요 ㅋㅋㅋ
감사합니다;; 번외 꼭 쓸게요 제가 다른 단편도 하나 썼는데 그것도 한번 들려주시길 바래요^^
번외번외너무기달려요 ㅋㅋㅋㅋ
아침에 밝고 기분 좋은 소설 읽고 갑니다^^* 번외 기다릴께요~
아흑 짱이예요!!!!!! 가슴이쿵쾅쿵쾅 ㅋㅋㅋㅋㅋㅋ
감사합니다~~복받으실거에요!ㅋㅋㅋ
번외편 기대합니다
번외요~~써주실거죠?어케요 여주 성격 넘 죠은거 가태요~ㅋㅋ
방금 다 썼어요. 올릴게요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