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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무지경(學無止境)
배움에는 끝이 없기 때문에 멈출 수 없다는 말로, 사람이 끊임없이 배워야 하고 멈추어서는 안된다는 말이다.
學 : 배울 학(子/13)
無 : 없을 무(灬/8)
止 : 멈출 지(止/0)
境 : 지경 경(土/11)
典據 : 열자(列子) 탕문편(湯問篇)
중국 전국시대(戰國時代) 진(秦)나라에 이름을 떨쳤던 가수 설담(薛譚)이 노래를 진청(秦青)에게 배울 때의 일이다.
설담은 노래를 배우고자 간절히 열망하던 터라 정신을 집중하여 스승의 가르침에 귀를 기울이며 열심(熱心)히 배워 나갔다.
진보가 빨랐다. 얼마 지나지 않아 설담은 은근히 자신감이 생겼다. 스승의 말이 귀에 들어오지 않았고, 정신도 집중이 되지 않았다.
점점 스승의 가르침에 대해서 전혀 존경하는 마음이 생기지 않았다. 설담은 마음속으로 “이제는 내가 스승보다 나아. 더 머물러 봤자 배울 게 없어. 괜히 시간 낭비(浪費)일 뿐이지. 빨리 내 고향으로 돌아가 나도 제자(弟子)를 길러야 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어느 날 설담은 용기를 내어 스승에게 어렵게 말을 꺼냈다. “이제 그만 돌아가야 겠습니다”.
설담은 말을 마친 뒤 스승의 청천벽력(靑天霹靂)같은 꾸짖음이나 아니면 차분한 설득(說得)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는데 의외로 스승 진청은 “그래. 알았다”라고 말할 뿐 조금도 만류하지 않았다.
짐을 꾸려 설담이 떠나던 날, 진청은 설담을 교외(郊外)에까지 전송하러 따라 갔다가 주막에서 술자리를 마련하였고, 그 자리서 전송하는 뜻으로 노래를 한 곡 불러 주었다. 그 노래 소리에 하늘에 떠가던 구름이 멈추고 주변 수풀의 나뭇가지가 떨렸다(알운곡/遏雲之曲).
이에 설담은 자신의 잘못을 사과하며 다시 제자로 받아 주기를 부탁하고는 평생토록 그의 곁에 있었다.
薛譚學謳於秦青,未窮青之技,自謂盡之;遂辭歸。秦青弗止;餞於郊衢,撫節悲歌,聲振林木,響遏行雲。薛譚乃謝求反,終身不敢言歸。
학문이나 예술의 경지는 끝이 없다. 체육(이나 기술 등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다. 그렇지만 무술이나 바둑 등은 서로 시합을 하여 우열을 가려낼 수가 있지만, 학문이나 예술은 그러하지 못하다.
학자나 예술가 가운데서 자기가 최고라고 교만을 떨고 있는 사람이 있어도, 누가 말릴 수 없는 일이다. 그 사람 자신이 공부를 더 하여 자신의 정확한 위상을 깨닫는 수 밖에 도리가 없다.
진정한 학자나 예술가는 감히 자기가 최고라는 말을 하지 못한다. 학문이나 예술의 경지는 가도 가도 끝이 없기 때문이다. 자기의 부족함을 아는 사람은 그래도 대단한 수준이 있는 것이다.
3시간 반 정도의 기록으로 마라톤을 처음 완주한 사람이, 그 다음 경기에서 3시간 10분의 기록을 냈을 때, 마라톤 세계 최고기록도 별 것 아닌 것으로 여기게 된다.
그러나 그 다음 계속 뛰어 보아도 3시간의 벽을 넘지 못하게 되어서야, 세계 최고기록이 얼마나 위대한 지를 비로소 알게 된다. 계속 뛰어 보면, 세계 기록을 가진 사람은 물론이고 3시간 벽을 넘는 기록을 가진 사람도 신(神)처럼 보이게 된다.
어떤 분야에서 자기보다 조금 나은 사람이, 자기와 얼마나 큰 차이가 있는가를 깨닫는 것은, 피나게 노력해 본 사람만이 가능하다.
