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곤성지(因困成智)
곤란으로 인해서 지혜를 이룬다는 뜻으로, 스스로 겪어야 참된 지혜를 얻을 수 있다는 말이다.
因 : 인할 인(囗/3)
困 : 괴로울 곤(囗/4)
成 : 이룰 성(戈/2)
智 : 슬기 지(日/8)
出典 : 강희맹(姜希孟)의 도자설(盜子說)
조선(朝鮮) 초기에 도둑질을 해서 먹고 사는 사람이 있었다. 그 아들도 아버지를 따라 도둑질을 했다. 얼마 지나자 그 아들이 도둑질하는 기술(技術)을 자부(自負)하여 아버지에게 자랑하여 말하기를, "저가 아버지보다 훨씬 낫지요. 위험을 무릅쓰고 훔치러 먼저 들어갔다가 나중에 나오고, 무거운 것은 저가 들고 나오지요. 귀로는 멀리서 나는 소리까지도 듣고 눈으로는 어두운 데 있는 것도 다 살핍니다. 이 정도면 어디를 가더라도 훔치지 못할 것이 없습니다"라고 했다.
그러자 아버지는, "네 놈은 아직 멀었어. 배워서 얻은 지혜는 언젠가는 막힐 때가 있어. 지혜란 스스로 터득해야 그 응용 능력이 끝이 없는 거야." 아들 도둑은 아버지가 능력이 자기에게 안되니까 괜히 말로 억누른다고 생각할 뿐 수긍(首肯) 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어느 날 밤에 도둑 부자(父子)가 어떤 부자(富者) 집에 도둑질하러 들어갔다. 아버지가 아들에게 그 집 보물 창고 속에 들어가라고 했다. 아들은 용감하게 보물 창고 속으로 들어가 값 나가는 보물들을 정신없이 훔쳤다. 그때 아버지는 밖에서 자물쇠를 잠가 버리고는 "도둑이야!" 라고 소리치고 달아나 버렸다.
주인 집 사람들이 나와서 살펴보니 자물쇠는 아무 이상이 없었다. 그래서 도둑이 접근하다가 달아나 버린 것으로 생각하고 도로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아들 도둑은 밖으로 나올 방법이 없었다. 자기의 존재를 알리면 당장 잡힐 것이고, 잡히는 것이 겁(怯)이 나서 그냥 있자니 굶어 죽을 판이다.
정말 진퇴양난(進退兩難) 이었다. 아버지가 너무나 원망(怨望)스러웠다. 그러다가 마침내 손톱으로 물건을 긁어 쥐가 물건을 쏘는 소리를 내었다. 그 소리를 듣고 주인 집 사람들이 '창고 안에서 쥐가 보물을 다 갉아서 버려 놓는다'라고 생각하여 등불을 들고 나와 보물 창고 문을 열고 보물을 살피려고 하였다. 아들 도둑은 그 틈에 창고 밖으로 튀어 나왔다.
갑자기 안에서 사람이 튀어나오니 "도둑 잡아라"라고 소리치며 그 집의 하인 수십 명이 그를 에워쌌다. 도무지 빠져나갈 길이 없었다. 마침 그 집 정원(庭園)에 큰 연못이 있었다. 아들 도둑은 쫓겨서 연못 주위를 몇 바퀴 돌다가 큰 돌을 주위 연못에 던져 넣었다. "도둑놈이 물 속에 들
어갔다. 연못을 단단히 포위해야 돼. 이젠 제 놈은 독 안에 든 쥐 신세지"라고 하며 하인들은 연못의 포위망을 좁혀갔다. 하인들이 연못에 주의를 모으고 있는 사이에 아들 도둑은 탈출하여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집에 돌아온 아들 도둑은 아버지를 보자 너무나 어처구니가 없었다. "아버지는 도대체 어떻게 된 사람입니까? 새나 짐승들도 제 새끼 보호할 줄은 다 아는데. 사람으로서 어찌 그럴 수가 있습니까? 제가 평소에 아버지 한테 무엇을 잘못했기에 자식을 죽이려고 듭니까?" 라고 거칠게 따졌다.
아버지는 차분하게 말했다. "무릇 기술이란 것은 남에게 배운 것은 한계(限界)가 있지만, 자신이 터득한 것은 그 응용 능력이 무궁무진(無窮無盡)한 법이야. 뜻대로 안되고 어려운 일이 그 사람의 뜻을 굳게 만들어 준단다. 내가 너를 위험하게 만든 것은, 앞으로 너를 두고두고 안전하게 하기 위해서였다. 너는 곤란을 겪음으로 말미암아 지혜를 이루었다. 위기에 처하여 기발(奇拔)한 발상을 하게 된 것이다. 너는 지혜의 샘이 한 번 뚫렸으니 앞으로 어떤 일을 당해도 다 해결해 낼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너의 기술은 천하에 독보적인 존재가 될 것이다."
아들 도둑은 그제서야 아버지의 깊은 뜻을 이해할 수 있었다. 그 뒤 정말 천하에 제일 가는 도적이 되었다 한다.
공부나 기술도 이와 마찬가지다. 조금 된다 싶을 때는 도둑의 아들이 아버지에게 자랑하는 심정과 같다. 그러나 더 해 나가면 그 경지(境地)는 끝이 없다. 꾸준히 열심히 배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기 스스로 원리(原理)를 터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인곤성지(因困成智)
'곤란으로 인해서 지혜를 이룬다(因困成智).' 이 성어는 조선 전기 문장가인 강희맹(姜希孟)이 자손에게 훈계용으로 지은 글 중 도자설(盜子說)에 나오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 도자설(盜子說)
백성 중에 도둑질을 직업으로 삼은 자가 있어 그 자식에게 그 술법을 다 가르쳐 주니 그 자가 또한 그 재간을 자부하여 자신이 아비보다 훨씬 낫다고 여겼다.
