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지지자들, 이재명 영장 기각땐 “나라 구했다”… 이번엔 동일한 유창훈 판사 두고 “사법부 사망”
보수단체도 李 기각땐 비난 현수막
宋 구속엔 “공정한 판결” 반응 달라져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과 관련해 ‘최종 수혜자’로 지목된 송영길 전 대표가 19일 구속되자 영장을 발부한 서울중앙지법 유창훈 영장전담 부장판사에 대한 여야 지지층의 반응이 극명하게 엇갈렸다.
유 부장판사는 18일 오후 11시 59분경 “금품 수수에 일정 부분 관여한 점이 소명되는 등 사안이 중하다”며 송 전 대표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한파를 견디며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 앞에서 송 전 대표 석방을 기다리던 야권 지지자들은 “사법부는 죽었다”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일부 지지자들은 “증거 인멸할 게 없는데 무슨 증거 인멸이냐”, “이번 영장 발부는 윤석열 정권과 사법부의 정치 탄압”이라며 유 부장판사를 비판했다.
반면 구치소 앞에 있던 보수단체 회원들은 “우리가 이겼다” “차곡차곡 다 잡아들여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보수 성향 시민단체인 신자유연대 김상진 대표는 “이번 판결(결정)은 공정하게 했다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이는 유 부장판사가 올 9월 27일 백현동 의혹과 쌍방울그룹의 대북송금 의혹 등으로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 대해 청구된 구속영장을 기각했을 때와는 사뭇 다른 반응이다. 당시 야권 지지자들은 서울구치소 앞에서 “나라를 구했다”며 유 부장판사를 극찬했다. 이 대표도 나오면서 “대한민국 헌정질서를 굳건하게 지켜주고 현명한 판단을 해준 사법부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했다.
반면 당시 보수성향 시민단체는 유 부장판사를 비난하는 대형 현수막을 서울중앙지법 인근에 내걸며 불만을 드러냈다. 대법원에 근조 화환을 보내기도 했다.
유채연 기자, 박종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