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간다.
차창 밖이 흐린 날씨로 산이 안개가 덮혀 흰 연기 날리듯한다.
정읍에서 전주를 지나갈 수록 논이 많다.
꽃잎처럼 고운. 산능선이 넓게 펼쳐진 논과 농가를 품고 옆에는
개천에 흐르는 물의 모습이 한눈에 봐도 목가적이라 아늑하고 평화롭다.
고창이 가까워진다. 나는 생각했다.
이러한 평화로운 모습에도 조선 후기에 三政 紊亂으로 얼마나 수탈을
당했으면 농민들 반란이 일어났고 이어 동학란이 일어났을까.
나는 민중노래 녹두꽃이 생각난다.
새야 새야 앉지 마라 녹두꽃이 떨어지면 청포장수 울고 간다.
전봉준이 끌려갈 때 사진으로 살아있는 형형한 눈빛과 안도현의 시가 생각났다.
눈 내리는 만경 들 건너가네
해진 짚신에 상투 하나 떠 가네
........... .........
풀잎들이 북향하여 일제히 성긴 머리를 푸네
......... ....
난 이 시를 읽으면 늘 마음이 아리다.
또한 이 동학난으로 우리 민중이 세운 민족의 종교인 천도교가 있다.
유. 불 도 합일 사상. 인내천 사상. 즉 신의 원천이 내 마음 안에 있다는
교리로 내 어머니가 믿었던 샤머니즘 애니미즘 원시종교처럼 정겹다.
그리고 도중에 성당이 보이는데 100년 전 그대로의 모습이며 주인과 노예가
같이 믿었는데 노예가 더 공부를 잘해 목사로 돌아오니 주인이 순종했다는
아주 아름다운 이야기로 평등의식, 민주주의 뿌리로 이 고장에서 보인 것이다.
1. ) 홍등장학당.
학교 설립, 상해 임시 정부 자금을 이계원들이 모아서 보냈다.
이 작은 집에서 큰 마음들이 모여 나라를 위해 무진 애 쓴 것이 느껴진다.
2. 고창읍성. 반달 옹골탑 안에 대문이 있는데 적이 거대한 나무로
대문 부수는 것을 막기 위함이라 한다.
오랫만에 숲이 우거진 사이오솔길이 얼마나 고적하고 조용한지.
산 위 아주 작은 샘. 퐁퐁 솟는 모습이 얼마나 귀여운지...동요 속
토끼가 세수하고 다람쥐 물마시고 쪼르르 달려가는 영상이 그려진다.
아! 대나무 숲속, 너무 빽빽히 우거져 나 들어갈 설 자리도 없을 정도로 하늘을 꽉 채웠다.
대나무 숲에 거대한 구렁이가 몸을 트는 듯한 소나무가 공존을 하니 그 신기함이야.
대나무 끝 우듬지에 어린 잎들이 날이 맑았으면 하늘을 쓸고 구름을 희롱하며 놀았을텐데.
숲에 가려 아주 작은 손에 쥐여지는 귀여운 하늘을 본다.
호수 같은 하늘 내 모습도 비칠까?
성 밖에 둘레길은 풀 위로 난 흙길이
누런 황구렁이가 구불 구불 초록 까펫 위를 오르는 모습이다.
선운사. 이 절을 누가 모르랴.
산밑에 물은 잔잔한데 주위는 늘 그늘져 수백년도 넘는 험악한 괴물 귀신
상의 나무들, 괴석돌들로 멋지고 낭만적이고 높은 품격의 운치를 보여준 개천이다.
물이 흐린 것은 토토리등 참나무 ?열매들로 인해 탄닌 성분이 있어서다.
바닥을 빨갛게 물들인 꽃무릇은 양파과 외줄기, 붉은 빛만 있고
5개 빛깔인 상상화는 마늘과. 딱 한 달간 9~10월이고 보리처럼 겨울에
파랗게 자라 눈덮힌 선운사를 또 다른 매력을 준다다
그리고 꽃무릇은 나무에 좀이 못쓸게 한다고해 그렇게 많이 심었다고 함
건물 뒤 전 수백년 묵은 동백나무 숲에 서정주 시의 혼이 비 바람되어 흐른다.
염전 생기기 전 자염도 이곳에서 시작? 바닷가 습지에 남은 간수를 솥에 끓여
작은 알갱이들이 소금, 작은 금이 얼마나 비싼지 관리들이 관리를 했다.
