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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막여부(知子莫如父)
아들의 됨됨이는 아버지만큼 알 수가 없다는 뜻으로, 아들을 아는 데는 아버지만한 사람이 없다는 말이다.
知 : 알 지(矢/3)
子 : 아들 자(子/0)
莫 : 없을 막(艹/7)
如 : 같을 여(女/3)
父 : 아비 부(父/0)
出典 : 한비자(韓非子) 십과편(十過篇)
이 성어는 한비자(韓非子) 십과편(十過篇)에 나오는 이야기로, 제나라 환공(齊桓公)이 관중(管仲)의 병이 위중하여 찾아갔다.
제환공이 병문안을 한 후 중보(仲父; 관중)이후 정사를 누구에게 맡기는 것이 좋으냐고 묻자, 관중이 말했다. "저는 늙었으니 묻지 않으심이 좋습니다. 그렇지만 신이 듣건대 신하를 알아보는 것은 임금보다 나은 사람이 없고, 자식을 알아보는 데에는 아비보다 나은 사람이 없다고 하였습니다(臣老矣, 不可問也. 雖然, 臣聞之, 知臣莫若君, 知子莫若父). 왕께서 마음으로 시험해서 결정 하십시오."
여기서 좋은 본보기를 보기로 한다. 조선 효종(孝宗) 때 대제학(大提學)을 지낸 낙정재(樂靜齋) 조석윤(趙錫胤)이란 분은, 강직한 성품을 지녀 임금에게 바른 말을 잘하였기에 남북으로 여러 차례 귀양을 갔다.
이 분의 집이 금천(衿川; 지금의 富川市)에 있었는데, 과거에 오르기 전 젊은 시절에 서울에 간 일이 있었다. 금천에서 서울로 가려면 노량진(露梁津) 나루에서 배를 타고 한강을 건너야만 했다.
아들이 서울에 다녀오겠다고 인사하고 떠난 며칠 뒤에 그 아버지 조정호(趙廷虎)에게 마을 사람이 황급히 달려와서 이렇게 이야기하였다. "지금 제가 서울 노량진에서 오는 길인데, 어르신의 아드님이 며칠 전에 낡은 배를 탔다가 그만 그 배가... 그만 그 배가 뒤집혀 물에 빠져 죽었습니다."
그 아버지(조정호)가 듬직히 말하기를, "우리 애가 낡은 배를 탈 리가 없는데. 자네가 잘못 본 것이 아닐까?"
그 사람이 말하기를, "아닙니다. 제가 어르신 아드님의 얼굴을 모르는 것도 아니고. 제 두 눈으로 똑똑히 봤다니까요. 분명히 배가 강 가운데서 뒤집혔고 그 배에 탄 사람들은 다 빠져 죽었습니다"고 대답했다.
"오늘만 지나보면 어찌 되었는지 알 수 있을 걸세. 한번 기다려 보세."
"안된 말씀입니다만, 마음의 준비를 하셔야 될 것입니다. 너무 상심(傷心)하지 마십시오."
"나는 우리 자식을 믿어. 두고 봄세."
아버지는 아들을 강하게 믿었다. 그러나 마을 사람이 워낙 확고하게 이야기하는 바람에 아버지의 마음에도 일말(一抹)의 불안감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그 마을 사람이 간 지 얼마 되지 않아 아들이 서울에서 돌아와 아버지께 돌아왔다고 인사를 드렸다. 아버지는 평소 때보다 몇 배로 더 반가웠다. 마을 사람이 그런 말을 전하게 된 까닭이 어째서인지 물어보았다.
아들은, "처음에 저 차례가 다가와 나룻배를 탔는데, 타고 보니 배가 낡고 삐거덕 거리기에 곧 바로 내려 다음 배를 탔습니다. 그랬더니 제가 처음 탔던 배는 강 중간쯤 가다가 그만 뒤집히고 말았습니다. 마을의 그 분은 제가 처음에 탔던 것만 보았을 뿐, 금방 내려 다음 배를 타는 것은 보지 못한 듯합니다"고 소상하게 아버지에게 전후사정을 이야기하였다.
