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오라기와 노야(老爺)
대학로 스튜디오 블루에서
헤밍웨이 원작,
장경민 연출의 연극 <노인과 바다> 공연이 있었다.
노인 산티아고는 바다에서 조각배를 타고
단신으로 고기잡이하는 노인이다.
그러나 그는 벌써 84일째
고기 한 마리 잡지 못하고
세월만 허비하는 중이다.
망망대해에 파도만 일고
갈매기 가악대면 친구라 불러주고
밤이 되면 청천하늘의 별을 노래한다
그러다가 동이 트려면
오, 솔레미오~ 를 부르기도 한다.
또 그러다가 바다가 잠잠해지면
하모니카를 꺼내 들고 클로드 보렐리의
석양을 연주해보기도 하지만
고난의 힘든 역정일 뿐이다.
그러나 소년의 부모는 노인이 최악의 불운이라 하며
다른 배에 타게 했다.
그럼에도 소년은 노인이 무척 좋았다.
그래서 매일 노인을 돌보러 찾고
노인의 일과를 설명하기도 한다.
노인은 아내도 없다.
배에서 잠들어 꾸는 꿈은 오로지
아프리카 라이온이다.
85일째 되는 날, 낮이 기울 무렵 큰 것이 물렸다.
믿을 수 없을 만큼 큰 청새치다.
드디어 청새치와 힘겨루기를 한다.
네가 끌려 오느냐, 내가 끌려가느냐~
힘겨운 사투다.
"그 애가 있었다면~"
하고 노인은 혼잣말도 하지만
끌려가기 몇 번, 손에 상처도 입는다.
결국 끌어올려 배에 매달고 돌아오지만
이번엔 상어 떼를 만나 다 뜯기고 만다.
상처 투성이의 영광이었던 거다.
원작 내용을 축약했지만
한 인간의 끈질긴 도전을 연출해 보였다.
노인과 달리 나는 무얼 움켜쥐려 했던가?
立身이었다가 富貴였다가 名譽였다가
이젠 연인이라 할 것도 없이
친구라 할 것도 없이
85일째가 아닌 81살이 되도록
반반한 동반자 하나 만나길 기다렸다.
(지난날의 단상 중에서)
헤밍웨이의 원작 '노인과 바다'는
한 인간의 끈질긴 의지를 보여준다고 평한다.
허나, 그 의지가 현대에 어떤 가치가 있을까?
산티아고의 의지는 젊은 마놀린에게 감동을 줬다고 평한다.
그러나 마놀린은 내레이터의 자리를 차지하고 서서
노인에게 연민의 정을 품을 뿐이다.
물론 어획의 기술을 노인으로부터 전수받긴 했지만
노인과 같은 그런 어획은 꿈꾸지 않는다.
양사언은 '오르고 또 오르면 못 오를리 없다'라고 썼다.
그러나 다른 산도 있지 않던가.
한 우물을 파라 한다.
그러나 물이 나올 기미가 없으면 구멍을 바꾸어 뚫어야 하지 않던가.
그렇다면 산티아고의 의지는 살만 한 것일까?
마놀린은 산티아고로부터 어떤 삶의 지혜를 전수받은 것일까?
산티아고가 여러 날 고기 한 마리도 낚지 못했을 때
마놀린은 오히려 산티아고에게 저녁거리를 가져다주기도 한다.
그럼에도 산티아고는 아프리카 밀림의 사자를 꿈꾸곤 하는데~
오늘도 강변에 나가봤다.
해오라기가 물고기를 노리고 있다.
점심이나 먹었을까?
아마 아침도 못 먹었을 수도 있으리라.
아침에 우는 새는 배가 고파서 울고
저녁에 우는 새는 집이 그리워 운다는데
저 해오라기는 주머니가 있을까...?
나는 주머니를 차고 있고, 얼마간의 돈도 들어있는데..
산티아고는 84일 만에 큰 청새치를 낚았는데
저 해오라기는 아직 기회가 있다고나 할까?
나이 들어가며 별 지혜 없이 도로(徒勞)를 일삼는 노야여!
그대는 나이니
안 되는 건 과감하게 놓고 살아가라.
그게 佛家에서 말하는 放下着의 깨달음이다.
첫댓글 노인은 바다에서
힘겨운 사투를 즐기고 있었지는 않았을까...오로지 아프리카의 라이온이길 바라는
꿈을 버리지 않았으니...희망이 없는 삶은 죽은 목숨과도 같으니
저 해오라기는 산티아고 같았어요.
저는 들여다보다가 떠났으니 집념도 없는 노야였고요.
모렌도 공은 집념의 사내시고요.
좋은글읽고갑니다
고맙습니다.
대선배님께서 남성휴게실에 다양한 작품글을 올려주셔서 외롭지 않네요
남성휴게실이 처음 개설했을때 동대문쪽인가 시장안 횟집에서 지기님포함 8ㅡ9명이 참석했는데 누가 참석했는지 잘기억 안남
(저도 큰기대를 하고 시간내서 참석함)
000방장을 선임 했는데 그후 잠깐 반짝 활성화 하다가 점점 방문객이 없어 쓸쓸한 침묵방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저도 관심없었고
그후에 산애방장님이 선임 되시고 대선배님께서 일당백의 멋진작품글을 올리시니 자주 들어 오게 되었네요 하하하
제가 시니어방 하고 남성휴게실 단골팬이 되었네요 소수정예 남성휴게실 좋아요 마음에 듬니다 하하하
다양한 많은 작품글 기대 함니다 (남성휴게실 구호) 있을때 서로 상호 피차 인정과 의리 잘합십다 하하하
편안한 밤 되세요
늘 관심 고마워요.
그런데 대선배님이란 말 너무 자주 하지말아요. 젊은 여성들 다 사라져요.ㅎ
거기서 거긴데요 뭘.
얼마 전 여성회원이 들렸다가 왜그런지 모두 사라지던데 저때문이 아닌가 합니다.ㅎ
생각이 다양해서 좋습니다.
지금 저의 생각은 오로지 하나
저녁은 뭘 해서 먹어야 할까 입니다.
저녁 식사 마치고 다시 돌아 오겠습니다..
하긴 끼니걱정이 제일 현실적이죠.
예전에 노인과바다를 읽어봤는데
제수준엔 어려웠던것 같았습니다
말씀하는 음악이 이곡이신지요
니니로소의 밤하늘의 트럼펫으로 잘알려져있는데
장클로드 보렐리의 연주로 들어봅니다
https://youtu.be/6-0KsU1_aNo?si=g6AzwD8Xl2GurgZq
PLAY
맞아요.
kbs 악단장 하던 김인배가 자주 연주하기도 했죠.
잘감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