언제나 도둑질을 할 적에는 그 자식이 반드시 먼저 들어가고 나중에 나오며, 경한 것은 버리고 중한 것을 취하며, 귀로는 능히 먼 데 것을 듣고 눈으로는 능히 어둔 속을 살피어, 도둑들의 칭찬을 받으므로,
제 아비에게 자랑삼아 말하기를, “내가 아버지의 술법과 조금도 틀림이 없고 강장한 힘은 오히려 나으니, 이것을 가지고 가면 무엇을 못하오리까.” 하니,
아비도 역시 말하기를, “아직 멀었다. 지혜란 배워서 되는 것이 아니요, 자득이 있어야 되는데 너는 아직 멀었다.” 하였다.
자식이 말하기를, “도적의 도는 재물을 많이 얻는 것으로 공을 삼는 법인데, 나는 아버지에 비해 공이 항상 배나 많고 또 내 나이 아직 젊으니, 아버지의 연령에 도달하면 마땅히 특별한 수단이 생기게 될 것입니다.” 하니,
아비 도적이 말하기를, “멀었다. 내 술법을 그대로 행한다면 겹겹의 성도 들어 갈 수 있고, 비장(秘藏)한 것도 찾아낼 수 있다. 그러나 한 번 차질이 생기면 화가 따르기 마련이다. 이를테면 형적이 드러나지 않고 임기응변하여 막힘이 없는 것은, 자득(自得)의 묘가 없으면 못하는 것이다. 너는 아직 멀었다.” 하였다.
자식은 그 말을 듣고도 들은 척도 아니하니, 아비 도적이 다음날 밤에 그 자식과 더불어 한 부잣집에 가서 자식을 시켜 보장(寶藏; 보물창고) 속에 들어가게 하여 자식이 한참 탐을 내어 보물을 챙기고 있는데, 아비 도적이 밖에서 문을 닫고 자물쇠를 걸고 일부러 소리를 내어 주인으로 하여금 듣게 하였다.
주인이 집에 도적이 든 줄 알고 쫓아 나와 자물쇠를 본즉, 전과 같으므로 주인은 안으로 들어가 버리니, 자식 도적은 보장 속에 들어서 빠져 나올 길이 없었다.
그래서 일부러 손톱으로 빡빡 긁어서 쥐가 긁는 소리를 내니, 주인 말이,
“쥐가 보장 속에 들어 물건을 절단 내니 쫓아버려야겠다.” 하고는, 등불을 켜고 자물쇠를 끄르니 자식 도적이 빠져 달아났다.
주인집 식구가 모두 나와 쫓으니 자식 도적이 사뭇 다급하여 벗어나지 못할 것을 알고, 못가를 돌아 달아나면서 돌을 집어 물에 던졌다.
쫓던 자가, “도적이 물속으로 뛰어 들어갔다.” 하고, 모두 막아서서 찾으니, 자식 도적이 이 틈에 빠져나와 제 아비를 원망하며 하는 말이, “날 짐승도 오히려 제 새끼를 보호할 줄 아는데, 자식이 무엇을 잘못해서 이렇게도 욕을 보입니까(禽獸猶知庇子息, 何所負, 相軋乃爾).” 하니,
아비 도적이 말하기를, “이제는 네가 마땅히 천하를 독보할 것이다. 무릇 사람의 기술이란 남에게 배운 것은 한도가 있고, 제 마음에서 얻은 것은 응용이 무궁하다. 하물며 곤궁하고 답답한 것이란 능히 사람의 심지를 견고하게 만들고, 사람의 기술을 익숙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냐. 내가 너를 곤궁하게 만든 것은 바로 너를 편안하게 하자는 것이요, 내가 너를 위험에 빠뜨린 것은 바로 너를 건져 주기 위한 것이다. 네가 만약 보장에 갇히고 사뭇 쫓기던 환란을 당하지 아니하였다면, 어찌 쥐 긁는 시늉과 돌을 던지는 희한한 꾀를 낸단 말이냐. 네가 곤경에 부닥쳐 지혜를 짜내고 기변에 다달아 엉뚱한 수를 썼으니, 지혜가 한 번 열리기 시작하면, 다시 현혹되지 않는 법이다. 네가 마땅히 천하를 독보할 것이다(而後乃今汝當獨步天下矣。凡人之技。學於人者。其分有限。得於心者。其應無窮。而况困窮咈鬱。能堅人之志而熟人之仁者乎。吾所以窘汝者。乃所以安汝也。吾所以陷汝者。乃所以拯汝也。不有入藏迫逐之患。汝安能出鼠嚙投石之奇乎。汝因困而成智。臨變而出奇。心源一開。不復更迷。汝當獨步天下矣).” 하였다. 그 뒤에 과연 천하에 적수가 없는 도적이 되었다.
무릇 도적이란 지극히 천하고 악한 기술이지만 그것도 반드시 자득(自得)이 있은 연후에야 비로소 천하에 적수가 없는 법이다. 하물며 사군자(士君子)가 도덕공명(道德功名)을 뜻함에 있어서랴.
대대로 벼슬하여 국록을 누리던 후손들은 인의가 아름답고 학문이 유익함을 모르고서, 제 몸이 이미 현달하면 능히 전열(前烈)에 항거하여 옛 업을 무시하니, 이는 바로 자식 도적이 아비 도적에게 자랑하던 시절이다.
만약 능히 높은 것을 사양하고 낮은 데 거하며, 호방한 것을 버리고 담박한 것을 사랑하며, 몸을 굽혀 학문에 뜻하고, 성리(性理)에 잠심하여 습속에 휩쓸리지 아니하면, 족히 남들과 제등할 수도 있고 공명을 취할 수도 있으며, 써주면 행하고, 버리면 들앉아서 어디고 정당하지 않은 것 없으리니, 이는 바로 자식 도적이 곤경에 부닥치자 지혜를 짜내서 마침내 천하를 독보하는 것과 같다.