아버지는 아들이 대견스러워 "그럼 그렇지. 네가 침몰할 배에 탈 아이가 아니라고 나는 믿었지"라고 말했다.
부자간의 정이 전보다 더욱더 진해졌다. 소문을 전해들은 마을의 그 사람은 머쓱해졌지만, 그래도 처신을 신중히 한 아들도 대단하지만, 아들을 확실히 믿는 아버지도 대단하다 싶었다.
옛날에는 대가족제도인지라 아버지와 아들이 한 집에서 살았기 때문에 아버지와 아들이 많은 대화를 나누었고, 또 아버지가 아들의 성격을 잘 파악하고 있었다.
그리고 아버지는 아들에게 있어서 가장 좋은 스승이었다. 그래서 "아들을 아는 사람으로는 아버지만한 사람이 없다"는 말이 생기게 되었다.
오늘날 아버지는 직장 때문에 가족과 함께 지내는 시간이 드물고, 자녀들은 학교 때문에 집에서 지낼 시간이 드물다. 학교를 마치고도 각종 학원 과외 등으로 서로 얼굴을 마주 하기가 정말 어렵다.
가정에서 자녀 교육할 시간이 없고, 학교에서도 입시에 매달리다 보니, 학생의 인성교육에 투자할 시간이 전혀 없다. 그러니 청소년 문제가 끊이지 않고 생기는 것은 당연한 귀결이다.
⏹ 지자막여부(知子莫如父)
'그 아버지에 그 아들'이란 말이 있다. '한 사람의 아버지가 백 사람 선생보다 낫다'는 말도 있다. 여러 면에서 자식은 아버지를 보고 자라고 닮을 경우가 많다는 뜻이다.
자식에 대해 속속들이 다 알 수는 없어 공자(孔子)는 그럴 때는 아들이 사귀는 친구를 보라(不知其子, 視其所友)고 했다. 이것은 사소한 취미나 자라서의 애정관계 등 부모가 놓칠 수 있는 분야의 일이겠다.
어려서부터 아버지를 우러러 닮기를 바라는 아들이 많은 만큼 아무래도 자식의 됨됨이를 가장 잘 아는 사람(知子)은 그 아버지 이상일 수는 없다(莫如父)는 것이 이 성어다.
중국 역사상 가장 뛰어난 재상으로 꼽는 관중(管仲)은 춘추시대(春秋時代) 제(齊)나라의 환공(桓公)을 가장 먼저 오패(五覇)의 자리에 올렸다.
관포지교(管鮑之交)로 알려진 포숙아(鮑叔牙)의 절대적 지원에 의해 환공에게 발탁되어 부국강병책으로 기반을 다졌던 것이 주효했다.
관중이 늙고 병이 들어 은퇴했을 때 환공이 찾아 와 문병하면서 앞으로 국사를 누구한테 맡기면 좋을지 자문했다. 이 부분서 성어가 나오는데 '한비자(韓非子)'의 십과(十過)편에 실려 있다.
군주가 나라를 다스리면서 범하지 말아야 할 열 가지 허물을 이야기한 중에서 여덟 번째의 내용을 보자.
관중은 자신이 늙어 묻지 않는 것이 옳다며 사양하다 말한다. "신하를 잘 아는 데는 왕보다 나은 사람이 없으며, 자식에 대해 잘 아는 것은 그 아비만한 이가 없다고 하오니(知臣莫若君 知子莫若父)"
환공의 의견을 먼저 물었다. 가장 잘 아는 포숙아를 내세우자 지나치게 곧아서 안 된다고 하고 신의가 두터운 습붕(隰朋)을 천거했다.
관중이 세상을 뜬 후 환공은 마음을 바꿔 내시 수조(豎刁)를 재상에 임명했다. 수조는 간신들과 결탁하여 반란을 일으켰고 환공은 비참하게 유폐되어 굶어 죽고 말았다.