▶️ 學(배울 학, 가르칠 교, 고지새 할)은 ❶회의문자로 아이들이 양손에 책을 들고 가르침을 본받아 깨우치니 배우다를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學자는 ‘배우다’나 ‘공부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學자는 臼(절구 구)자와 宀(집 면)자, 爻(효 효)자, 子(아들 자)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갑골문에 나온 學자를 보면 집을 뜻하는 宀자 위로 爻자를 감싼 양손이 그려져 있었다. 한자에서는 爻자가 무늬나 배움과 관련된 뜻을 전달하고 있으니 이것은 ‘배움을 가져가는 집’이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그러니까 갑골문에서의 學자는 집이나 서당에서 가르침을 받는다는 뜻이었다. 금문에서는 여기에 子자가 더해지면서 ‘아이가 배움을 얻는 집’이라는 뜻을 표현하게 되었다. 그래서 學(학, 교, 할)은 (1)철학 또는 전문적인 여러 과학을 포함하는 지식의 조직체. 곧 현실의 전체 또는 그 특수한 영역 및 측면에 관하여 체계화된 지식의 계통적 인식 (2)학문(學問) 등의 뜻으로 ①배우다 ②공부하다 ③흉내내다 ④모방하다 ⑤가르침 ⑥학교(學校) ⑦학문(學問) ⑧학자(學者) ⑨학통(學統) ⑩학파(學派) 그리고 ⓐ가르치다(교) 그리고 ㉠고지새(되샛과의 새)(할)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닦을 수(修), 익힐 련(練), 익힐 습(習),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가르칠 교(敎), 가르칠 훈(訓), 가르칠 회(誨)이다. 용례로는 학생을 가르치는 교육 기관을 학교(學校), 배우는 사람으로 주로 학교에 다니면서 공부하는 사람을 학생(學生), 지식을 체계적으로 배워서 익히는 일을 학문(學問), 사물을 배워서 익히는 일을 학습(學習), 학문에 능통한 사람이나 연구하는 사람을 학자(學者), 학문의 실력이나 역량을 학력(學力), 공부하여 학문을 닦는 일을 학업(學業), 학문의 사회나 학자의 사회를 학계(學界), 한 학년 동안을 규정에 따라 나눈 수업 기간을 학기(學期), 출신 학교에 따른 연고 관계를 학연(學緣), 학문의 기술 또는 학문의 방법이나 이론을 학술(學術), 공부한 이력을 학력(學歷), 공부하는 데 드는 돈을 학비(學費), 배워서 얻은 지식을 학식(學識), 한 학교에서 함께 공부하는 벗을 학우(學友), 학생의 무리 또는 학문을 닦는 사람을 학도(學徒), 학업을 닦음을 수학(修學), 실지로 보고 학식을 넓힘을 견학(見學), 배우지 못함이나 학문이 없음을 불학(不學), 일정한 목적과 방법으로 그 원리를 연구하여 하나의 체계를 세우는 학문을 과학(科學), 인간이나 인생이나 세계의 지혜와 궁극의 근본 원리를 추구하는 학문을 철학(哲學), 언어에 대해 연구하는 학문을 어학(語學), 학교에 들어감을 입학(入學), 개인의 사사로운 학설 또는 개인이 설립한 교육 기관을 사학(私學), 외국에 가서 공부함을 유학(留學), 학문에 나아가 닦음 또는 상급 학교로 나아감을 진학(進學), 학교에서 학기를 마치고 한동안 수업을 쉬는 일을 방학(放學), 방학을 마치고 다시 수업을 시작함을 개학(開學), 다니던 학교에서 다른 학교로 옮겨가서 배움을 전학(轉學), 학문에 힘써 공부함을 면학(勉學), 배우고 때로 익힌다는 뜻으로 배운 것을 항상 복습하고 연습하면 그 참 뜻을 알게 된다는 학이시습(學而時習), 학문은 미치지 못함과 같으니 쉬지 말고 노력해야 함을 이르는 말을 학여불급(學如不及), 배우는 일에 정성을 다해 몰두함을 학업정진(學業精進), 배움이란 마치 물을 거슬러 배를 젓는 것과 같다는 뜻으로 앞으로 나아가지 않으면 퇴보한다는 학여역수(學如逆水), 외고 읽을 뿐으로 이해하려고 힘쓰지 않고 또 실천하지 못하는 학문을 기송지학(記誦之學), 배우지도 못하고 아는 것이 없음을 불학무식(不學無識), 널리 공부하여 덕을 닦으려고 뜻을 굳건히 함을 이르는 말을 박학독지(博學篤志) 등에 쓰인다.