너도 또한 이와 근사하니 도적이 보장에 갇히고 사뭇 쫓기는 것과 같은 환란을 꺼리지 말고, 마음에 자득히 있을 것을 생각해야 한다. 경홀히 말라.
도자설(盜子說) / 강희맹(姜希孟) 훈자오설(訓子五說)
도둑의 자식 교육
民有業盜者(민유업도자) : 백성 중에 도둑질을 업으로 하는 자가 있어
敎其子盡其術(교기자진기술) : 그 자식에 그 기술을 모두 전수(傳授)하였다.
盜子亦負其才(도자역부기재) : 그 아들도둑(盜子) 또한 그 재간을 자부하여
自以爲勝父遠甚(자이위승부원심) : 자신이 아비보다 월등하다고 우쭐했다.
每行盜(매행도) : 도둑질을 할 때마다
盜子必先入而後出(도자필선입이후출) : 盜子가 반드시 먼저 들어가고 나중에 나오며
舍輕而取重(사경이취중) : 가치가 적은 것은 버리고 값이 나가는 것을 취하였다.
耳能聽遠(이능청원) : 귀로는 능히 먼 데 것을 듣고
目能察暗(목능찰암) : 눈으로는 능히 어둔 속을 살피어,
爲羣盜譽(위군도예) : 도둑들의 칭찬을 받았다.
誇於父曰(과어부왈) : 아비 도둑에게 우쭐하여 말하였다.
吾無爽於老子之術(오무상어로자지술) : 나는 아버지 술법과 조금도 다름이 없고
而強壯過之(이강장과지) : 강장한 힘은 오히려 나으니,
以此而往(이차이왕) : 이대로 나가면
何憂不濟(하우부제) : 무엇을 못하오리까.
盜曰(도왈) : 아비 도둑이 말하였다.
未也(미야) : 아직 아니다.
智窮於學成(지궁어학성) : 지혜란 배워서 되는 것이 아니라
而裕於自得이유어자득) : 자득이 있어야 되는 것이니
汝猶未也(여유미야) : 너는 아직 멀었다.
盜子曰(도자왈) : 아들 도둑이 다시 말하였다.
盜之道(도지도) : 도둑의 도는
以得財爲功(이득재위공) : 훔친 재물로 실적을 평가하는 법인데,
吾於老子(오어로자) : 나는 아버지보다
功常倍之(공상배지) : 실적이 항상 배이고
且吾年尙少(차오년상소) : 또 내 나이 아직 젊으니,
得及老子之年(득급로자지년) : 아버지의 연령에 도달하면
當有別樣手段矣(당유별양수단의) : 마땅히 나만의 비법이 나올 것입니다.
盜曰未也(도왈미야) : 아비 도적이 다시 말하기를, 너는 아직 멀었다.
行吾術(행오술) : 내 술법을 그대로 행한다면
重城可入(중성가입) : 겹겹의 성도 들어 갈 수 있고,
祕藏可探也(비장가탐야) : 비장품(秘藏品)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然一有蹉跌(연일유차질) : 그러나 일단(一旦) 차질이 생기면
禍敗隨之(화패수지) : 화패(禍敗)가 따르기 마련이다.
若夫無形跡之可尋(약부무형적지가심) : 이를테면 형적(形迹)이 드러나지 않고
應變機而不括(응변기이부괄) : 임기응변하여 막힘이 없는 것은,
則非有所自得者不能也(즉비유소자득자불능야) : 자득의 묘가 없으면 불가하다.
汝猶未也(여유미야) : 너는 아직 멀었다.
盜子猶未之念聞(도자유미지념문) : 아들 도둑은 그래도 들은 척하지 않았다.
盜後夜與其子至一富家(도후야여기자지일부가) : 아비 도둑이 얼마 후 밤에 그 자식과 더불어 한 부잣집에 들어갔다.
令子入寶藏中(령자입보장중) : 盜子로 하여금 보물창고(寶藏)에 들어가게 하여
盜子耽取寶物(도자탐취보물) : 자식 도둑이 한참 탐을 내어 보물을 챙기는데,
盜闔戶下鑰(도합호하약) : 아비 도둑이 밖에서 문을 닫고 자물쇠를 채우고
攪使主聞(교사주문) : 일부러 소리를 질러 주인이 듣게 하였다.
主家逐盜返(주가축도반) : 주인이 집에 도둑이 든 줄 알고 쫓아 나와
視鎖鑰猶故也(시쇄약유고야) : 자물쇠를 본즉, 전과 같음을 확인하고
主還內(주환내) : 주인은 안으로 돌아갔다.
盜子在藏中 無計得出(도자재장중 무계득출): 盜子는 보물창고에서 나올 수 있는 계책이 없었다.
以爪搔爬(이조소파) : 그래서 손톱으로 빡빡 긁어서
作老鼠噬嚙之聲(작로서서교지성) : 쥐가 갉아먹는 소리를 내니,
主云(주운) : 주인 왈,
鼠在藏中損物 不可不去(서재장중손물 불가불거) : 쥐가 장고 속에 있어 물건을 절단내니 쫓아내지 않을 수 없다 하고는
張燈解鑰將視之(장등해약장시지) : 등불을 켜고 자물통을 열자
盜子脫走(도자탈주) : 아들 도둑이 빠져나와 달아났다.
主家共逐(주가공축) : 주인집 식구들이 모두 추격했다.
盜子窘(도자군) : 盜子가 다급하여
度不能免(탁부능면) : 벗어날 수 없음을 알고
繞池而走(요지이주) : 못가를 돌면서
投石於水(투석어수) : 돌을 물에 던졌다.