관중이 자신을 추천한 포숙아까지 제외하며 추천한 인물을 환공이 물리친 결과는 비참했다. 인물을 잘 안 사람은 관중이었다. 아버지가 아들을 전체적으로 알 듯, 그리고 친구가 나머지 부분을 알 듯 됨됨이나 능력은 곳곳에서 알 수가 있다.
오늘의 복잡한 사회에서 일꾼을 찾으려면 여러 곳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 나라의 큰일을 맡길 때는 더욱 신중해야 할 텐데 청문회 때마다 추문이 덕지덕지 묻은 사람을 일부러 고르듯 내세운다. 자기 편 사람만 자리에 앉히려하니 허물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 知(알 지)는 ❶회의문자로 口(구; 말)와 矢(시; 화살)의 합자(合字)이다. 화살이 활에서 나가듯이 입에서 나오는 말을 말한다. 많이 알고 있으면 화살(矢)처럼 말(口)이 빨리 나간다는 뜻을 합(合)하여 알다를 뜻한다. 또 화살이 꿰뚫듯이 마음속에 확실히 결정한 일이나, 말은 마음의 움직임을 나타내는 것이므로 알다, 알리다, 지식 등을 말한다. ❷회의문자로 知자는 '알다'나 '나타내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知자는 矢(화살 시)자와 口(입 구)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知자는 소전에서야 등장한 글자로 금문에서는 智(지혜 지)자가 '알다'나 '지혜'라는 뜻으로 쓰였었다. 그러나 후에 슬기로운 것과 아는 것을 구분하기 위해 智자는 '지혜'라는 뜻으로 쓰이게 되었고 知자는 '알다'라는 뜻으로 분리되었다. 智자는 아는 것이 많아 화살이 날아가는 속도만큼 말을 빠르게 한다는 뜻이다. 그러니 知자도 그러한 의미로 풀이될 수 있다. 그래서 知(지)는 (1)사물을 인식하고 판단하는 정신의 작용하는 힘. 깨닫는 힘 (2)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알다 ②알리다, 알게 하다 ③나타내다, 드러내다 ④맡다, 주재하다 ⑤주관하다 ⑥대접하다 ⑦사귀다 ⑧병이 낫다 ⑨사귐 ⑩친한 친구 ⑪나를 알아주는 사람 ⑫짝, 배우자(配偶者) ⑬대접(待接), 대우(待遇) ⑭슬기, 지혜(智慧) ⑮지식(知識), 앎 ⑯지사(知事) ⑰어조사(語助辭)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알 인(認), 살펴 알 량/양(諒), 알 식(識),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다닐 행(行)이다. 용례로는 알고 있는 내용이나 사물을 지식(知識), 사물의 도리나 선악 따위를 잘 분별하는 마음의 작용을 지혜(知慧), 지적 활동의 능력을 지능(知能), 지혜로운 성품을 지성(知性), 지식이 있는 것 또는 지식에 관한 것을 지적(知的), 알아서 깨달음 또는 그 능력을 지각(知覺), 지식과 도덕을 지덕(知德), 아는 사람 또는 사람의 됨됨이를 알아봄을 지인(知人), 새로운 것을 앎을 지신(知新), 은혜를 앎을 지은(知恩), 지식이 많고 사물의 이치에 밝은 사람을 지자(知者), 제 분수를 알아 마음에 불만함이 없음 곧 무엇이 넉넉하고 족한 줄을 앎을 지족(知足), 자기 분에 지나치지 않도록 그칠 줄을 앎을 지지(知止), 거문고 소리를 듣고 안다는 뜻으로 자기의 속마음까지 알아주는 친구를 지음(知音), 여러 사람이 어떤 사실을 널리 아는 것을 주지(周知), 어떤 일을 느끼어 아는 것을 감지(感知), 비슷한 또래로서 서로 친하게 사귀는 사람을 붕지(朋知), 기별하여 알림을 통지(通知), 인정하여 앎을 인지(認知), 아는 것이 없음을 무지(無知), 고하여 알림을 고지(告知), 더듬어 살펴 알아냄을 탐지(探知), 세상 사람들이 다 알거나 알게 함을 공지(公知), 서로 잘 알고 친근하게 지내는 사람을 친지(親知), 자기를 가장 잘 알아주는 친한 친구를 일컫는 말을 지기지우(知己之友), 적을 알고 나를 알아야 한다는 뜻으로 적의 형편과 나의 형편을 자세히 알아야 한다는 말을 지피지기(知彼知己), 참 지식은 반드시 실행이 따라야 한다는 말을 지행합일(知行合一), 누구나 허물이 있는 것이니 허물을 알면 즉시 고쳐야 한다는 말을 지과필개(知過必改) 등에 쓰인다.
