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양은 발렌타인 데이에 남자친구를 위해 초콜릿 바구니를 만들기로 결심했습니다. 2월이 아닌 12월에. K양이 그런 결심을 하게 된 데에는 다 이유가 있습니다. 작년 발렌타인 데이를 며칠 남겨두고 K양은 남자친구와 처음 맞는 기념일을 근사하게 보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이것 저것 선물할 거리를 준비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남자친구는 “초콜릿 같은 거 안 좋아하니까 준비 안 해도 돼.”라고 심플하게 이야기했지만 막상 주면 좋아하리란 걸 K양은 알고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K양의 주머니는 그다지 풍요롭지 못했습니다. 한창 유행인 레이스 달린 바구니를 사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발렌타인 데이가 워낙 대목인지라 평소 5,000원이면 살 수 있는 바구니가 몇 만원에 이르는 것 아니겠습니까? 초콜릿도 낱개 포장된 것이 3~400원 이상. 결국 K양은 발렌타인 데이 특수를 노린 상점의 횡포에 무릎을 꿇고 말았던 것입니다. 준비하지 말랬다고 안 줄 수도 없는 노릇. 결국 마뜩찮은 초콜릿 몇 조각 준 것이 K양은 두고두고 마음에 걸렸던 것입니다. 그리하여 12월. 발렌타인 데이와 아무 상관없는 기간에 K양은 이미 준비를 마쳤습니다. 대목을 노린 가격 상승에 대비한 것이죠. 남자친구를 향한 불타는 사랑은 K양의 행동은 선물 시장의 구조를 잘 설명해 주고 있습니다. 미래의 위험을 오늘 대비하는 자세. 세계 경제 흐름을 읽어 미래를 대비하는 사람, 선물거래사에 대해 이야기하려 합니다.
선물은 미래의 가격을 미리 확정지어 놓는 계약입니다. 사람은 미래의 위험을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그 위험을 대비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자 노력합니다. 선물은 그 대비책 중 하나로 우리나라에는 지난 73년 세계 오일 쇼크 이후 도입된 거래 개념입니다. 이미 미국이나 일본은 선물 거래 시장이 200년 이상의 전통을 가지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이제 청년의 나이에 돌입했죠. 하지만 97년 외환위기를 겪은 후에야 그 중요성을 절감 한창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선물 시장의 가장 중요한 기능은 원자재, 에너지, 농산물 등 실물 자산의 가격변동 위험뿐만 아니라 환율, 이자율 등의 금융 자산의 변동 위험을 저렴한 비용으로 대처할 수 있는 것입니다. 실물 자산도 그렇거니와 그것의 몇 십 배가 되는 금융자산의 위험이 증가할 때 선물이 있어 적절히 피해갈 수 있죠. 선물 거래는 금리나 환율 같은 금융 자산의 변동을 미리 예측할 수 있는 가격 예시 기능이 있어 불확실성을 낮출 수 있고 제한적인 금융자산을 생산성 높은 곳에 할당할 수 있도록 만들기 때문입니다.
이 같은 개념은 기업 경영 시 많은 도움이 됩니다. 기업은 기업 내에 수익관리를 하는 경영 전문가를 꾸리고 있습니다. 그들에 의해 수익관리 계획이 수립되고 집행되죠. 하지만 위험관리는 내부의 관리자들이 수행하는데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위험 관리를 한다 치더라도 현실의 것과는 상당히 다를 때가 많죠. 그래서 선물시장에서 여러 불확실성을 관리하는 전문가에게 위탁하게 됩니다. 그들이 바로 선물거래사입니다. 선물거래사는 고객에게 가격 동향과 예측, 투자자문 등의 전문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아직 시장에 나오지 않은 환율, 금리, 농작물, 원자재 등 100여 종의 선물의 매매를 중개하는 업무를 맡습니다. 이 업무는 매일, 매시간 달라지는 국제선물시장의 동향을 재빨리 파악해야 합니다. 분 초를 다투는 그들의 업무는 위험도 잡고 투자해 이익도 남기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일입니다.
선물거래사는 무엇보다 국제 정세와 경제 동향에 대한 지식으로 무장하고 있어야 합니다. 하루하루 다르게 변화하는 세계 정세 체득을 게을리하는 사람은 선물거래사로서 살아갈 수 없습니다. 그래서 선물 시장은 정보 싸움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정보를 통해 앞으로 시장에 올 상황을 예측하는 것이 그들의 몫입니다. 그리고 그것을 고객에게 제공해 투자와 위험 대처 방안을 제시합니다. 그래서 선물거래사는 시장이 열리기 전부터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어야 합니다. 막상 장이 열리면 몇 초 안에 천문학적 규모의 자금이 왔다 갔다 이동하는데 혹자는 이 흐름을 돈이 빛의 속도로 움직인다고 표현했습니다.