逐者云(축자운) : 추격자들이 말하기를,
盜入水中矣(도입수중의) : 도둑이 물속으로 뛰어들었다 하고,
遮躝尋捕(차란심포) : 모두 (연못을) 둘러싸고 찾으니,
盜子由是得脫(도자유시득탈) : 아들 도둑이 그 틈에 빠져나갔다.
歸 怨其父曰(귀 원기부왈) : 도자가 돌아와 제 아비를 원망하였다.
禽獸猶知庇子息(금수유지비자식) : 금수도 오히려 제 새끼를 보호할 줄 아는데
何所負(하소부) 相軋乃爾(상알내이) : 무엇을 잘못했다고 이렇게 욕을 보입니까
盜曰(도왈) : 아비 도적이 말하기를,
而後乃今汝當獨步天下矣(이후내금여당독보천하의) : 이제는 네가 마땅히 천하를 독보하게 될 것이다.
凡人之技(범인지기) : 무릇 사람의 기술이란
學於人者 其分有限(학어인자 기분유한) : 남에게 배운 것은 한도가 있고,
得於心者(득어심자) : 제 마음에서 얻은 것은
其應無窮(기응무궁) : 그 응용이 무궁하다.
而况困窮咈鬱(이황곤궁불울) : 하물며 곤궁하고 답답한 것이란
能堅人之志(능견인지지) : 능히 사람의 심지를 견고하게 만들고,
而熟人之仁者乎(이숙인지인자호) : 사람의 기술을 익숙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냐.
吾所以窘汝者(오소이군여자) : 내가 너를 곤궁하게 만든 것은
乃所以安汝也(내소이안여야) : 바로 너를 안전하게 하자는 것이요,
吾所以陷汝者(오소이함여자) : 내가 너를 위험에 빠뜨린 것은
乃所以拯汝也(내소이증여야) : 바로 너를 건져 주기 위한 것이었다.
不有入藏迫逐之患(부유입장박축지환) : 네가 만약 보물창고에 갇혔다가 쫓기는 환란을 경험하지 아니하였다면,
汝安能出鼠嚙投石之奇乎(여안능출서교투석지기호) : 어찌 쥐가 갉아먹는 시늉과 (연못에) 돌을 던지는 임기응변의 꾀를 냈겠느냐.
汝因困而成智(여인곤이성지) : 너는 곤경에 부닥치자 지혜를 짜내고
臨變而出奇(림변이출기) : 기변(奇變)에 임하자 기발한 수를 냈다.
心源一開(심원일개) : 지혜가 한 번 열리기 시작하면,
不復更迷(부부경미) : 다시 현혹되지 않는 법이다.
汝當獨步天下矣(여당독보천하의) : 네가 마땅히 천하를 독보할 것이다고 하였다.
後果爲天下難當賊(후과위천하난당적) : 그 뒤에 과연 천하에 적수가 없는 도둑이 되었다.
夫盜(부도) : 무릇 도적이란
賤惡之術也(천악지술야) : 지극히 천하고 악한 기술이지만
猶必自得然後(유필자득) : 그것도 반드시 자득(自得)이 있은 연후에야
乃能無敵於天下(연후내능무적어천하) : 비로소 천하에 적수가 없는 법이다.
而況士君子之於道德功名者乎(이황사군자지어도덕공명자호) : 하물며 사군자(士君子)가 도덕공명(道德功名)을 지향함에 있어서야!
簪纓世祿之裔(잠영세록지예) : 대대로 벼슬하며 국록을 누리던 후손들은
不知仁義之美學問之益(부지인의지미학문지익) : 인의가 아름답고 학문이 유익함을 모르고,
身已顯榮(신이현영) : 제 몸이 이미 현달하면
妄謂能抗前烈而軼舊業(망위능항전렬이질구업) : 능히 전열(前烈)에 맞서 옛 업을 무시하니,
此正盜子誇父之時也(차정도자과부지시야) : 이는 바로 자식 도적이 아비 도적에게 우쭐대던 때와 같다.
若能辭尊居卑(약능사존거비) : 만약 능히 높은 것을 사양하고 낮은 데 거하며,
謝豪縱(사호종) : 호방한 것을 버리고
愛淡泊(애담박) : 담박한 것을 사랑하며,
折節志學(절절지학) : 몸을 굽혀 학문에 뜻을 두고,
潛心性理(잠심성리) : 性理에 잠심하여
不爲習俗所搖奪(부위습속소요탈) : 습속에 휩쓸리지 아니하면,
則可以齊於人(즉가이제어인) : 족히 남들과 제등(齊等)할 수도 있고
可以取功名(가이취공명) : 공명을 얻을 수도 있으며,
用舍行藏(용사행장) : 부르면 나가고, 물러나라면 들어 앉아서
無適不然(무적부연) : 어디고 당당하지 않음이 없을 것이다.
此正盜子因困成智(차정도자인곤성지) : 이는 바로 盜子가 곤경에 부닥치자 지혜를 짜내어
終能獨步天下者也(종능독보천하자야) : 마침내 천하를 독보하는 것과 같다.