검단선사가 지었다는 선운사도 바친 이 소금값으로 지어졌다고 한다.
새벽 일찍 일어나 일어나 신선이 되어 절 주위를 둘러본다.
이슬이 발을 적시운다.
어젯 밤 듣던, 늙은 나무 돌 귀신들이 무서워 밤 새 울던 어린 찌르라기 소리가
젖은채 달려있다.
떠나기 도솔 암자를 올려보며 그 암자에서 세상을, 미륵불 배꼽도 볼 것을...
판소리 박물관. 판소리는 멋과 흥이 우러나는 우리나라 오페라.
대원군의 힘빨로 명창을 길러낸 우리나라 판소리의 대가 신재효를 만남.
전라도 사람들만이 제대로 부를 수 있다는 적벽가를 한번 듣고 싶다.
고인돌, 만주 중국 한반에서만 70%가 있다는 고인돌. 고창 지역에 무더기.
역시 선사시대부터 살기 좋은 곳이 이곳인가 보다.
그 큰 바위를 깨고 옮기던 사람들의 땀과 눈물이 비되어 돌을 적신다.
죽은 자는 말이 없다.
예전에 노역자들은 왕이 되어 또다른 누군가를 채찍을 휘두르며 혹사시키고 있는지.
도산 서당의 대문이 옛날 내집 대문, 잠긴 쇠열쇄가 정겹다.
빨강 지붕 흙돌벽, 들기름 바른 노란 장판, 까맣게탄 아랫목이던 내집이 그립다.
무장동헌. 건물이 간결하다.
기둥이 놓으니 시원하고 상대로 처마 끝이 살짝 들어 올려져 지붕이 날아갈 것.
댓돌이 세개 계단이라 나름대로 위엄이 느껴진다.
미당 서정주 문학관.
누가 이 시인을 모를까 이 시인의 시야 노벨상을 타고도 남지.
아무리 그래도 일제 강점기 시대에 일제 비위 맞는 글을 써 가슴앓이를 하면 됐지
또 전두한 대통령의 비위 맞추는 글은 왜 썼을까.
서정주 소월 김영랑 이태백 두보 랭보 베를렌느 등 불가사리처럼 삶 우주 글자를 다 씹어먹고
쓴 물 단물을 토해내는 천재들. 혹 신 같기도 하고 가장 인간적인 사람들이기도 하다.
1박 2일을 하고 왔지만 언젠가는 이 고창만 1달 20일 있으면서 유네스코에
등재된 외에도 유물 유적들 꼽씹으며 바람처럼 흐르는 전설 야담도 훑어봐야겠다.
덕분에 잘 다녀왔습니다.
첫댓글 잘 읽고 갑니다.
빛나리님 댓글 주심 감사합니다.
제 글이 더분에 빛이 납니다.
고창도 역사적으로 의미가 깊은 고장이군요
사진으로는 20대 젊은이 같습니다
글.사진 모두 잘 감상했습니다
퍼오는 수고에 고마움을 전합니다
오개님 여행 잘 다녀왔습니다.
저도 고창이 이리 명물의 고장인줄 이제야 알았습니다.
역시 문화가 꽃피우는 고창지역이었습니다.
댓글 감사합니다.
선배님 여행 잘다녀 오셨어요
고장의 아름다운 시인, 과 고즈넉한 풍광들
전 선운사의 꽃무릇이 가장 눈에 띄네요
화려한 모습에 매도 되었었거든요 오래전 동행 소풍때요
안단테님
꽤나 걱정을 했는데 이틀 동안 여기 저기 잘 쫓아다녔고
잘 듣고 보고 했습니다.
덕분에 여행잘 다녀왔습니다.
고창선운사 몇번을 가봤지만
이렇게 세세한 역사가 묻어
있는줄 모르고 겉훒기만 하고
건성건성 다녔네요.
낭만 선배님 캡모자가 잘
어울리고 체육 선생님 같이
씩씩하고 젊어 보입니다.
잘봤습니다.
뿌뜨리님
아녜요 건성 건성 다녀올 곳이 아녜요
곳곳마다 선사 이래로 사람이 살던 곳이라 유적도 많아요
너무 힘들어서 도솔암자를 보지 못하고 왔어요
지면이 모자라 상세히 올리지 못했는데 정말 잊지 못할 여행이었어요
안갔으면 울뻔 했어요 덕분입니다. 감사해요
선운사 꽃무릇 유명하지요.