▶️ 子(아들 자)는 ❶상형문자로 어린 아이가 두 팔을 벌리고 있는 모양을 본뜬 글자로 아들을 뜻한다. 지금의 子(자)라는 글자는 여러 가지 글자가 합쳐져 하나가 된 듯하다. 지지(地支)의 첫째인 子와 지지(地支)의 여섯째인 巳(사)와 자손의 뜻이나 사람의 신분이나 호칭 따위에 쓰인 子가 합침이다. 음(音)을 빌어 십이지(十二支)의 첫째 글자로 쓴다. ❷상형문자로 子자는 ‘아들’이나 ‘자식’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子자는 포대기에 싸여있는 아이를 그린 것이기 때문에 양팔과 머리만이 그려져 있다. 고대에는 子자가 ‘아이’나 ‘자식’이라는 뜻으로 쓰였었다. 그러나 중국이 부계사회로 전환된 이후부터는 ‘남자아이’를 뜻하게 되었고 후에 ‘자식’이나 ‘사람’, ‘당신’과 같은 뜻이 파생되었다. 그래서 子자가 부수로 쓰일 때는 ‘아이’나 ‘사람’이라는 뜻을 전달하게 된다. 그래서 子(자)는 (1)아주 작은 것을 나타내는 접미어 (2)신문(新聞), 잡지(雜誌) 따위 간행물(刊行物)의 어느 난을 맡은 기자(記者)가 자칭(自稱)할 때 쓰는 말 (3)십이지(十二支)의 첫째 쥐를 상징함 (4)자방(子方) (5)자시(子時) (6)글체에서, 그대의 뜻으로 쓰이는 구투(舊套) (7)글체에서, 아들의 뜻으로 쓰이는 말 (8)민법상에 있어서는 적출자(嫡出子), 서자(庶子), 사생자, 양자(養子)의 통틀어 일컬음 (9)공자(孔子)의 높임말 (10)성도(聖道)를 전하는 사람이나 또는 일가(一家)의 학설을 세운 사람의 높임말, 또는 그 사람들이 자기의 학설을 말한 책 (11)자작(子爵) 등의 뜻으로 ①아들 ②자식(子息) ③첫째 지지(地支) ④남자(男子) ⑤사람 ⑥당신(當身) ⑦경칭(敬稱) ⑧스승 ⑨열매 ⑩이자(利子) ⑪작위(爵位)의 이름 ⑫접미사(接尾辭) ⑬어조사(語助辭) ⑭번식하다 ⑮양자로 삼다 ⑯어리다 ⑰사랑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여자 녀/여(女), 어머니 모(母), 아버지 부(父)이다. 용례로는 아들과 딸의 높임말을 자녀(子女), 며느리 또는 아들의 아내를 자부(子婦), 아들과 사위를 자서(子壻), 아들과 손자 또는 후손을 자손(子孫), 아들과 딸의 총칭을 자식(子息), 남의 아들의 높임말을 자제(子弟), 십이시의 첫째 시를 자시(子時), 밤 12시를 자정(子正), 새끼 고양이를 자묘(子猫), 다른 나라의 법률을 이어받거나 본떠서 만든 법률을 자법(子法), 모선에 딸린 배를 자선(子船), 융통성이 없고 임기응변할 줄 모르는 사람을 자막집중(子莫執中), 자애로운 어머니의 마음을 자모지심(子母之心), 듣고 본 것이 아주 좁고 고루한 사람을 일컫는 자성제인(子誠齊人), 자식은 아비를 위해 아비의 나쁜 것을 숨긴다는 자위부은(子爲父隱) 등에 쓰인다.