▶️ 無(없을 무)는 ❶회의문자로 커다란 수풀(부수를 제외한 글자)에 불(火)이 나서 다 타 없어진 모양을 본뜬 글자로 없다를 뜻한다. 유무(有無)의 無(무)는 없다를 나타내는 옛 글자이다. 먼 옛날엔 有(유)와 無(무)를 又(우)와 亡(망)과 같이 썼다. 음(音)이 같은 舞(무)와 결합하여 복잡한 글자 모양으로 쓰였다가 쓰기 쉽게 한 것이 지금의 無(무)가 되었다. ❷회의문자로 無자는 ‘없다’나 ‘아니다’, ‘~하지 않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無자는 火(불 화)자가 부수로 지정되어 있지만 ‘불’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 갑골문에 나온 無자를 보면 양팔에 깃털을 들고 춤추는 사람이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무당이나 제사장이 춤추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춤추다’가 본래의 의미였다. 후에 無자가 ‘없다’라는 뜻으로 가차(假借) 되면서 후에 여기에 舛(어그러질 천)자를 더한 舞자가 '춤추다'라는 뜻을 대신하고 있다. 그래서 無(무)는 일반적으로 존재(存在)하는 것, 곧 유(有)를 부정(否定)하는 말로 (1)실체가 존재하지 않는 것. 공허(空虛)한 것. 내용이 없는 것 (2)단견(斷見) (3)일정한 것이 없는 것. 곧 특정한 존재의 결여(缺如). 유(有)의 부정. 여하(如何)한 유(有)도 아닌 것. 존재 일반의 결여. 곧 일체 유(有)의 부정. 유(有)와 대립하는 상대적인 뜻에서의 무(無)가 아니고 유무(有無)의 대립을 끊고, 오히려 유(有) 그 자체도 성립시키고 있는 듯한 근원적, 절대적, 창조적인 것 (4)중국 철학 용어 특히 도가(道家)의 근본적 개념. 노자(老子)에 있어서는 도(道)를 뜻하며, 존재론적 시원(始原)인 동시에 규범적 근원임. 인간의 감각을 초월한 실재이므로 무(無)라 이름. 도(道)를 체득한 자로서의 성인(聖人)은 무지(無智)이며 무위(無爲)라고 하는 것임 (5)어떤 명사(名詞) 앞에 붙어서 없음의 뜻을 나타내는 말 등의 뜻으로 ①없다 ②아니다(=非) ③아니하다(=不) ④말다, 금지하다 ⑤~하지 않다 ⑥따지지 아니하다 ⑦~아니 하겠느냐? ⑧무시하다, 업신여기다 ⑨~에 관계없이 ⑩~를 막론하고 ⑪~하든 간에 ⑫비록, 비록 ~하더라도 ⑬차라리 ⑭발어사(發語辭) ⑮허무(虛無) ⑯주검을 덮는 덮개 ⑰무려(無慮), 대강(大綱)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빌 공(空), 빌 허(虛)이고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있을 존(存), 있을 유(有)이다. 용례로는 그 위에 더할 수 없이 높고 좋음을 무상(無上), 하는 일에 막힘이 없이 순탄함을 무애(無㝵), 아무 일도 없음을 무사(無事), 다시 없음 또는 둘도 없음을 무이(無二), 사람이 없음을 무인(無人), 임자가 없음을 무주(無主), 일정한 지위나 직위가 없음을 무위(無位), 다른 까닭이 아니거나 없음을 무타(無他), 쉬는 날이 없음을 무휴(無休), 아무런 대가나 보상이 없이 거저임을 무상(無償), 힘이 없음을 무력(無力), 이름이 없음을 무명(無名), 한 빛깔로 무늬가 없는 물건을 무지(無地), 대를 이을 아들이 없음을 무자(無子), 형상이나 형체가 없음을 무형(無形), 아무런 감정이나 생각하는 것이 없음을 무념(無念), 부끄러움이 없음을 무치(無恥), 도리나 이치에 맞지 않음을 무리(無理), 하는 일 없이 바쁘기만 함을 무사분주(無事奔走), 한울님은 간섭하지 않는 일이 없다는 무사불섭(無事不涉), 무슨 일에나 함부로 다 참여함을 무사불참(無事不參), 즐거움과 편안함에 머물러서 더 뜻 있는 일을 망각한다는 무사안일(無事安逸), 아무 탈없이 편안함을 무사태평(無事泰平), 재미나 취미나 없고 메마르다는 무미건조(無味乾燥) 등에 쓰인다.