저도 몇년전에 다녀왔는데 거리가 너무 멀어서.....
그곳을나와 한식정을들러 점심을 먹는데
열여덟가지의 반찬에 푸짐했던 식사가
지금도 잊혀지지 않습니다.
좋은곳 다녀 오셨네요.
망중한님
꽃무릇이 한창이었어요
바닥 자체가 다 붉은 꽃이었어요
9월에 피고 10월에 진답니다. 한창은 딱 2주간이라 합니다.
눈을 감아도 붉은 꽃이 선합니다.
이렇게 즐길 수 있는 것아 다 까페 식구들 후원 덕분입니다. 감사합니다.
하남문화원에서 2박3일 동안 역사탐방
을 하신 후기가 노벨상 감입니다.ㅎ
꽃무릇의 뿌리가 독이 있어서 벌레들이 못오게 절에서는
나무에 좀이 생길까봐
심는다고 하더라고요.
꼼꼼이 공부하시고
몸도 건강하시고
무사히 집으로 돌아오신 것 축하드립니다.^^♡♡♡♡♡
별꽃님
말씀대로 잘 다녀왔어요
그 아름답고 신기하고 선명했던 장면 하나하나가 눈에 선합니다.
안 갔으면 울뻔 했어요.
모두 이야기방 회원님들 덕분입니다. 감사합니다.
여행을 하셔도
역사 속의 민중의 한과 고단한 여정을 더듬으시면서
인생을 생각하는 여행을 하시는 낭만님!
진정으로 경의를 표합니다
반갑습니다 자유노트님
네 전 아름다운 것도 좋지만
이번에 특히 전봉준과 천도교가 마음을 아리고 더 마음이 갑니다.
훌륭한 고장 고창을 다녀와 마음이 흡족합니다.
고창엘 다녀 오셨군요
함께 올려주신 글
역사공부 잘하고 갑니다
요즘 고창이 시니어타운으로
아주 유명해 졌습니다
청솔님
제가 웃습니다.
청솔님 같으신 분이 저같은 사람의 글에서 뭘 배우신다고...
만약 그렇다면 제가 늘 선생님께 배우기에 덜 미안한 마음이 듭니다.
감사합니다.
1바2일 여행 잘 다녀오셨군요
사진과 동학에 관한 말씀들 많은 공부를 하고 갑니다.
늘 좋은 글에 함박 미소를 띱니다.
감사하게 잘 읽었습니다^^
박희정님
저도 고창이 그렇게 역사적으로 사료가치가 되는 곳인줄 몰랐습니다.
그저 선운사로 유명하니 그런가 하고 생각했는데
이번에 여러군데를 상세히 살피며 참 살기 좋고 풍광 좋구나 하는 것을 느꼈습니다.
다 무사히 다녀 오라고 응원해주신 박희정님 덕분입니다.
늘 건강하시고 즐거웁게 사시기를 바랍니다.
오래전 역탐에서 자작시를 낭송하시던 멋진 모습 지금도 눈에 선합니다
세월이가도 님에글은 전혀 늙지않고 푸름니다
항상건강 하시기 바랍니다
고운수님 안녕하세요.
고운수님의 댓글은 저에게 이렇게 희망적이고 맑고 환한 햇살로 비칩니다.
정말 반갑고도 눈물이 날정도로 감동입니다.
감사합니다. 늘 건강하십시요
1990년대 엑셀 끌고 싸돌이 뎅길땐 읍성 한켠이 허물고
고인돌 유적지 가운데 지방도로가 지나 갔었는데
훗날 또 가보니까 읍성도 잘 다듬어 지고 고인돌 유적지는
도로도 바뀌고 박물관등이 들어서 많은 변화가 있습디다.
덕분에 추억을 더듬어 보니 새롭습니다.ㅎ
청록님 안녕하셨지요
오랫만에 뵙습니다.
1990년대는 옛날입니다.
지금 다시 다니시며 옛추억도 그려보시고 새로운 고창을 만나보십시요
정말 멋있고 삶의 애환이 서려있는 곳이지요
늘 건강하시고 즐거운 생활 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