▶️ 莫(없을 막, 저물 모, 덮을 멱)은 ❶회의문자로 暮(모)와 동자(同字)이다. 삼림(森林) 혹은 초원(草原)에 해가 지는 모양을 나타내고 해질녘의 뜻이다. 나중에 음(音) 빌어 없다, 말다의 뜻(無, 毋)으로 전용(專用)되고 해질녘의 뜻으로는 暮(모)자를 만들었다. ❷회의문자로 莫자는 ‘없다’나 ‘저물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莫자는 茻(잡풀 우거질 망)자와 日(해 일)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갑골문에 나온 莫자를 보면 풀숲 사이로 해가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날이 저물었다’라는 뜻을 표현한 것이다. 해서에서는 아래에 있던 艹(풀 초)자가 大(큰 대)자로 바뀌게 되어 지금의 莫자가 되었다. 그러니 莫자에 쓰인 大자는 艹자가 잘못 바뀐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 莫자는 이렇게 날이 저물은 것을 표현한 글자지만 지금은 주로 ‘없다’라는 뜻으로 쓰인다. 해가 사라졌다는 뜻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은 여기에 다시 日자를 더한 暮(저물 모)자가 ‘저물다’라는 뜻을 대신하고 있다. 그래서 莫(막, 모, 멱)은 ①없다 ②말다, ~하지 말라 ③불가하다 ④꾀하다(=謨) ⑤편안하다, 안정되다 ⑥조용하다 ⑦드넓다 ⑧아득하다 ⑨막(=膜) ⑩장막(帳幕)(=幕) 그리고 ⓐ저물다(모) ⓑ날이 어둡다(모) ⓒ나물(사람이 먹을 수 있는 풀이나 나뭇잎 따위. 이것을 양념하여 무친 음식)(모) 그리고 ⓓ덮다(멱) ⓔ봉하다(열지 못하게 꼭 붙이거나 싸서 막다)(멱)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몹시 크거나 많음을 막대(莫大), 힘이 더 할 수 없이 셈을 막강(莫强), 매우 중요함을 막중(莫重), ~만 같은 것이 없음을 막여(莫如), 또는 막약(莫若), 벗으로서 뜻이 맞아 허물없이 친함을 막역(莫逆), 매우 심함이나 더할 나위 없음을 막심(莫甚), 매우 심함을 막급(莫及), 가장 좋음을 막상(莫上), 아닌게 아니라를 막비(莫非), 깊은 밤이나 이슥한 밤을 막야(莫夜), 몹시 엄함을 막엄(莫嚴), 말을 그만둠이나 하던 일을 그만둠을 막설(莫說), 더할 수 없이 매우 강함을 막강(莫強), 황폐하여 쓸쓸함을 삭막(索莫), 고요하고 쓸쓸함을 적막(適莫), 어느 것이 위고 아래인지 분간할 수 없다는 말을 막상막하(莫上莫下), 도무지 어찌할 수 없다는 말을 막무가내(莫無可奈), 마음이 맞아 서로 거스르는 일이 없는 생사를 같이할 수 있는 친밀한 벗이라는 말을 막역지우(莫逆之友), 아주 허물없는 사귐이라는 말을 막역지교(莫逆之交), 더할 수 없이 매우 강한 나라라는 말을 막강지국(莫強之國), 감동하지 않을 수 없다는 말을 막불감동(莫不感動), 더할 나위 없이 아주 중요한 곳이라는 말을 막중지지(莫重之地), 동서를 분간하지 못한다는 뜻으로 사리를 모르는 어리석음을 이르는 말을 막지동서(莫知東西), 자식을 가르치는 일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는 말을 막여교자(莫如敎子), 매우 무지하고 우악스럽다는 말을 무지막지(無知莫知), 가는 사람은 붙잡지 말라는 말을 거자막추(去者莫追), 피할 곳 없는 도적을 쫓지 말라는 뜻으로 궁지에 몰린 적을 모질게 다루면 해를 입기 쉬우니 지나치게 다그치지 말라는 말을 궁구막추(窮寇莫追) 등에 쓰인다.