▶️ 因(따를 인)은 ❶회의문자로 囙(인)은 통자(通字)이다. 사방을 둘러싼(큰입구몸 囗部) 둘레에 사람이 팔 벌리고(大) 있다는 데서 '인하다'를 뜻한다. 에워싼 영토(領土)를 넓히려고 하는 데에는 반드시 큰 원인이나, 이유가 있다는 뜻이다. ❷회의문자로 因자는 ‘인하다’나 ‘말미암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因자는 囗(에운담 위)자와 大(큰 대)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因자는 침대에 누워있는 사람을 그린 것이다. 그래서 因자의 본래 의미는 ‘자리’였다. 그러나 후에 因자가 ‘인하다’나 ‘말미암다’와 같이 어떠한 원인과 이유를 뜻하게 되면서 본래의 의미는 더 이상 쓰이지 않고 있다. 그래서 여기에 艹(풀 초)자가 더해진 茵(자리 인)자가 따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그래서 因(인)은 (1)원인(原因)을 이루는 근본(根本) 동기 (2)인명(因明)의 논식(論式) 중 논증(論證)의 근거가 되며 논증을 성립시키는 이유로서, 논리학(論理學)에 있어서의 매개념(媒槪念)과 같음 등의 뜻으로 ①인(因)하다(어떤 사실로 말미암다) ②말미암다, 원인이나 계기(契機)로 되다 ③의지(依支)하다 ④의거(依據)하다 ⑤겹치다 ⑥잇닿다(서로 이어져 맞닿다), 연달다 ⑦이어받다 ⑧따르다, 좇다 ⑨부탁(付託)하다 ⑩쌓이다 ⑪친하게 하다, 친하게 지내다 ⑫인연(因緣) ⑬연고(緣故), 연줄, 인연(因緣) ⑭유래(由來), 연유(緣由), 까닭 ⑮원인(原因)을 이루는 근본(根本) ⑯말미암아, 관련(關聯)하여 ⑰~의 이유(理由)로, ~에 의하여 ⑱~에서, ~부터,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인할 잉(仍), 인연 연(緣),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실과 과(果)이다. 용례로는 어떤 사물들 사이에 맺어지는 관계를 인연(因緣), 원인과 결과로 먼저 한 일의 갚음을 인과(因果), 옛 습관을 그대로 좇음 또는 그 습관을 인습(因襲), 사물을 성립시키는 요소를 인자(因子), 이전부터 전하여 몸에 젖은 풍습을 인습(因習), 머뭇거리고 선뜻 내키지 않음 또는 낡은 구습을 버리지 못함을 인순(因循), 어떠한 일의 원인을 사인(事因), 어떤 일의 근본이 되는 까닭을 원인(原因), 어떤 일이 일어나는 핵심적 원인을 요인(要因), 확실한 원인을 확인(確因), 어떤 사물을 발동하여 일으키는 원인을 동인(動因), 죽음의 원인을 사인(死因), 일이 일어나는 원인을 기인(起因), 근본이 되는 원인을 근인(根因), 선악의 과보를 일으키는 원인이 되는 행위를 업인(業因), 싸움에 지거나 일에 실패한 원인을 패인(敗因), 사물이 이루어지는 원인을 성인(成因), 어떤 사태를 이끌어 낸 원인을 도인(導因), 시집가고 장가듦을 혼인(昏因), 사물이나 현상이 생기는 원인을 생인(生因), 어떤 일의 근본 까닭이나 근본이 되는 원인을 소인(素因), 어떤 작용을 일으키는 직접적인 원인을 유인(誘因), 원인과 결과는 서로 물고 물린다는 뜻으로 과거 또는 전생의 선악의 인연에 따라서 뒷날 길흉화복의 갚음을 받게 됨을 이르는 말을 인과응보(因果應報), 원인과 결과가 서로 호응하여 그대로 갚는다는 말을 인과보응(因果報應), 구습을 고치지 않고 목전의 편안함만을 취함 또는 일을 행함에 있어 결단력 없이 우물쭈물 함을 인순고식(因循姑息), 남에게 의뢰하여 남의 힘으로 일을 이룸을 이르는 말을 인인성사(因人成事), 시기를 잘 이용하면 재화도 복리가 된다는 말을 인화위복(因禍爲福), 목이 멘다고 그 음식을 먹지 않는다는 뜻으로 사소한 장애를 두려워한 나머지 중대사를 폐함을 이르는 말을 인열폐식(因噎廢食), 언뜻 보이다가 바로 없어져 보이지 아니함을 이르는 말을 인홀불견(因忽不見), 실패한 것이 바뀌어 성공이 된다는 말을 인패위성(因敗爲成), 안락은 고통의 원인이라는 말을 낙시고인(樂是苦因), 사람의 열로써 밥을 짓지 않는다는 뜻으로 남에게 은혜를 입는 것을 떳떳이 여기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불인인열(不因人熱), 부부의 의가 좋은 것은 중매에 의함이 아니라는 말을 친불인매(親不因媒), 착한 원인에 착한 결과라는 뜻으로 선업을 닦으면 그로 말미암아 반드시 좋은 업과를 받음을 이르는 말을 선인선과(善因善果), 악한 원인에서 악한 결과가 생긴다는 뜻으로 악한 일을 하면 반드시 앙갚음이 되돌아온다는 말을 악인악과(惡因惡果) 등에 쓰인다.