▶️ 止(그칠 지)는 ❶상형문자로 止(지)는 사람 발자국의 모양으로, '발을 멈추고 그 자리에 있다'의 뜻과 '발을 움직여 나아간다'는 뜻의 두 가지로 썼으나, 나중에는 주로 '머문다'는 뜻으로 썼다. ❷상형문자로 止자는 '그치다'나 '멈추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갑골문을 나온 止자를 보면 엄지발가락이 길게 뻗어 있는 발이 그려졌었다. 이것은 사람의 발을 그린 것이지만 사전적으로는 '그치다'라는 뜻으로 쓰인다. 발걸음이 멈추었다는 뜻이다. 그래서 止자는 '금지(禁止)하다'와 같이 무언가를 멈추거나 억제한다는 뜻으로 쓰이고 있다. 그러나 止자가 다른 글자와 결합할 때는 '가다'나 '이동하다'처럼 사람의 움직임과 관련된 뜻을 전달한다. 그렇기에 止자가 단독으로 쓰일 때와 다른 글자와 결합할 때는 뜻이 달라진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그래서 止(지)는 ①그치다, 끝나다 ②그만두다, 폐하다 ③금하다 ④멎다, 멈추다 ⑤억제하다 ⑥없어지다, 없애다 ⑦머무르다 ⑧숙박하다, 투숙하다 ⑨붙들다, 만류하다 ⑩모이다, 모여들다 ⑪사로잡다, 손에 넣다 ⑫이르다(어떤 장소나 시간에 닿다), 도달하다 ⑬되돌아오다 ⑭병이 낫다 ⑮떨어버리다 ⑯만족하다, 자리 잡다 ⑰꼭 붙잡다 ⑱기다리다 ⑲예의(禮義), 법(法) ⑳거동(擧動), 행동거지(行動擧止: 몸을 움직여 하는 모든 짓) ㉑한계(限界) ㉒겨우, 오직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마칠 료(了), 머무를 정(停), 끝 말(末),끝 단(端), 마칠 종(終), 그칠 철(輟),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움직일 동(動)이다. 용례로는 목마른 것이 그침 또는 그치게 함을 지갈(止渴), 하던 곡(哭)을 그침을 지곡(止哭), 전쟁을 멈춤을 지과(止戈), 흐르지 않고 괴어 있는 물을 지수(止水), 어떤 곳에서 머물러 잠 머물러 묵음을 지숙(止宿), 진행하여 오던 현상이나 병의 증세 따위가 잠시 그침을 지식(止息), 더 높은 단계로 오르기 위하여 어떠한 것을 하지 아니함을 지양(止揚), 병으로 말미암아 생긴 열이 내리거나 또는 그 열을 내리게 함을 지열(止熱), 잠시 몸을 의탁하여 거주함을 지접(止接), 머물러 삶을 지주(止住), 피가 못 나오게 함 또는 피가 그침을 지혈(止血), 실시하던 제도나 법규 및 일을 그만두거나 없앰을 폐지(廢止), 금하여 못하게 함을 금지(禁止), 막아서 그치게 함을 저지(沮止), 하던 일을 중도에서 멈춤을 정지(停止), 어떤 일이나 현상이 일어나지 못하게 막음을 방지(防止), 내리 눌러서 제어함을 억지(抑止), 일을 중도에서 그만 둠을 중지(中止), 하려고 하는 일을 말리어서 못하게 함을 제지(制止), 지극히 선한 경지에 이르러 움직이지 않는다는 뜻으로 사람은 최고의 선에 도달하여 그 상태를 유지함을 이상으로 해야 함을 이르는 말을 지어지선(止於至善), 제 분수를 알아 만족할 줄 아는 경계를 일컫는 말을 지족지계(止足之戒), 목마름을 그치게 하는 꾀라는 뜻으로 임시변통의 꾀를 이르는 말을 지갈지계(止渴之計), 일정한 숙소가 없이 어디든지 이르는 곳에서 머물러 잠 또는 어떤 일이나 행동을 마땅히 그쳐야 할 데서 알맞춰 그침을 이르는 말을 지어지처(止於止處), 맑은 거울과 고요한 물이라는 뜻으로 사념이 전혀 없는 깨끗한 마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명경지수(明鏡止水), 몸으로 움직이는 모든 것을 이르는 말을 행동거지(行動擧止), 매실은 시기 때문에 이야기만 나와도 침이 돌아 해갈이 된다는 뜻으로 매실의 맛이 아주 심 또는 공상으로 마음의 위안을 얻음을 일컫는 말을 망매지갈(望梅止渴), 행동을 덤비지 말고 형용과 행동거지를 조용히 생각하는 침착한 태도를 가져야 함을 이르는 말을 용지약사(容止若思), 자기 마음대로 하고 싶으면 하고 하기 싫으면 아니함을 이르는 말을 자행자지(自行自止) 등에 쓰인다.