▶️ 如(같을 여, 말 이을 이)는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동시에 음(音)을 나타내는 계집녀(女; 여자)部와 말을 뜻하는 口(구)로 이루어졌다. 여자가 남의 말에 잘 따르다의 뜻이 전(轉)하여, 같다의 뜻과 또 음(音) 빌어 若(약)과 같이 어조사로 쓴다. ❷회의문자로 如자는 '같게 하다'나 '따르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如자는 女(여자 여)자와 口(입 구)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여기서 口자는 사람의 입을 그린 것으로 '말'을 뜻하고 있다. 如자는 여자가 남자의 말에 순종하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부권 중심의 전통사회에서 여성의 순종을 미덕으로 삼았던 가치관이 낳은 글자라 할 수 있다. 그래서 본래의 의미는 '순종하다'였다. 하지만 지금은 주로 '~와 같다'라는 뜻으로 가차(假借)되어 쓰이고 있다. 그래서 如(여, 이)는 법의 실상(實相)이란 뜻으로 ①같다, 같게 하다 ②어떠하다 ③미치다(영향이나 작용 따위가 대상에 가하여지다), 닿다 ④좇다, 따르다 ⑤가다, 이르다(어떤 장소나 시간에 닿다) ⑥당연히 ~하여야 한다 ⑦맞서다, 대항하다 ⑧비슷하다 ⑨어찌 ⑩가령(假令), 만일(萬一) ⑪마땅히 ⑫곧, 이것이 ⑬~과, ~와 함께 ⑭보다, ~보다 더 ⑮이에, 그래서 그리고 ⓐ말을 잇다(=而)(이)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어떤 대상이 변함이 없이 전과 같음을 여전(如前), 이와 같음을 여차(如此), 얼마 되지 아니함을 여간(如干), 사실과 꼭 같음을 여실(如實), 어떻게 하는가 하는 것을 여하(如何), 왼쪽에 적힌 내용과 같음을 여좌(如左), 이러함을 여사(如斯), 일이 뜻대로 됨을 여의(如意), 있어야 할 것이 없거나 모자람을 결여(缺如), ~만 같은 것이 없음을 막여(莫如), ~만 못함을 불여(不如), 혹시나 설혹을 혹여(或如), 어떠함을 하여(何如), 뒤섞여서 어지러움을 분여(紛如), 뜻하지 않은 사이에 갑자기를 홀여(忽如), 3년과 같이 길게 느껴진다는 뜻으로 무엇을 매우 애타게 기다리는 것을 이르는 말을 여삼추(如三秋), 얇은 얼음을 밟는다는 뜻으로 몹시 위험함을 가리키는 말을 여리박빙(如履薄氷), 거문고와 비파를 타는 것과 같다는 뜻으로 부부 간에 화락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여고금슬(如鼓琴瑟), 손바닥을 뒤집는 것과 같이 일이 썩 쉬움을 일컫는 말을 여반장(如反掌), 바람이 귀를 통과하는 듯 여긴다는 