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가 내렸다.
모처럼 만에 온 하늘의 선물에 지상의 모든 생명체는 생명의 에너지를 흠뻑 받았다고 하는 게 시의적절한 표현이리라!
4월이 왔고 이제는 중순경으로 접어들려고 하는 찰라에 있는 이 시기에 봄비라는 고마운 존재가 하늘의 특혜인 양 지상으로 내려와 땅에서 생명을 꽃 피우려는 모든 것들에 무진장한 생명의 기를 팍팍 불어 준 것이라고 하겠다.
이 비로 인해 땅은 한층 더 부더러운 표면을 지니게 됨으로서 땅 밟는 촉각을 알아차리게 한다. 이 비가 오기 전엔 땅이 너무 메말라서 밟는 걸음걸이마다 먼지가 풀썩할 정도로 일어나곤 했었다.
당분간 이런 현상은 없을 것이다.
봄비가 지표면의 색채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하루가 다르게 푸르름의 강도가 다르게 시야에 들어올 것이다. 그리고 땅에 붙어 있는 여러 풀들도 하루가 다르게 그 색깔의 농도가 짙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리고 보니 우리 모두가 애타게 기다린 봄비가 내리고 보니 진정 봄이 한층 더 가까이 우리 곁에 와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이도 가까이서 내려다 보면 아무런 움직임이라고는 없는 땅이지만 자세히 보면 거기에서도 생명의 기운이 알차게 느끼어진다는 것이다.
뜨락엔 지금도 셀 수 없을 정도로 풀들이 자라나 있다.거기에는 이름도 알 수 없는 풀들이 제철이라고 저도 살아 있어요!하고 외치는 듯이 살아 있음을 뽐내는 듯이 의연하게 존재하고 있다.
누가 보고 안 보고 간에 봄이니까 저마다 생명의 새싹들을 피우고 있는 이 시기에 좀 더 접근해서 땅에 있는 풀들을 바라다 보면 생명에의 외경을 느낄 수밖에!
추운 겨울철을 무사히 이겨내고서 봄이니 이제는 제생명의 꽃을 피우기 적당하고 여겨 땅표면을 억세게 뚫고 나와서는 존재의 특허품격인 꽃을 개화하고 있다.
봄이니 땅도 덩달아 생명의 온실이 되어 마꾸 생명에의 환희를 연주하는 대공연장과도 같은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이러니 조금만 관심만 관심 갖게 되면 언제라도 삶의 일상적인 무게를 잠시나마 내려 놓고서 이런 잔치에 참여하게 될 수 있다.
아무런 생각없이 그 생명의 진수인 꽃을 보아라! 그 순간 무신 인간사의 걱정이라는 게 생각이 나니? 아마도 아무런 것도 나지 않는다. 그저 보는 순간,바로 이게 봄이고 자연의 신비이구나!하는 원초적인 생명에의 외경감만이 나를 전체적으로 휘감고 있다는 느낌밖에는 없다.
무심코 걸음걸이로 땅을 밟고 있어도 우린 알지 못한다. 땅의 위대함을! 우린 그저 그런 식으로만 땅에 대해 알고 있을 뿐이다. 맨날 대하는 땅이니 무신 다른 상념이라는 게 몸에서 일어날까?
허나,이제는 다르다.그것은 따스한 봄날이니 얘기가 다를 수밖에!
이런 봄일수록 우린 일상을 통해 땅 표면을 잘 관찰해야 한다. 엄동설한의 땅하고는 지금 땅하곤 그 차이란 게 그야말로 말로 표현이 불가하다.
봄이니 자연인 땅엔 알 수 없는 지기란 충만한 에너지가 넘친다고 한다.이러니까 봄은 무수한 생명의 근원지라 하지 않는가? 이러니 봄 하늘도 대해야 하지만 이에 못지 않게 땅이라는 지표면에도 관심과 사랑이라는 배려가 꼭 요구된다고 하겠네!
하늘을 우러러 부끄럼없이 살기를 바랜 시인의 노래처럼 이 철에는 땅을 내려다 보면서 여러 봄꽃들의 왕성한 생명력을 보는 것도 다 삶을 원숙하게 꾸려 나가는 원동력에 해당됨을 인지하고서 땅을 쳐다 보고는 사랑하는 마음을 대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