▶️ 境(지경 경)은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흙 토(土; 흙)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글자 竟(경)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어진사람인발(儿; 사람의 다리 모양)部는 그 위쪽에 붙는 글자의 작용을 나타낸다. 竟(경)은 音(음)의 작용, 악곡(樂曲)의 끝, 일의 끝, 지경(地境) 등, 본디 땅을 구분 짓는다는 뜻으로 疆(강)이란 글자가 있었으나 나중에 속자(俗字)로서 境(경)자가 생겨 지경(地境), 경계(境界)란 뜻으로 쓰인다. ❷회의문자로 境자는 ‘지경’이나 ‘경계’, ‘경우’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境자는 土(흙 토)자와 竟(다할 경)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竟자는 일이 마무리됐다는 의미에서 ‘다하다’나 ‘끝나다’라는 뜻을 갖고 있다. 이렇게 ‘끝나다’라는 뜻을 가진 竟자에 土자를 결합한 境자는 ‘영토의 끝자락’이라는 뜻으로 만들어졌다. 다만 지금의 境자는 주로 어떠한 상황의 한계라는 뜻으로도 쓰이고 있다. 그래서 境(경)은 (1)지경(地境) (2)일정한 장소(지역) (3)마음이 놓여 있는 상태 등의 뜻으로 ①지경(地境: 땅의 가장자리, 경계) ②경계(境界), 국경(國境) ③경우(境遇) ④상태(狀態) ⑤곳, 장소(場所) ⑥처지(處地)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인간 세(世), 대신할 대(代), 지경 은(垠), 지경 해(垓), 지경 역(域), 지경 계(堺), 지경 계(界), 지경 강(畺), 지경 강(疆)이다. 용례로는 놓여 있는 조건이나 놓이게 되는 형편 또는 사정을 경우(境遇), 일이나 물건이 어떤 표준 아래 맞닿은 자리를 경계(境界), 경계가 되는 땅이나 자기의 특성이나 체계로 이루어진 분야를 경지(境地), 경계가 되는 구역을 경역(境域), 일정한 지역의 안을 경내(境內), 어떤 경계의 밖을 경외(境外), 자기 자신이 처하여 있는 환경과 생애를 경애(境涯), 국경 또는 경계의 지점을 경상(境上), 땅의 경계 또는 어떠한 처지나 형편을 지경(地境), 어렵고 딱한 형편이나 처지를 곤경(困境), 마음의 상태를 심경(心境), 나라와 나라 사이의 경계를 국경(國境), 본바탕을 제일 잘 나타낸 참다운 지경을 진경(眞境), 멀리 떨어져 있는 땅을 절경(絶境), 나라의 경계가 되는 변두리의 땅을 변경(邊境), 일이 뜻대로 되지 않는 불행한 경우나 환경을 역경(逆境), 생활이 곤궁한 지경을 궁경(窮境), 살아 나가기가 몹시 어려운 지경을 군경(窘境), 지경 안의 전부를 합경(闔境), 속진을 멀리 떠난 경치 좋고 조용한 곳을 영경(靈境), 심오하고 조용한 곳을 유경(幽境), 인접한 땅의 경계를 인경(隣境), 가면 갈수록 경치가 더해진다는 뜻으로 일이 점점 더 재미있는 지경으로 돌아가는 것을 비유하는 말을 점입가경(漸入佳境), 어떤 생각이나 사물에 열중하여 자기 자신을 잊어버리는 경지를 망아지경(忘我之境), 굶주리는 상태에 이른 지경을 기아지경(飢餓之境), 사람이 전혀 살지 않는 지역을 무인지경(無人之境)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