빠르게 진행되는 거래 흐름을 따라잡기 위해 이들에게는 점심시간도 없습니다. 느긋하게 점심 사 먹으러 갔다가 기회를 놓쳐 거액을 날릴 수도 있으니까요. 선물 시장에서 사고 파는 것의 시점은 순식간에 왔다 가버립니다. 그렇기 때문에 선물거래사들은 재빠른 상황판단 능력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그 만큼의 담력도 요구되지요. 게다가 시차가 다른 외국 선물 거래소와의 거래도 하기 때문에 밤과 낮이 바뀌는 생활도 거뜬히 견딜 수 있는 체력도 갖추어야 하죠. 이들에게 외국어는 이미 필수사항입니다. 그리고 선물거래사는 투자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을 만나는 업무도 빠뜨릴 수 없습니다. 사교성도 갖추어야 원활한 업무가 가능하죠. 바쁘고 정신 없는 와중에도 침착한 이성으로 시장을 점령하는 사람만이 선물거래사의 대열에서 미소 지을 수 있습니다.
선물거래사가 되려면 자격시험을 통과해야 합니다. 우리나라의 시험으로는 한국선물협회에서 연간 3차례 실시하는 선물거래상담사 자격시험이 있습니다. 이 시험 외에 미국의 선물거래협회(NFA : National Futures Assosiation) 에서 주관하는 시험이 있습니다. 선물관리사를 꿈꾼다면 대학에서 경제 관련 학과를 지망하세요. 경제 전반에 관한 폭넓은 이해는 물론 재무관리나 투자론, 통계, 계량경제학 등의 학문을 공부하는 것이 좋습니다. 우리나라의 많은 대학에 경제 관련 학과가 개설되어 있으며 한국선물협회에서는 선물거래사 아카데미를 열어 선물거래사가 되려는 이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선물거래사는 선물거래소, 선물거래중개회사, 선물투자신탁, 선물투자자문, 독립사업체 등에 근무하게 됩니다. 순수하게 개인의 판단이 중요하게 여겨지는 직업으로 각별한 노력이 필요하죠. 물론 노력에 대한 대가는 확실합니다.
우리나라의 선물 거래는 미국과 일본에 비해 많이 늦은 것이 사실입니다. 특히 97년 외환위기 이후 위험 대비에 대한 관리의 중요성을 깨달아 선물 거래 시장에 많은 신경을 써왔습니다. 국내 금융기관들이 국제부를 강화해 선물부를 신설하는 등의 노력을 하고 있죠. 그 결과 우리나라의 선물 거래 규모는 세계 15위(2002년)에 해당하는 큰 규모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각종 위기 상황에 어느 정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기본 바탕이 만들어졌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에 비해 선물거래사들은 많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나라에서 실시하고 있는 선물거래상담사 자격시험은 2000년에 시작했을 정도로 전문가 양성에 소홀했습니다. 2003년 두 차례이던 자격시험을 세 차례로 늘렸지만 앞으로의 갈 길이 멉니다. 선물 거래의 중요성은 이미 밝혀졌고 앞으로 남은 것은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 선물거래사를 꿈꾸는 수험생들은 지금부터 경제와 국제 동향에 관심 갖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경제 감각이라는 것은 한 순간에 익힐 수 있는 것이 아니거든요. 그를 대변하듯 한국증권연수원에서는 ‘전국고교증권경시대회’를 개최하고 있기도 합니다. 누구도 알 수 없는 미래를 붙들고 싸우는 사람, 선물거래사. 알 수 없기에 도전해 볼 매력이 있지 않을까요?
참고 자료
만화보다 더 재미있는 주가지수 선물ㆍ옵션(홍성수 저/세로운 제안)
선물시장의 기본적@기술적 분석(최정현 저/국일증권경제연구소)
선물거래사 관련 학과 정보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한국대학교육협의회 - http://www.kcue.or.kr
선물거래사 관련 정보
한국선물협회 - http://www.kofa.or.kr
한국선물거래소 - http://www.kofex.com
한국증권거래소 - http://www.kse.or.kr
한국증권업협회 - http://www.ksda.or.kr
[출처] [본문스크랩] 미래를 위해 오늘을 배팅한다, 선물거래사|작성자 제이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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