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 왔다… '약 보관' 더 신경써야
고온다습한 환경은 약 변질에 영향을 준다. 약마다 적절한 보관 온도와 습도가 다르므로, 사용약은 보관법을 제대로 알아둬야 한다.
음식이 쉽게 상해 식중독 위험이 커지는 덥고 습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이런 날씨엔 약도 변질 위험이 커져 주의가 필요하다. 건강을 지키는 장마철 올바른 약 보관법에 대해 알아두자.
온도 25℃-습도 60% 이하에 보관… 냉장보관 필요한 약은 일부
대부분의 의약품은 여름에도 실온 보관이 가능하다. 직사광선을 피해 보통 온도 25℃, 습도 60% 이하의 서늘하고 건조한 곳에 보관하면 큰 문제가 없다. 그러나 일부 약은 기온과 습도에 민감해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항생제, 시럽제, 니트로글리세린을 비롯해 인기 영양제인 비타민, 유산균, 오메가3 등은 고온다습한 환경에서 쉽게 변질된다.
그렇다고 여름엔 약을 냉장고에 보관하란 얘기가 아니다. 냉장 보관이 필요한 약을 일부에 불과하다. 액상소화제처럼 냉장보관하면 성분이 변질돼 효과에 문제가 생기는 약도 있다.
냉장 보관이 필수인 약은 ▲인슐린 주사제, GLP-1 유사체 주사제, 인슐린+GLP-1 유사체 복합 주사제 등 당뇨병 주사제 ▲성장호르몬 주사제 ▲시럽류 항생제 ▲잘라콤점안액, 타플로탄에스점안액, 리스몬티지점안액 등 녹내장과 고안압 안약 ▲듀악겔 등 여드름 연고 ▲실온에서 녹는 아세트아미노펜 등 좌약 등이다.
특히 당뇨약은 성분에 따라 보관온도가 다르고, 같은 약이라도 개봉 전과 후의 보관온도에 차이가 있으므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변색·파손 등 변화 보인다면 복용 금물
만일 보관을 제대로 하지 못해 약 변질이 의심된다면, 아깝다 생각말고 바로 폐기해야 한다. 변질된 약은 약효손실 또는 약효변질을 일으켜 복용할 경우,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예를 들어, 혈관확장제인 니트로글리세린은 협심증 등 긴급상황에 대비해 심혈관질환 고위험군 환자에게 처방하는 약인데 보관을 잘못해 약효가 손실되면, 먹어봤자 목숨을 구할 수 없다.
처방받은 지 얼마 안 됐더라도, 약이 처음 받아왔을 때와 다른 모양, 색깔, 냄새를 보인다면 변질을 의심하고 폐기해야 한다. 주요 약 변질사례로는 하얀색이었던 알약이 누렇거나 분홍빛으로 변한 경우, 가루약이 뭉쳐 있는 경우, 연질캡슐의 내용물이 흘러나와 끈적끈적해진 경우, 캡슐의 내용물이 터져 주변 약에 묻어 있는 경우, 약이 부풀어 오르거나 갈라지는 경우 등이 있다.
한편, 변질된 약은 일반쓰레기와 함께 버리면 생태계 교란 등 심각한 환경오염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가까운 곳에 설치된 폐의약품 수거함이나 폐의약품을 수거 업무를 하는 가까운 약국에 처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