뜻으로 남의 말을 귀담아 듣지 않는 태도를 일컫는 말을 여풍과이(如風過耳), 새가 하늘을 날기 위해 자주 날갯짓하는 것과 같다는 뜻으로 배우기를 쉬지 않고 끊임없이 연습하고 익힘을 이르는 말을 여조삭비(如鳥數飛), 여러 사람의 말이 한 입에서 나오는 것처럼 한결같음을 이르는 말을 여출일구(如出一口), 시키는 대로 실행되지 못할까 하여 마음을 죄며 두려워함을 이르는 말을 여공불급(如恐不及), 물고기가 물을 얻음과 같다는 뜻으로 빈궁한 사람이 활로를 찾게 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여어득수(如魚得水), 원망하는 것 같기도 하고 사모하는 것 같기도 함을 이르는 말을 여원여모(如怨如慕), 개미가 금탑을 모으는 것과 같다는 뜻으로 근검하여 재산을 축적함을 이르는 말을 여의투질(如蟻偸垤), 천금을 얻은 것 같다는 뜻으로 어떤 일을 이루어 마음이 흡족함을 이르는 말을 여득천금(如得千金), 강을 건너려 하는 데 마침 나루터에서 배를 얻었다는 뜻으로 필요한 것이나 상황이 바라는 대로 됨을 이르는 말을 여도득선(如渡得船), 남의 마음을 꿰뚫어 보듯이 환히 앎을 일컫는 말을 여견폐간(如見肺肝), 아주 작은 고을을 콩 만 하다고 비유하는 말을 여두소읍(如斗小邑), 물에 물 탄 듯 술에 술 탄 듯과 같은 뜻으로 무슨 일을 하는 데 철저하지 못하여 흐리멍덩함의 비유를 일컫는 말을 여수투수(如水投水), 물고기가 물을 잃음과 같다는 뜻으로 곤궁한 사람이 의탁할 곳이 없어 난감해 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여어실수(如魚失水), 얼굴의 생김생김이나 성품 따위가 옥과 같이 티가 없이 맑고 얌전한 사람을 일컫는 말을 여옥기인(如玉其人), 나는 새가 눈앞을 스쳐간다는 뜻으로 빨리 지나가 버리는 세월의 비유를 일컫는 말을 여조과목(如鳥過目), 발과 같고 손과 같다는 뜻으로 형제는 서로 떨어질 수 없는 깊은 사이임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여족여수(如足如手), 원망하는 것 같기도 하고 호소하는 것 같기도 함을 이르는 말을 여원여소(如怨如訴), 한 판에 찍어 낸 듯이 조금도 서로 다름이 없음을 이르는 말을 여인일판(如印一板), 앓던 이가 빠진 것 같다는 뜻으로 괴로운 일을 벗어나서 시원하다는 말을 여발통치(如拔痛齒), 한쪽 팔을 잃은 것과 같다는 뜻으로 가장 믿고 힘이 되는 사람을 잃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여실일비(如失一臂), 호랑이에게 날개를 달아준다는 뜻으로 호랑이가 날개를 단 것과 같이 하늘로 비상하여 더 큰 일을 이룬다는 의미를 일컫는 말을 여호첨익(如虎添翼) 등에 쓰인다.
