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와 함께 찾아온 무더위, 어느덧 능소화가 피는 여름이다. 넝쿨 끝에 주황색 꽃을 피운 능소화의 모습은 신비로우면서도 매혹적이다. 탐스럽게 피어난 꽃봉오리를 찾아 김해 시내를 한가롭게 거닐었다.
돌담길 능소화 맛집, 김해 수로왕릉
왕릉이라 하면 대부분 서울과 경기도 지역에 분포한 조선시대 왕릉을 떠올린다. 하지만 김해에도 유명한 왕릉이 있다. 가락국의 시조이자 김해 김씨의 시조로 알려진 수로왕의 능이다. 생각보다 규모도 크고 깔끔한데다 무료입장이 가능해 가볍게 산책을 즐기기 좋다.
수로왕릉을 찾은 가장 큰 이유는 가락루(駕洛樓) 돌담길 담장에 피어난 능소화를 보기 위해서다. 주황빛 능소화는 검정 기와, 황토빛 돌담과 잘 어울려서 사진을 찍으면 색감이 특히 아름답다. 능소화는 양반꽃이라고도 불리는데, 옛날에는 실제로 양반가에서만 심고 키울 수 있을 만큼 귀한 꽃이었다고 전해진다.
능소화의 개화 시기는 한여름이지만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개화 시기가 점점 빨라지는 추세다. 수로왕릉의 능소화도 6월 말에 이미 만개했다. 그러나 피고 지기를 반복하는 꽃의 특성상 늦어도 7월 중순까지는 능소화를 볼 수 있을 것 같다.
수로왕릉
- 주소 : 경상남도 김해시 가락로93번길 26
- 문의 : 055-330-7313
- 홈페이지 : http://tour.gimhae.go.kr
- 관람료 : 무료
- 관람시간 : 08:00~20:00 (동절기 단축 운영)
주황색 인테리어가 돋보이는 시내 상점들
리프 베이커리 근처에서 발견한 능소화 저택
수로왕릉을 나와 왼쪽 골목길로 걷다 보면 로컬 빵집이 나온다. 유럽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리프 베이커리다. 외관만 유럽 감성이 아니라 이곳에서 만드는 빵도 잠봉뵈르, 깜빠뉴, 바게트 등 유럽 스타일이다. 방문한 날은 가게 휴무라 안으로 들어가 볼 순 없었지만, 예쁜 외관을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진다.
여행의 추억을 남기고 싶을 땐 사진을 찍자. 내외동에 위치한 스위치 스튜디오는 다양한 소품을 활용해 콘셉트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스티커 사진관으로, 능소화 만큼이나 화사한 주황색 컬러가 돋보인다. 포인트 컬러가 주황색이다 보니 인테리어뿐만 아니라 주황색 소품도 많은 것이 특징이다.
능소화 가득한 젊은 거리, 봉리단길
봉리단길 골목 풍경
리모델링 후 식당으로 변신한 안인정미소
수로왕릉 인근에 최근 김해 핫플로 떠오르고 있는 봉리단길이 있다. 봉리단길은 도로명 주소인 ‘봉황대길’과 힙한 골목의 대명사인 ‘경리단길’을 합쳐 만든 명칭이다. 예전에는 점집이 많은 오래된 동네였지만, 요즘은 낡은 주택과 건물을 개조해 만든 예쁜 식당과 카페가 더 많이 보인다.
봉리단길 골목길에도 능소화가 한창이다. 담장이 있는 주택 건물마다 주황색 꽃봉오리가 탐스럽다. 수로왕릉보다 관리 상태가 양호한 것으로 보아 집 주인이 정성스럽게 가꾼 듯하다. 일반 가정집인 만큼 사진을 찍을 땐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소란을 피우거나 집 주인에게 피해를 주는 일은 반드시 삼가야 한다.
봉리단길
- 주소 : 경상남도 김해시 봉황대길
아늑하고 빈티지한 시골감성 카페, 필로
짙은 주황색 지붕이 눈에 띄는 카페 필로
옅은 주황색 지붕을 가진 카페 필로의 별채
카페 입구에 세워진 미니벨로 자전거, 주황색 화분이 인상적이다.
이번엔 김해 시내에서 장유로 향한다. 장유는 부산 인근에 조성된 신도시로, 인구가 늘어감에 따라 주변 상권도 나날이 커지고 있다. 율하천을 중심으로 카페거리가 형성될 정도. 그중 필로는 도심 카페와는 달리 빈티지한 시골 감성을 느낄 수 있는 카페로 유명하다.
야외테라스와 별채로 들어가는 입구
시골 감성 가득한 별채 내부의 모습
카페 건물은 실내 좌석이 있는 별채와 야외 테라스로 사용 중인 중앙 마당으로 나뉜다. 오래된 시골집을 리모델링한 듯, 모든 공간이 아늑하고 정겹다. 커피, 차, 빵, 맥주, 마른안주 등 메뉴도 다양해 취향대로 주전부리를 즐기며 쉬어가기 좋다.
필로
- 주소 : 경상남도 김해시 신안계곡1길 18
- 문의 : 055-313-5210
- 대표 메뉴 : 아메리카노, 생자몽에이드, 비엔나커피, 샤케라또
글, 사진 : 손창현 여행작가
※ 위 정보는 2022년 7월에 작성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