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손이 가지 않고
산이나 들에서 저절로 나서 자란
야생화는 바람에 흔들리며 꽃이 핀다.
흔들리며 피지 않는 꽃은 들꽃이 아니다.
내려갈 때 보았네.
올라갈 때 보지 못한 그 꽃을!
......다음은 옮긴 글입니다.......
들꽃!
이름 모를 들꽃도
잘 알려진 꽃도 꽃이라서 아름답다.
너는 너대로 아름답다.
작은 꽃이지만 예쁘지 않은 꽃은 없다.
유명한 꽃처럼 뽐내지 않아도
너는 오늘도 예쁘다.
들꽃!
밝음 가운데 환히 웃을 줄도 알고
어둠 속에 숨죽여 울 줄도 안다.
보드라운 햇살의 애무에 마냥 행복할 줄도 알고
찬이슬 묵묵히 온몸으로 받을 줄도 안다.
아무것도 모르고 힘도 없는 것 같으면서도
세상살이 희로애락 말없이 견디고 품을 줄도 안다.
햇살 밝은 날에만 웃고
흐린 날엔 얼굴 찡그리면 꽃이 아니다.
참 들꽃이 아니다.
삶의 기쁨만 알고 외로움과 슬픔을 모르면 꽃이 아니다.
살아 있는 들꽃이 아니다.
비바람 찬이슬 맞아 온몸 멍들고 추우면서도
끝내 웃음을 잃지 않아야 생명의 향기 나는 들꽃이다.
소망!
들꽃은 참 묘한 데가 있다.
볼품없는 꽃 같으면서도 더없이 예쁘다.
세상 사람들의 눈에 잘 띄지 않아도 슬퍼하지 않고
제자리제 모습을 딱 지키고 있다.
티내지 않고 피어나고 더 조용히 지면서
세상에 없는 듯이 있다가 가는 꽃.
저만치 손짓하는 죽음의 종착역에 닿기까지
지상에서 나도 한 송이 들꽃만 같기를!
들꽃의 인생철학
너른 들판에서 작디작은 내 존재이지만
비바람 맞으며 사는 자유의 생이라서 행복하다.
아늑한 온실 속에서 살았더라면 영영 몰랐을
삶의 온갖 희로애락을 누리며 살 수 있으니까.
남이 날 알아주든 말든 상관하지 않음은
나는 그냥 나로서 누구와도 비교 불가한 존재라는 것.
목숨 붙어 있는 동안 매 순간 기쁘게 살다가
아무런 미련이나 후회 없이 가벼이 스러지면 그뿐.
골치 아픈 생각이나 욕심 따위는 멀리하고
하루하루 단순소박하게 살겠다.
서두름!
철 따라 피고 지는 꽃들을 보라
서두르는 기색이라곤 눈곱만치도 없다.
하늘에 두둥실 떠가는 구름을 보라
서 두름 없이도 제 갈 길 다 흘러서 간다.
조바심하고 안달하면서 서두르지 말자.
꽃같이 구름같이 여유로운 마음으로 살자.
느긋한 마음 하나만 언제든지 지켜갈 수 있다면
나의 삶과 나의 사랑은
두 배쯤은 더 좋아질 수 있으리.
자존심을 굳게 세우자!
길가의 작은 들꽃 한 송이를 보라.
사람들의 눈에 겨우 띌까 말까 하면서도
기죽음이나 움츠림이 전혀 없다.
넓디넓은 세상에 꽃들 무수히 많이 있어도
나와 똑같은 모양과 빛깔의 꽃은 단 하나도 없다며
당당히 제자리 지키고서 있는 들꽃 한 송이.
한 사람!
자기가 피고 지는 모습을 보며
함께 기뻐하고 슬퍼하는
맑고 깊은 영혼의 길손이 하나만 있어도
들꽃은 행복하다.
너른 세상의 수많은 사람들 중에
작은 들꽃 하나와 같은 나의 목숨꽃이 지는 날에
진심으로 울어줄 사람이 있을까.
많은 사람이 아니라 다섯이나 열 사람이 아니라
들꽃 같은 영혼의 단 한 사람만 곁에 있어도
나는 행복하리. <쇳송.0000 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