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는 기록이다. 기록이 없는 역사는 신뢰성을 잃고 의문을 남기며 논쟁에 휘말릴 수 있다. 수백 년, 수천 년 전 일을 어찌 똑똑히 기억하랴. 다만 추정하고 추측할 뿐으로 선대에서 내려오며 입맛대로 변질되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한다. 같은 이야기를 놓고 여러 갈래로 나뉘어 시시비비 다툼이 벌어지기도 한다. 야사니 정사니 헷갈리게 한다. 이해관계가 있을수록 확고한 근거가 있어야 하는데 기록이 없어 오락가락할 수밖에 없다. 더구나 역사는 승자의 역사라 한다. 승자가 그럴 듯 사실을 왜곡해도 패자는 할 말이 없어 두 번 죽는다고 한다. 하소연도 통하지 않는다. 죽기를 무릅쓰고 싸운다. 눈에서 벗어나면 진짜 멀어진다. 연인일수록 자주 만나야 없던 정도 생겨난다. 자꾸 거리를 두다 보면 오해만 쌓여가다 헤어질 수 있다. 있던 정도 떨어진다. 남남의 이웃도 가까이 지내다 보면 먼 친척보다 낫다고 하며 이웃사촌이라 한다. 함께 좋은 일은 물론 궂은 일도 겪으면서 위로하고 격려하며 사람 사는 냄새가 뒤엉켜 한 가족 같은 느낌이 들게 한다. 책을 곁에 두어야 읽기에 좋고 글은 망설이지 말고 자주 써야 한다. 습관이 되다 보면 자연스럽게 책을 읽고 좋은 작품을 쓸 수 있다. 무엇이든 한 번 마음에서 떠나면 되돌리기 쉽지 않다. 어려울수록 마음 굳게 다잡아 꿋꿋이 이겨내야 한다. 역사는 아무것 없는 백지장에 새롭게 그려 가는 그림이다. 객관적인 근거가 없이 주관적으로 그려 가는 것은 임의성이 많아 신빙성을 잃는다. 특히 전쟁 같은 경우는 이해관계에 따라 패자의 의견은 없이 승자의 일방적인 이야기로 기록될 소지가 다분하다. 사막의 모래와 같아 언제 흐트러질지 모른다. 그 근본이 없어 신용을 잃고 믿음이 없다. 자신들만 미화하고 합리화하려고 허구성이 낀 한 편의 소설 같은 이야기에 지나지 않는다. 역사로서의 가치를 상실하게 된다. 세월이 흐르면 드러나며 거짓은 한계가 있고 진실은 여전히 살아있다고 한다. 묵묵히 입을 다물고 있어도 누군가는 보고 듣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