▶️ 父(아버지 부/아비 부, 자 보)는 ❶회의문자로 又(우; 손)와 丿(곤; 회초리)의 합자(合字)이다. 丿(곤)은 회초리로 여기서는 일가를 다스리는 지배권을 나타낸다. 자식을 훈계하는 엄한 아버지라는 뜻을 합(合)하여 아버지를 뜻한다. ❷상형문자로 父자는 ‘아버지’나 ‘어른’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父자는 얼핏 보기에는 ‘손’과는 아무 관계가 없어 보인다. 그러나 갑골문에 나온 父자를 보면 본래는 손에 무언가를 들고 있는 모습을 그렸던 것임을 알 수 있다. 父는 손에 막대기를 들고 있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무리 내에서 권력을 가지고 있던 사람을 뜻했었다. 그래서 父자는 본래 공동체의 ‘어른’을 뜻했었지만, 후에 집안의 어른인 ‘아버지’를 뜻하게 되었다. 父자는 부수로 지정되어는 있지만, 상용한자에서는 관련된 글자가 없다. 참고로 일부에서는 父자가 돌도끼를 들고 있는 모습을 그렸던 것으로 해석하기도 하는데, 父자와 斤(도끼 근)자가 결합한 斧(도끼 부)가 만들어진 것을 그 근거로 하고 있다. 그래서 父(부, 보)는 ①아버지, 아비, 아빠 ②친족의 어른 ③늙으신네 ④관장(官長) ⑤만물을 화육(化育)하는 근본 ⑥창시자(創始者) ⓐ자(甫, 남자에 대한 미칭)(보) ⓑ나이 많은 남자에 대한 경칭(보)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의 총칭(보) ⓓ시작, 개시(보)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아들 자(子), 어머니 모(母)이다. 용례로는 아버지와 어머니를 부모(父母), 아버지와 아들을 부자(父子), 아버지와 형을 부형(父兄), 아버지와 그 딸을 부녀(父女), 아버지의 성씨를 부성(父姓), 아버지 쪽의 혈통에 딸린 계통을 부계(父系), 아버지의 죽음을 부기(父忌), 아버지의 가르침을 부교(父敎), 집안의 어른으로서 가족을 다스리는 아버지의 권리를 부권(父權), 아버지를 부친(父親), 아버지로서 지켜야 할 도리를 부도(父道), 한 동네에서 나이가 많은 남자 어른을 부로(父老), 아버지의 명령을 부명(父命), 말소리 가운데 홀소리에 닿아서 나는 소리를 부음(父音), 스승과 아버지로 가르침의 은혜가 높은 스승을 아버지처럼 높이어 일컫는 말을 사부(師父), 건국에 큰 공로를 세워 국민으로부터 아버지처럼 존경을 받는 사람을 국부(國父), 죽은 아버지를 망부(亡父), 늙은 아버지를 노부(老父), 친아버지로 자기를 낳은 아버지를 생부(生父), 농사일을 하는 늙은 아버지를 농부(農父), 엄한 아버지를 엄부(嚴父), 자애로운 아버지를 자부(慈父), 아버지의 형제를 유부(猶父), 할아버지를 달리 이르는 말을 조부(祖父), 큰아버지를 달리 이르는 말을 백부(伯父), 둘째 아버지를 달리 이르는 말을 중부(仲父), 작은아버지를 달리 이르는 말을 숙부(叔父), 아내의 친정 아버지를 빙부(聘父), 아내의 친아버지를 악부(岳父), 양아버지를 달리 이르는 말을 양부(養父), 친아버지를 달리 이르는 말을 실부(實父), 친아버지를 달리 이르는 말을 친부(親父), 돌아가신 아버지를 선부(先父), 아버지의 맏형을 세부(世父), 수양 아버지 또는 의리로 맺은 아버지를 의부(義父), 대대로 아버지가 아들에게 전함을 이르는 말을 부전자전(父傳子傳), 아버지와 어머니가 다 살아 계심을 일컫는 말을 부모구존(父母俱存), 오륜의 하나로 아버지와 아들 사이의 도는 친애에 있음을 이르는 말을 부자유친(父子有親), 아버지는 자식의 벼리가 됨을 이르는 말을 부위자강(父爲子綱), 부모는 자녀에게 자애로워야 하고 자녀는 부모에게 효성스러워야 함을 이르는 말을 부자자효(父慈子孝), 아버지의 정기와 어머니의 피라는 뜻으로 자식은 부모로부터 그 정신과 육체를 물려받았음을 이르는 말을 부정모혈(父精母血), 부모가 남긴 몸이란 뜻으로 자식된 몸을 일컫는 말을 부모유체(父母遺體), 아버지는 낳게 하고 어머니는 낳아 기른다는 뜻으로 부모가 자식을 낳아 길러 주심을 일컫는 말을 부생모육(父生母育)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