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의 일본 방문 사흘째인 2019년 11월 25일(월) 오후, 한국 천주교 주교단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주례로 도쿄돔에서 봉헌된 장엄 미사에 참석했다.
일본천주교주교회의의 초청에 응해 미사에 참석한 한국 주교단은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 김희중 대주교 등 12명이다. 전체 미사 참석 인원은 5만여 명으로 집계되었다. 400여 명 규모의 성가대에는 도쿄 한인성당 성가대원 40명도 동참했다.
(사진 제공 = 박현동 아빠스)
교황의 해외 방문 기간에 봉헌되는 미사는 다양한 언어로 기도를 바침으로써 세계 교회의 일치를 드러낸다. 이날 미사에서 한국어 기도는 두 차례 바쳐졌다.
말씀 전례에서 교황의 강론에 이은 보편지향기도 중에는 도쿄 한인성당 신자 김방희 클라라 씨가 한국어로 일본 교회를 위한 기도를 바쳤다. “사랑의 근원이신 아버지 하느님, 일본 교회를 당신 은총으로 이끌어 주소서. 교황 프란치스코가 회칙 ‘찬미받으소서’에서 초대한 대로 더불어 사는 당신 피조물의 생명을 아시아의 교회들과 협력하면서 잘 지켜나가게 해주시고, 당신이 선사하신 생명의 복음을 힘 있게 전할 수 있게 하소서.” 성찬 전례가 끝나고 영성체 예식 중에 성가대가 ‘하느님의 어린양’을 한국어로 노래했다.
미사 강론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고도의 경제 발전을 이루었음에도 많은 이가 사회적으로 고립되고 평화와 안정을 잃은 일본의 현실을 개탄하며, “너희는 먼저 하느님의 나라와 그분의 의로움을 찾아라. 그러면 이 모든 것도 곁들여 받게 될 것이다.”(마태 6,33)라는 복음 말씀을 따라 삶의 우선순위를 바로 세우기를 당부했다. 또한 그리스도교 공동체가 생명을 있는 그대로 포용하며 [상처받은 이들을 위한] ‘야전 병원’이 되라고 촉구하시는 예수님의 초대를 따르도록 권고했다.
한국과 일본 주교단은 1996년부터 매년 ‘한일 주교 교류모임’을 열어 한일 관계사 연구, 사목 정보 교환, 각계각층의 교류 등을 통해 상호 이해와 협력의 폭을 넓혀 왔다. 올해는 교황 방일을 준비하는 관계로 한일 주교 교류모임을 생략하는 대신, 교황 방일의 핵심 일정인 도쿄돔 미사에 한국 주교단을 초청함으로써 양국 주교들의 만남이 이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