▶️ 困(괴로울 곤)은 ❶회의문자로 睏(곤)의 간자(簡字)이다. 困(곤)은 나무를 다발로 묶다, 붙들다, 괴로움을 겪다의 뜻이다. 일설에는 木(목; 나무)이 口(구; 우리) 안에 갇혀서 자라지 못하고 난처하게 된 모양으로 생각되어 왔다. 곤괘(困卦). ❷회의문자로 困자는 '괴롭다'나 '지치다', '곤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困자는 囗(에운담 위)자와 木(나무 목)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이것은 정원에 나무를 심어놓은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정원에 심어놓은 나무는 집안과 대문 사이의 경계선 역할을 했다. 그래서 困자는 본래 '문지방'이나 '문턱'이라는 뜻으로 쓰였었다. 하지만 후에 본래의 의미는 사라지고 '지치다'나 '괴롭다'라는 뜻으로 가차(假借)되었다. 困자의 뜻이 바뀌면서 여기에 木자를 더한 梱(문지방 곤)자가 '문턱'이라는 뜻을 대신하고 있다. 그래서 困(곤)은 ①곤(困)하다(기운 없이 나른하다) ②졸리다 ③지치다 ④괴로움을 겪다, 시달리다 ⑤위태롭다, 위험하다 ⑥막다르다, 난처하다 ⑦괴롭다 ⑧통하지 아니하다 ⑨가난하다, 살기 어렵다 ⑩부족하다, 모자라다 ⑪흐트러지다, 어지러워지다 ⑫겪기 어려운 일, 난처(難處)한 일 ⑬괴로움 ⑭메마른 땅, 척박한 땅 ⑮괘(卦)의 이름,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쓸 고(苦), 다할 추(湫), 다할 극(極), 다할 진(殄), 다할 진(盡), 다할 궁(窮), 다할 갈(竭), 피곤할 피(疲), 고단할 비(憊), 가난할 빈(貧)이다. 용례로는 경제적으로 몹시 어렵고 궁핍함을 곤란(困難), 어렵고 딱한 형편이나 처지를 곤경(困境), 가난하여 살림이 구차함을 곤궁(困窮), 괴롭고 수고로운 일 또는 그런 일을 겪음을 곤각(困却), 처지나 형편 따위가 고생스럽고 딱함을 곤고(困苦), 곤란한 일을 당하여 어찌할 바를 모름을 곤혹(困惑), 고달파서 노곤하고 힘이 없음을 곤핍(困乏), 괴로움과 모욕을 당함을 곤욕(困辱), 고달파서 힘이 없음을 곤비(困憊), 사람이 너무 오래 타서 지친 말을 곤마(困馬), 피곤한 기색이나 느낌을 곤기(困氣), 고단하여 잠이 깊이 듦을 곤침(困寢), 곤궁하여 재물이 다 없어짐을 곤갈(困竭), 고단하여 드러누움 또는 깊이 든 잠을 곤와(困臥), 가난하고 궁색하여 살기 어려움을 빈곤(貧困), 몸이나 마음이 지치어 고달픔을 피곤(疲困), 딱하고 곤란함을 궁곤(窮困), 곤란을 당함을 견곤(見困), 고생스럽고 곤란함을 고곤(苦困), 느른하고 고달픔을 노곤(勞困), 봄날에 느끼는 느른한 기운을 춘곤(春困), 음식을 먹은 뒤에 몸이 나른하고 정신이 피곤하며 자꾸 졸음이 오는 증세를 식곤(食困), 빙 둘러 에워 싸서 곤욕을 줌을 위곤(圍困), 위급한 경우에는 짐승일지라도 적을 향해 싸우려 덤빈다는 뜻으로 궁지에 빠지면 약한 자가 도리어 강한 자를 해칠 수 있다를 이르는 말을 곤수유투(困獸猶鬪), 지식 등을 고생하며 공부한 끝에 얻는다를 이르는 말을 곤이지지(困而知之), 궁하면 통한다를 이르는 말을 곤궁이통(困窮而通), 정신을 차릴 수 없이 지쳐서 힘이 다 빠진 상태를 이르는 말을 혼곤단진(昏困斷盡), 이빨이 돋아 날 때에 그 부분의 잇몸에 염증을 일으키는 일을 이르는 말을 생치곤란(生齒困難), 잡힌 짐승도 괴로우면 수레를 뒤엎는다는 뜻으로 약자도 살기 위하여 기를 쓰면 큰 힘을 낼 수 있음을 이르는 말을 금곤복거(禽困覆車), 자기자신을 과소 평가하는 망상으로 자기가 가난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이르는 말을 빈곤망상(貧困妄想) 등에 쓰인다.
▶️ 成(이룰 성)은 ❶형성문자이나 회의문자로 보는 견해도 있다. 뜻을 나타내는 창과(戈; 창, 무기)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丁(정,성)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음(音)을 나타내는 丁(정,성)은 나중에 변한 모양이며, 十(십; 모이다), 午(오; 다지다), 甲(갑; 덮다)이라 썼다. 戊(무)는 무기, 도구의 뜻을 나타낸다. 따라서 도구를 써서 사물을 만들다, 완성되다, 이루어지다의 뜻으로 되었다. ❷회의문자로 成자는 ‘이루다’나 ‘갖추어지다’, ‘완성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成자는 戊(창 모)자와 丁(못 정)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戊자는 반달 모양의 날이 달린 창을 그린 것으로 ‘창’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 이렇게 창을 그린 戊자에 丁자가 더해진 成자는 본래는 ‘평정하다’라는 뜻으로 만들어졌었다. 여기서 말하는 ‘평정하다’라는 것은 적을 굴복시킨다는 의미이다. 成자는 후에 적을 굴복시켜 일을 마무리 지었다는 의미가 확대되면서 지금은 ‘이루다’나 ‘완성되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成자에 쓰인 丁자는 유래가 명확하지는 않지만 ‘정→성’으로의 발음역할일 수도 있고 아니면 어떠한 일을 마무리하는 것을 못을 박는 행위로 표현한 것일 수도 있다. 그래서 成(성)은 (1)황금(黃金)의 순도(純度)를 나타내는 말. 