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리키아의 왕비는 키루스더러 그의 군대를 자기에게 보여 달라고 부탁했다. 그러잖아도 그는 보여 주고 싶었던 터라, 들판에서 그리스인들과 야만인(그리스 이외의 민족들, 여기서는 주로 페르시아인)들을 사열했다.
그는 그리스인들에게 그들의 전투 규칙에 따라 대열을 지어 서되, 장군들이 저마다 자기 부하들을 정렬하도록 명령했다. 그러자 그들이 4열 횡대로 늘어서니, 메논과 그의 부대들은 우익을, 클레아르코스와 그의 부대들은 좌익을, 그리고 다른 장군들은 중군을 이루었다.
키루스가 먼저 야만인들을 사열하니, 이들은 기마병과 보병들이 부대를 이루고 지나갔다.
이어서 키루스는 그리스인들을 사열했는데, 이 때 그는 전차를 탔고 킬리키아의 왕비는 마차를 타고 그들의 앞을 지나갔다.
그리스인들은 모두 청동 투구를 쓰고 자줏빛 상의를 입고 정강이받이를 대고는 방패를 들고 있었다.
키루스는 전차를 타고 그들 모두를 지나자 대열의 중앙 앞에다 전차를 세우고 통역관인 피그레스를 그리스인들의 장군들에게 보내 부대들이 무기들을 앞에 들고 한 덩어리가 되어 전진하게 하라고 명령했다. 그리스 장군들은 이 명령을 군사들에게 전달했다.
나팔 소리가 들리자 그리스인들은 무기를 앞에 들고 전진했다. 그들은 점점 더 빨리 걷더니 마지막에는 함성을 지르며 자진하여 막사들이 있는 쪽으로 뛰었다.
야만인들과 그 밖의 다른 자들은 깜짝 놀랐고, 킬리키아의 왕비는 자신의 마차를 타고 달아났으며, 시장의 상인들(그리스 인들을 따라다니며 그들에게 필요한 물건을 팔던 종군 상인들)은 물건들을 내버려 두고 도망쳤다. 그러나 그리스인들은 껄껄 웃으며 자신들의 막사로 돌아갔다.
킬리키아의 왕비는 그리스군의 찬란함과 질서정연함을 보고 놀랐으나, 키루스는 야만인들이 그리스인들에게 겁을 먹는 모습을 보고는 마음이 흐뭇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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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시아인들은 그리스인들과의 전쟁에서 밀집 방진에 막혀 끝내 패배했죠. 여기서도 페르시아인들은 그리스인들의 보병 방진을 보고 두려워했던 것 같습니다.