십성(十成)이 순금(純金)임 (2)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이루다 ②이루어지다 ③갖추어지다, 정리되다, 구비되다 ④살찌다, 비대해지다 ⑤우거지다, 무성해지다 ⑥익다, 성숙하다 ⑦일어나다, 흥기하다(세력이 왕성해지다) ⑧다스리다, 평정하다 ⑨나아가다, 진보하다 ⑩가지런하다 ⑪고르게 하다, 균평(均平)하게 하다 ⑫끝나다 ⑬정하여지다 ⑭기대하다 ⑮완성하다 ⑯어른이 되다, 성인(成人)이 되다 ⑰크다 ⑱층계지다 ⑲화해하다 ⑳정성(精誠) ㉑재판(裁判), 심판(審判) ㉒권형(權衡), 균형(均衡) ㉓총계(總計), 셈한 계산(計算) ㉔북두칠성(北斗七星)이 술의 방위(方位)를 가리키는 날 ㉕길제(吉祭: 죽은 지 27개월 만에 지내는 제사) ㉖사방 10리의 땅 ㉗층 ㉘참으로 ㉙큰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통할 통(通), 통달할 달(達)이 있고,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망할 망(亡), 패할 패(敗), 질 부(負)가 있다. 용례로는 사업이나 일을 한 결과로 얻은 실적 또는 학생들의 학업과 시험의 결과로 얻은 실적을 성적(成績), 초목의 열매가 충분히 여묾 또는 어떤 현상이 충분히 발전하여 무르익은 시기에 달함을 성숙(成熟), 뜻한 것이 이루어짐 또는 사회적 지위를 얻음을 성공(成功), 생물이 자라서 점점 커짐 또는 사물의 규모가 커짐을 성장(成長), 일의 이루어진 결과를 성과(成果), 목적대로 일을 이룸을 성취(成就), 화합물을 조성하는 각 원소 또는 하나의 문장을 구성하는 요소를 성분(成分), 성년이 됨 또는 성년이 된 사람을 성인(成人), 일을 이룸이나 일이 이루어짐을 성사(成事), 성공과 실패를 일컫는 말을 성패(成敗), 사물이 이루어짐을 성립(成立), 자랄 대로 다 자란 나이를 성년(成年), 외과적 수단으로 형체를 고치거나 만드는 것을 성형(成形), 다 자라서 생식 능력이 있는 곤충을 성충(成蟲), 다 발육하여서 생식 능력이 있는 성숙한 동물 또는 그 동물의 몸뚱이를 성체(成體), 말을 이룸이나 이루어진 말 또는 고인들이 만든 말을 성어(成語), 어떤 내용이나 계획이나 방침 등에 관한 초안이나 방안을 작성함을 성안(成案), 어떤 단체를 이루는 사람 또는 회의를 성립시키는 데 필요한 어원을 성원(成員), 샛길이 생긴다는 뜻으로 덕이 높은 사람은 자기 선전을 하지 않아도 자연히 흠모하는 이들이 모임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성혜(成蹊), 여러 부분이나 요소들을 모아서 일정한 전체를 짜 이룸을 구성(構成), 옳다고 동의함을 찬성(贊成), 단지나 삼림이나 택지나 녹지 따위를 인공적 인위적으로 이루어 만드는 것 또는 분위기나 상황 따위를 생겨나게 만드는 것을 조성(造成), 엮어서 만드는 일 또는 조직하고 형성하는 일을 편성(編成), 뜻한 바 목적한 바를 이룸을 달성(達成), 어떠한 꼴을 이룸 또는 어떠한 꼴로 이루어짐을 형성(形成), 가르쳐서 유능한 사람을 길러 냄 또는 실력이나 역량 따위를 길러서 발전시킴을 양성(養成), 사람을 가르쳐서 기르는 것 또는 동물이나 식물을 길러 자라게 하는 것을 육성(育成), 어떤 사물을 완전히 이룸을 완성(完成), 두 가지 이상이 합하여 한 가지 상태를 이룸을 합성(合成), 단체를 조직하여 이룸을 결성(結成), 충분하게 이루어짐을 숙성(熟成), 나이는 어리지만 정신적이나 육체적 발육이 빨라 어른스러움을 숙성(夙成), 도와서 이루게 함 또는 힘이 되어 성공 시킴을 조성(助成), 사물이 생겨남이나 자라남 또는 사물이 일정한 상태에서 다른 것으로 변화함을 생성(生成), 크게 이룸이나 이루어짐 또는 큰 인물이 됨을 대성(大成), 사물이 이미 이루어짐 또는 어느 부문에서 이미 이름이 남을 기성(旣成), 다 이루지 못함 또는 아직 혼인한 어른이 되지 못함을 미성(未成), 늦게야 이루어짐을 만성(晩成), 빨리 이루어지거나 이룸을 속성(速成), 섞여서 이루어짐 또는 섞어서 만듦을 혼성(混成), 성공한 사람은 물러날 때를 알아야 한다는 것을 이르는 말을 성공자퇴(成功者退), 성공과 실패가 판가름 나는 순간을 일컫는 말을 성패지기(成敗之機), 다른 사람의 훌륭하고 아름다운 점을 도와주어 더욱 빛나게 해 줌을 일컫는 말을 성인지미(成人之美), 여러 사람이 모여 패를 지어 무리를 이룸 또는 그 무리를 일컫는 말을 성군작당(成群作黨), 성공의 열매는 부지런함 속에 있다는 뜻을 일컫는 말을 성실재근(成實在勤), 일이 되고 안 됨은 오로지 천운에 달렸다는 말을 성사재천(成事在天), 옛날 있었던 일에서 만들어진 어구를 일컫는 말을 고사성어(故事成語), 아직 성년이 되지 못한 사람을 일컫는 말을 미성년자(未成年者), 발전의 규모나 속도가 높은 수준으로 성장함을 일컫는 말을 고도성장(高度成長), 대문 앞이 저자를 이룬다는 뜻으로 세도가나 부잣집 문 앞이 방문객으로 저자를 이루다시피 함을 이르는 말을 문전성시(門前成市), 자신의 몸을 죽여 인을 이룬다는 뜻으로 자기의 몸을 희생하여 옳은 도리를 행한다는 말을 살신성인(殺身成仁), 큰 그릇은 늦게 이루어진다는 뜻으로 크게 될 인물은 오랜 공적을 쌓아 늦게 이루어짐 또는 만년이 되어 성공하는 일을 이룬다는 말을 대기만성(大器晩成), 세 사람이면 없던 호랑이도 만든다는 뜻으로 거짓말이라도 여러 사람이 말하면 남이 참말로 믿기 쉽다는 말을 삼인성호(三人成虎), 물려받은 재산 없이 스스로의 힘으로 일가를 이룸으로 스스로의 힘으로 사업을 이룩하거나 큰 일을 이룸을 이르는 말을 자수성가(自手成家), 농담이나 실없이 한일이 나중에 진실로 한 것처럼 됨을 일컫는 말을 가롱성진(假弄成眞), 말이 하나의 일관된 논의로 되지 못함으로 말이 이치에 맞지 않음을 뜻하는 말을 어불성설(語不成說), 흙이 쌓여 산을 이룬다는 뜻으로 작은 것이 쌓여 큰 것이 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토적성산(土積成山), 여러 사람의 마음이 성을 이룬다는 뜻으로 뭇사람의 뜻이 일치하면 성과 같이 굳어짐을 이르는 말을 중심성성(衆心成城), 새의 깃이 덜 자라서 아직 날지 못한다는 뜻으로 사람이 성숙되지 못하고 아직 어림을 이르는 말을 모우미성(毛羽未成), 공을 이루었으면 몸은 후퇴한다는 뜻으로 성공을 이루고 그 공을 자랑하지 않음을 일컫는 말을 공성신퇴(功成身退) 등에 쓰인다.
▶️ 智(슬기 지/지혜 지)는 ❶형성문자로 세상을 두루 밝게 안다는 뜻을 나타내는 날 일(日; 해)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에 신(神)의 말씀의 뜻을 나타내기 위한 知(지)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지식(知識)이 있다의 뜻으로 知(지)와 통한다. ❷회의문자로 智자는 '슬기'나 '지혜', '재능'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智자는 日(해 일)자가 부수로 지정되어 있지만, 사실은 曰(말씀 왈)자가 쓰인 것이다. 그래서 智자는 曰자와 知(알 지)자가 결합한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 智자는 '화살(矢)이 순식간에 구멍(口)을 통과하듯이 말(曰)을 잘한다'라는 뜻으로 만들어졌다. 말을 잘하려면 지식이나 지혜가 있어야 할 것이다. 그래서 智자는 '아는 것이 많아 말함에 거침이 없다'라는 의미에서 '지혜'를 뜻하게 되었다. 참고로 소전에서는 智자가 知자를 파생시키게 되었는데, 知자는 배워서 알게 됐다는 의미에서 '알다'로 智자는 지식이 아닌 사람이 타고난 '지혜'를 뜻하게 되었다. 즉 선천적인 '지혜'와 후천적인 '지식'을 구분한 것이다. 그래서 智(지)는 (1)사물의 도리(道理), 시비(是非), 선악(善惡)을 분별(分別) 판단하고 처리하는 마음의 작용. 지혜(智는 知로도 쓰임) (2)시비(是非), 정사(正邪)를 분별(分別), 단정(斷定)하여 번뇌(煩惱)를 뿌리째 없애는 정신(精神) 작용 (3)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슬기, 지혜 ②재능(才能) ③꾀, 기지(奇智), 모략(謀略) ④지혜로운 사람, 총명한 사람 ⑤슬기롭다 ⑥지혜롭다, 총명하다 ⑦알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슬기로울 혜(慧),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어리석을 우(愚)이다. 용례로는 삶의 경험이 풍부하거나 세상 이치나 도리를 잘 알아 일을 바르고 옳게 처리하는, 마음이나 두뇌의 능력을 지혜(智慧), 새로운 사물 현상에 부딪쳐 그 의미를 이해하고, 스스로가 가지고 있는 지식을 사용하여 해결하는 능력이나 지력을 지능(智能), 안다는 의식의 작용을 지식(智識), 지혜의 힘을 지력(智力), 슬기로운 계략을 지략(智略), 슬기가 있는 사람을 지자(智者), 지혜가 많은 장수를 지장(智將), 슬기로움과 어리석음을 지우(智愚), 지혜가 많은 사람을 지낭(智囊), 슬기로운 사람도 많은 생각 중에서 간혹 실수가 있음을 이르는 말을 지자일실(智者一失), 사리에 밝은 사람은 사리에 통달하여 정체함이 없는 것이 마치 물이 자유로이 흐르는 것과 같으므로 물을 좋아함을 이르는 말을 지자요수(智者樂水), 지혜는 작은 데 꾀함은 크다는 말을 지소모대(智小謀大), 지략이 보통 사람보다 매우 뛰어나다는 말을 지과만인(智過萬人), 슬기는 모르는 것이 없고 행실은 방정하다는 말을 지원행방(智圓行方), 지혜와 용기를 함께 갖춤을 일컫는 말을 지용겸비(智勇兼備), 지혜가 소중한 것은 화를 면하는 데에 있다는 말을 지귀면화(智貴免禍), 늙은 말의 지혜라는 뜻으로 연륜이 깊으면 나름의 장점과 특기가 있음 또는 저마다 한 가지 재주는 지녔다는 말을 노마지지(老馬之智), 큰 지혜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공명정대하여 잔재주를 부리지 않으므로 언뜻 보기에는 어리석게 보인다는 말을 대지여우(大智如愚), 큰 지혜는 어리석은 것처럼 보인다라는 뜻으로 현인은 재능을 뽐내지 않아 어리석어 보일 뿐이라는 말을 대지약우(大智若愚), 듣지 못한 것이 없고 보지 못한 것이 없으며 통하지 않은 것이 없고 알지 못하는 것이 없다는 뜻으로 성인의 네 가지 덕을 이르는 말을 총명예지(聰明睿智), 까치의 지혜라는 뜻으로 하찮은 지혜를 비유해 이르는 말을 조작지지(鳥鵲之智)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